by 11
이상으로 판결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아니에요, 뭘요. 제가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재판이 끝난 동시에 잔뜩 울음에 젖은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일그러진 얼굴로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반복하는 남자와, 반듯하게 웃으며 손사래를 치는 변호사라 불린 남자. 긴 머리를 하나로 올려 묶은 남자에게서 신뢰의 웃음이 새어나온다.
“그러니까, 네 말은, 화산이 지금, 없다는 거지?” 화를 삭히기 위해 뚝뚝 끊어 말하는 음성이 들린다. 화산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설아. 화산. 화산이 어떤 곳이길래. 유이설은 죽어가는 아버지의 말을 눈 앞의 남자에게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말했다. 화산은, 망했어. 근데. 다시 살릴 수 있어. 보편적 일상 1 유이설의 생애 첫 기억은
다시. 팔을 더 들라고. 다시. 다시. 다시. 다시… “…요즘 힘들어? 오늘 왜 이렇게 집중을 못하지?” “……” “내일 걔네 이겨야 되는 거 아냐? 이대로면 가까이 다가가기는 커녕 그 전에 나가 떨어지겠는데?” “모르겠어.” 엉? 청명의 짜증 섞인 말을 묵묵히 듣고만 있던 유이설이 입을 뗐다. 모르겠다고. 어떤 느낌으로 해야하는지. 짜증에는 짜증으
남편(부) : 청명 아내(처) : 유이설 . . . 제출인 청명 서른이면, 이제 곧 좋은 소식 있으려나? 이제 삼십인데 나도 결혼해야지. 너는 뭐 없어? 남자친구도 없는 것 같은데. 소개팅 안 받을래? 서른이라는 나이는 유이설의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나이였다. 그저 살아가다보니 서른의 나이에 봉착했을 뿐인데. 이십 대 때와 그다지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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