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맞춤형 배달 서비스
거꾸로 가는 시계 ― 고장 난 것이 아닙니다 시계는 거꾸로 간다 누가 보채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 뒤돌아 가는 것을 당신은 상상해 본 적 있을까 하염없이 돌아가는 나침반을 들고도 주저앉지 않고 따가운 수풀을 헤치고 걸어가는 당신의 발 가시를 밟았는데도 멀쩡하다 왜 당신의 발에선 피가 나지 않는가 ― 당신은 누구지? 의심스러운 빨간 눈초리 따라 시곗바늘
누나만 모르는 이야기 ― 일편단심 수인의 시 검은콩에서는 달달한 향이 난다 밥을 먹으면 콩은커녕 고기나 한 점 집어먹던 때가 있었지 하지만 이제 본 콩은 이토록 매끄럽고 사랑스럽다 웃기지 나도 무언가를 그저 지나칠 때가 있었는데 젓가락을 휘젓는다 접시에 옹기종기 모인 콩들은 맥없이 밀리다가 마침내 한 알이 하나뿐인 일등 상품처럼 가볍게 묵직하게 인상적이게
우리의 낮은 너무도 붉고 밤은 새하얗다 그때 친구는 알록달록한 물감통을 가지고 나타났다 알록달록한 물감에서는 새콤달콤한 냄새가 나서 나는 그만 교문을 뛰쳐나가버리고 싶었다 주머니 속엔 쫄깃한 인연이 들어 있다 친구는 인연을 쪼개어 두 사람에게 인연을 나누어 주었다 인연을 쪼개면 인연이 되고 나는 늘어난 조각을 씹으며 밤이 익어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스피커
운명의 시 그대 운명의 이름을 아는가 기울어진 붉은 저울은 눈부시게 아리땁고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멈춰버린 혼들 정신을 차리어라, 그러나 차리어도 영원이란 이름 아래 하나, 하나, 하나…… 제자리서 마주하는 나는 그대의 기연機緣, 첫 번째 주인이요 나는 그대의 심연深淵, 두 번째 주인이요 나는 그대의 필연必然, 세 번째 주인이리라
장문 커미션
포스트 0개
단문 커미션
산문 커미션
운문 커미션
포스트 6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