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작곡가의 배경추리에 관한 개인적인 고찰

잡다한 무언가

소설작곡 by 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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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에서 완전히 추방되기 전, 프레데릭 클레이버그의 인생에는 전환점이 될 변주가 필요했습니다.”

프레데릭의 첫 추리미션. 홀로 태어난 것에 감사해라.

프레데릭이 키메라증을 앓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죠. 어쩌면 프레드릭이 앓고 있는 정신병은 죽은 자신의 쌍둥이가 계속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자신에게 융합된 그 쌍둥이가요.

두 번째 추리미션. 호모포니. 두 성부 이상으로 이루어진 다성음악에서 어떤 한 성부가 주선율을 담당하고, 나머지 성부는 주선율에 뒷받침 될 수 있는 화성적 반주 역할을 하는 음악적 짜임새.

첫 추리미션 이름은 파트였죠. 어쩌면 저 이름은 그 때 프레데릭의 융합된 쌍둥이와 프레데릭의 파트가 나뉘어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밑에 “닥쳐, 이 괴물아.” 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제 생각에는 이것은 자신의 융합된 쌍둥이가 외치는 말에 대한 반항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귓가에 들려오는 말은 자신이 태어났어야 했다고, 너 같은 게 아니라…… 이런 말이 아니었을까요. 자신이 쌍둥이였다는 것도 알고, 그 쌍둥이가 태어나지 못했다는 것도 알면 여러모로 프레데릭에게는 타격이 있었겠죠. 어찌 보면 생명 하나가 그대로 사그라든 거니까요.


다음 추리미션. 그러니까 세 번째 추리미션. 폴리포니입니다. 두 성부 이상으로 이뤄진 다성음악에서, 각각의 성부가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음악적 짜임새이다. 어느 정도 각자의 독립성을 지니면서 동시에 결합된 짜임새이기도 한 폴리포니.

그리고 밑에 나온 “우리는 다른 소리를 경청하는 것을 배워야 해요.” 라는 말.

이건 어쩌면…… 음악을 듣기 시작한 프레드릭이 아니었을까요.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에 시달리다 음악을 배우고 그런 것이 전부 사라진 프레드릭. 처음에는 주선율이 자신의 죽은 쌍둥이었다면, 여기서는 이제 둘이 나름의 독립을 해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그런 것을 의미하는 제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뭐, 물론 완전히 개소리일 수도 있지만요.

네 번째 추리미션. 소나타. “가장 좋아하는 선율이나 가장 잘하는 것을 찾으세요.”

모두 성인 클레이버그가 맡았다...... 클레이버그로만 구성된 음악회를 열 수 있다는 건 정말 미친 음악가 가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악기 하나하나를 다 맡을 수 있다는 거니까요. 어쨌든, 가장 잘하는 것을 찾아라…… 어쩌면 이 말은 프레데릭의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조언이 아니었을까요.


다섯 번째 추리미션. 변주곡. “잡음은 선율에 맞지 않는 음표를 말합니다.”

노골적이에요. 너무나 노골적이에요. 프레드릭 클레이버그가 잡음이라는, 클레이버그 가문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어쩌면 프레드릭이 가장 잘하고 재능 있는 것은 음악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말도 있잖아요? 사람들에게는 각자 초능력이 있다. 다만 그것이 너무나 사소하고 또 너무나 다른 범주에 있어 알 수 없는 것 뿐이지.


여섯 번째 추리미션. 미뉴에트. 왜 미뉴에트일까요. 

이건 상당히 어렵네요. 미뉴에트는 보통 두 개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번째-두 번째-다시 첫 번째. 이런 형식으로요. 중간의 곡은 조와 악기 편성에 변화를 줘서 앞과 뒤의 곡들과 대비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렵네요. 프레드릭의 처지를 나타내는 것일까요. 혼자만 튀어나온 그의 상황을.

그리고 여기서 프레드릭은 편도 기차표: 비엔나발 파리행, 일등석을 끊습니다. 가서 안 올 건가 보네요. 오스트리아에서 파리로 떠난 프레드릭. 왜 떠났을까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파리로 떠난 걸까요? 보통은 프랑스에서 오스트리아로 음악을 배우러 떠나지 않나요? 정말 알 수 없네요. 여기서 할 수 있는 추측은 일단 프레드릭이 자신은 프랑스인이라 했으니, 자신의 본고장으로 돌아갔다는 겁니다. 원래 오스트리아에서 음악을 배우다가요. 아니면 혹시 이 때가 프레드릭이 가문으로부터의 지원이 끊겼을 때가 아니었을까요? 원래 오스트리아에 있던 가문의 지원이 끊겨 강제로 프랑스로 이주하게 된 프레드릭. 가문에서는 아마 프랑스에 있는 저택과 사용인 몇 정도만 쥐어주고 그를 보냈겠죠. 그래서 그는 프랑스인이냐는 말을 들었을 때 그렇다고밖에 대답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가문에게 민폐니까요. 그리고 프랑스에서 꽤나 오랜 생활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랑스의 식습관과 문화가 몸에 깃들 정도로요.

아니면 가문이 끊어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편도행으로요.

어쨌든 일곱 번째 추리미션. 론도. 음악에서 같은 주제가 반복되는 동안 다른 요소들이 삽입되는 것.

“뮤즈는 열정적이지만 인색합니다.”

이것은 아마 에우테르페를 이야기하는 거겠죠. 클레이버그 가문 모두의 뮤즈였지만, 정작 프레드릭에게는 손을 내밀어 주지 않은 그런 뮤즈. 이 추리 미션의 결론 또한 참으로 비참합니다. 편지마다 악보 한 묶음을 첨부해 파리에서 비엔나. 그러니까 아마 그의 스승이 있거나 비평가가 있을 그 곳, 또는 프레드릭이 프랑스인이 아니라면 가문으로 부쳤을 그 악보 묶음과 편지. 첫 번째 봉투만 뜯어진 채 전부 버려졌습니다. 뮤즈와 가문, 또는 스승, 그것도 아니면 비평가에게서 버림받은 프레드릭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음은 여덟 번째 추리미션. 쉼표. “아프로디테는 변덕스럽지만 관대합니다.”

이것은 프레드릭의 신세를 나타내는 말이겠지요. 아름다움은 그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지만, 한 번 주어진다면 관대히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름다움을 이용해 어떻게든 신세를 연명하는 프레드릭.

쉼표의 결론을 보자면 프레드릭이 <재회의 순간>을 연주한다고 합니다. 모음곡이네요. 피아노겠죠.

마지막으로 처음으로 돌아가는 D.C. 다 카포. “오랜만이에요, 멍청이.”

이 말은 어쩌면 음악에게서 버려진 그가 다시 마주하게 된 쌍둥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다시 마주하게 된 쌍둥이가 하는 말이라던가. 음악에게서 버려지자 다시 들려오는 환청. 환각. 그리고 쌍둥이. 고통스럽겠네요. 아주.

결론 부분을 보자면 “모두가 알고 있는 이유로 인해 당신을 저택에 초대할 수는 없지만,” 이 부분…… 왜일까요. 그 이유가 뭘까요. 가문에게서 버려지기 직전인 것? 가문의 지원이 끊긴 것? 일단 마리와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건 모두가 알고 있는 이유가 아니니까요. 어쨌든 모두가 알고 있는 이유라고 한다면 가문 관련된 일밖에 없겠죠. 불쌍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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