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lueRein
"있잖아, 날 좋아해?" 입 밖으로 꺼낸 순간 후회했다. 정말이지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리발이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본다. 그 시선에 위축되어 서둘러 덧붙인다. "미안. 괜한 걸 물어봤어." "그걸 지금 묻는 거야? 이 타이밍에?" 지금 이 타이밍이란 건, 둘 다 옷을 벗고 같은 침대에 누워 어떠한 행
구름보다도 위, 숨조차 옅어지는 고공 속을 거대한 기계 새는 유유히 날아간다. 머리를 아주 조금 위로 기울여 부리를 세운 채로. 그 부리 위에 당당히 서 있는 것은 기계 새의 발톱만큼이나 작은, 우연찮게도 이 또한 새의 형상을 한 남자이다. 보름달을 스포트라이트 대신 등지고, 그는 마치 연극배우라도 된 것처럼 화려한 몸동작으로 한쪽 날개를 펼친다
"아." 링크의 목소리는 여전히 귀에 익숙치 않다. 퍼뜩 정신이 들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졸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몬스터라도 발견한 걸까 싶어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지만, 정작 링크는 미동도 없다. 모닥불의 불빛만이 전부인 어둠 속에서, 푸른색 눈동자를 조용히 빛내며 무언가를 응시할 뿐이다. 링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위로 하면,
"헤브라 산의 마물?" 무슨 바람이 불어 하이랄의 공주가 친히 리토 마을까지 날 찾아왔나 했는데, 막상 귀를 기울여보면 새삼스럽기 짝이 없는 얘기였다. "네. 최근 마물 무리에 습격을 당했다는 제보가 늘고 있어요. 근원지는 헤브라의 산기슭이라 생각됩니다만, 자세한 건 아직...." 공주가 침울한 목소리로 말꼬리를 흐린다. 헤브라는
별일이라고 생각했다. 타반타 지역의 유적 연구를 위해 리토 마을을 찾은 젤다 공주가, 느닷없이 "할 얘기가 있다"며 나를 불러세우다니. 아니, 딱히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신수에 관한 일이겠거니 했다. 최근 메도와의 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서, 공주를 붙잡고 자랑이라도 늘어놓고 싶은 건 오히려 내 쪽이다. 오늘은 웬일인지 그 호위 기사의 모습
리토의 영걸이 왕의 부름을 받고 하이랄 성에 온 지 벌써 수일이 지났다. 임명식이니 축하 연회니 떠들썩했던 것도 처음 며칠뿐. 계속되는 지루한 나날에 온몸이 근질거리고, 커다란 성조차 새장과 다름없이 느껴진다. 답답함을 참지 못한 리발은 결국 이른 아침 몰래 자신의 방을 빠져나왔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는 맑음. 바람은 적당히 불어와 그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