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망되
유료

[에르케일] Marry Me

에르하벤과 케일이 결혼하는 이야기

滅字存亡 by Ruī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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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밥값전에서 판매된 에르케일 게스트북, <Happy Ever After>에 수록되었던 원고입니다.

(원작 기반이 아닌 가상의 AU입니다. 에르하벤이 헤니투스 가의 수호룡으로 등장합니다.)

(유료분 초반에 어린 케일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소아성애적 요소는 절대, 전혀 없습니다!) 

공백 포함 11,757자



 하늘이 유난히 예쁜 날이었다. 점심을 먹고 주어진 짧은 휴식 시간 동안 케일은 창틀에 기대앉아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딱히 하늘 보는 취미가 있던 것은 아니었으나 바람도 선선하고 나른한 것이 실내에만 틀어박혀 있기에는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고 싶은 건 아니었기에 대충 일 층에 위치한 빈방으로 숨어들었다. 헤니투스 가의 창틀은 어린아이 하나 누워도 충분할 만큼 거대했고, 케일은 어려움 없이 창틀 위에서 늘어질 수 있었다.

 흘러가는 구름을 멍하니 보던 케일의 눈에 문득 비석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 집에서 10년이나 살았지만 저런 비석은 본 적이 없었다. 그제야 케일은 눈 앞에 펼쳐진 휑한 정원이 한 번도 와본 적 없던 뒤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꽃 하나 없이 낮은 묘목으로 이루어진 정원은 푸른 하늘과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무언가에 홀린 듯 밖을 향해 뛰어내린 케일은 천천히 비석으로 다가갔다. 마법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오로지 비석을 향해 걸어간 케일은 두 걸음 남짓 남겨두고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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