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협백호]해바라기

#대협백호_전력 : 유니폼

#대협백호_전력

2천자 남짓. 참여에 의의를....

+이 글이랑 잘 어울리는 노래가 있어 링크 첨부해 둡니당. 펜슬도 페이지에서 유툽 바로 재생되면 좋겠다. 링크주소는 파란색글자로,,,ㅋㅋ

>https://youtu.be/qPvo6BxRhME?si=ezFbHqUUUNbBmgXk

매미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갓 여름방학을 시작한 학교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해서 매미소리가 유독 시끄럽게 들렸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하기도 하지. 윤대협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체육관 문을 열었다.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적막한 체육관은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은 체육관 내부까지는 점령하지 못한 듯했다. 윤대협은 체육관 문을 닫고 들어섰다. 몇시간 후면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리고 체육관 꼭대기까지 헉헉거리는 뜨거운 심호흡이 들어찰 것이다.

그 전에 이 산뜻한 공기를 혼자 독점하는 기분이란. 최근 늦잠대마왕인 윤대협이 다른 누구보다 이르게 체육관에 도착하는 이유였다.

대협은 발을 천천히 옮겨 체육관의 정 중앙으로 나아간다. 윤대협의 키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 뚫려있는 창문에서 여름이 쏟아지고 있다. 그 눈부신 여름의 길 위에 제 발걸음으로 일어난 먼지가 춤을 춘다. 윤대협은 햇살이 닿지 않는 그늘에서 발을 멈춘 채 2층 창문에서부터 내려오는 열기와 제 발아래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온몸으로 느꼈다.

머리는 차갑게, 다리는 뜨겁게. 코트에 서면 가장 먼저 제게 되뇌이는 말이다. 그러나 이 시간, 이 공간을 혼자 독점하면 그와 정 반대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윤대협은 그 감각이 파도에 발을 내린 것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눈을 천천히 감으면 고요한 아침의 체육관은 금세 뜨거운 열기로 휩싸인 경기 한복판이 된다. 응원하는 목소리와 끼끽 소리를 내는 운동화의 마찰소리에 귀가 아플 지경이다. 헉헉거리는 숨소리, 미끌거리는 살갗이 주는 축축한 마찰은 불쾌감에 가까운 것들이지만 그리 싫지는 않았다. 아직 다 익지 않은 체육관의 공기가 솜털을 간지럽힌다.

[윤대협!!]

번쩍. 눈을 저절로 뜨게하는 목소리는 새빨간 색이었다.

윤대협은 고개를 돌려 코트 한쪽 끝을 쳐다보았다. 아침의 고요가 가득한 코트의 끝에서. 아직 채 준비되지도 않은 골대 아래에서 휘몰아치던 어린 치기를 떠올린다. 그것은 거칠고 순수하며, 서툴지만 눈부신 모습이었다. 제 머리 색과 꼭 같은 색의 유니폼을 걸치고, 스포츠맨 의식 따위는 알 바 아니란 듯이 거침없는 모습이 마치 불꽃과도 같았다고. 일렁이는 그 모습에 덩달아 타올랐던 그날의 승부욕을 떠올리며 윤대협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곤란한걸.......'

타학교의, 그것도 완전히 초짜인 녀석이 자꾸만 저를 웃게 하고 있었다. 서투르고 난잡하게 코트를 가르는 모습에서 보이는 올곧음에, 자꾸만 입을 대고 싶어지는 건 분명 저 뿐이 아닐 터였다.

윤대협은 손바닥을 펴 쏟아지는 햇살에 가져다댔다. 서늘한 편인 그늘과는 달리, 햇살이 직접 닿는 곳에 놓인 손은 빠르게 달아올랐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따끈함이 기분 좋아서, 윤대협은 강백호를 떠올렸다. 너는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일까, 바다 아래로 잠기는 노을일까. 그 타오르는 순수한 열정을 보면 가슴 속 어딘가가 근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네가 태양이 아니라면 안에서 싹트는 이 알 수 없는 설렘은 설명이 불가하다. 마른 나뭇 바닥을 밟고 뛰어올라 높은 하늘에 도달해 활짝 피어나는 강백호. 그 얼굴이 기억 속에 또렷하고 또 눈부셨다. 윤대협은 눈을 가늘게 뜨고 햇살 아래로 한 걸음 나아갔다.

윤대협의 전신이 여름을 받아낸다. 서늘한 아침 체육관 공기로 휩싸였던 몸이 천천히 데워졌다. 끼긱. 발을 가볍게 움직이자 기분좋은 마찰이 발끝부터 차오른다.

'그러고보니 운동화가 망가졌었지.'

지금 쯤이면 새 농구화를 장만했으려나. 어쩌면 그것마저 제 머리색을 닮은 붉은 색이면 어떨까. 북산의 빨간 유니폼과 함께라면 썩 어울릴 것 같은 걸. 그러나 분명 그렇게 말하면 발끈할 터였다. 윤대협은 새빨갛게 무장한 채 씩씩대는 녀석을 상상하곤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빨간 농구화가 아니라면 섭섭할 것 같은 걸."

싱겁게 혼잣말을 하며 윤대협은 햇살 아래에서 길게 기지개를 켰다. 길쭉한 팔다리에는 그늘 한 점 없이 뿌연 아침 햇살이 와 닿는다. 자자, 몸을 풀어볼까. 어디까지고 달려가는 태양을 놓치지 않으려면 가장 높이 피는 해바라기가 되어야 할 테였다.


평소랑 다른 느낌 도전... 좀 어색하네용

나중에 지울지도,,,,

+2023.12.13 펜슬 기념으로 재업... 좋은 것도 진짜 많지만 고쳐야할 부분도 꽤나 있네요. 버그수정중이긴 하겠지만~! QA팀에 합류하고 싶다,,,ㅋㅋㅋㅋㅋ 멋진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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