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우주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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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도하가 차이는 게 너무 보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 눈에 들려고 인사도 먼저 하고, 눈 마주치면 웃고, 급식 때 나오는 간식도 양보했는데 친해지기는 커녕 걔가 피해다니는 거임. 처음에는 그래도 고맙다고 하고 웃어줬는데…. 도서관에 자주 가는 거 알아서 책도 빌릴 겸 점심 시간 끝나기 전에 한번 찾아감. 서가 기웃거리는데 반대편 서가에서 쪼그려 앉아
1. 아침부터 목소리가 평소보다 걸걸한 게 이상하다 했더니 감기였음. 평소에 잘 안 아프다가 한 번 아플 때 종합병원 수준으로 한꺼번에 몰아서 아팠는데 그게 오늘인 거임. 감사현이랑 놀기로 했는데. 걔 약속 깨는 거 싫어하잖아. 얄밉도록 말을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밉보이긴 싫어서 지끈거리는 머리와 따끔한 목 부여잡고 외출 준비함. 약속 장소는 늘 그렇듯이
현관의 센서 등이 켜졌다. 어둑한 집안에 스포트라이트처럼 켜진 불빛이 종수를 비추었다. 벗은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방으로 향했다. 있어 봐, 밥 줄게. 송을 침대에 두고 인형을 안긴 후, 집 곳곳의 등을 환히 켜며 주방으로 가 분유를 준비했다. 아기의 먹을 걸 준비하는 데에는 익숙해지려면 아직 멀었는지 잘하는 듯싶다가도 물과 분유의 비율을 맞출 때는 다
현관 앞에 짐을 놓아두고 아기와 함께 화장실로 들어갔다. 종수는 욕조에 걸터앉아 아기를 허벅지 위에 올렸다. 바가지에 미지근한 물이 가득 차길 기다리면서 저의 손가락을 붙잡고 놔주지 않는 아기를 유심히 관찰했다. 손이 작고 살 많은 닭발 같다. 종수는 머리카락도 없고, 치아도 없는. 오로지 악력만 센 존재에 깊은 호기심을 느꼈다. 입을 열었다 닫을 때마다
잘 부탁해. 퍽 그럴싸해 보이는 감사 인사를 전해 받은 종수는 멍하니 손에 들린 작은 쪽지를 내려다봤다. 까치집이 된 뒷머리를 정리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와 그 아래 깔린 아침 새가 지저귀는 소리, 카톡 거리는 메시지 알림음, 옆집에서 걸었을 인터폰 벨 소리에 뺨을 얻어맞고 있었다. 비몽사몽 한 정신 상태에 눈을 비벼도 이성이 돌아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