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생각, 결심, 과정
금마리/산나비 진엔딩 스포일러
-스포일러 주의. 배드엔딩이 아닌 진엔딩까지 봐야 알 수 있는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점은 3챕터, 공장입니다.
-약간의 설정 날조 포함되어 있음....
-급하게 써갈긴 글이라 비문이나 오류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언젠가 퇴고하게 되면 고칠게요...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오며, 금마리는 생각했다. 늘 해오던 생각이었다. 지금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걸까? 내가 도망쳐도 되는 걸까? 염치없이… 내가 혼자 살아남아도 되는 걸까?
감독관이 무섭다는 건 진심이었다. 인간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연산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 이곳에 있는 모든 존재를 배척하기로 결심했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로서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데이터 메두사는 마고가 감독관을 위해 준비한 수많은 병기 중 하나에 불과하겠지. 마고는 이 순간마저도 철저하게 준비한 기업이었고, 그는 여전히 무력했다. 산나비의 일부를 손에 넣었을 뿐인. 이성은 도망치는 게 옳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봤자 얻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이다.
금마리는 그러나, 걸음을 멈췄다. 그들의 앞에 있는 것은 그들이 들어왔던 공장의 입구였다. 감독관은 지금 비정상 활동을 보이는 워커에 신경이 쏠려 있을 테니… 이대로 나오면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머핀이 그를 스쳐 지나가다가, 그가 따라오지 않자, 같이 멈춰 뒤를 돌아보았다. 드론은 이상하다는 뜻의 효과음을 흘려보냈다.
“머핀….”
그는 제 옛 친구의 이름을 부르듯이, 드론을 불렀다. 드론이 눈을 동그랗게 뜬 이모티콘을 화면에 띄우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는 그것을 끌어안았다. 드론은 적당히 안겨 있다가, 이제 돌아가자는 듯이 그의 팔을 툭툭 쳤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안위를 우선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무슨 상황이든 간에. 인공지능 머핀의 판단은 그러므로, 금마리를 마고시 밖으로 인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직도 무수한 고민이 머릿속에 떠오르다가 사라지고 있었다. 대부분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성과 욕망, 그리고 오랜 소원 사이의 줄다리기였다.
“머핀이 보고 싶어…. 그 애가 함께였다면, 나는 여기에서 더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머핀은 그 말에 잠잠해졌다. 인공지능은 이미 오래전에 떠나버린 생물을 대신할 수 없었다. 머핀이라 불리는 인공지능은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은 어떤 위로도, 웃음도 건네지 않았다. 그저 주인이 더는 슬퍼하지 않기만을 바라며, 그의 다음 행동을 기다릴 뿐.
“아빠가 보고 싶어, 머핀….”
꽤 고도화된 인공지능으로서도, 이 이름이 지칭하는 대상을 구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인공지능은 이번의 호칭이 자신을 부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머핀은 품에서 빠져나오려는 듯, 몸을 흔들었다. 그는 품을 살짝 열어 드론을 내보냈다. 드론이 어서 타라는 듯이, 비행 고도를 낮췄다. 그는 옅은 웃음을 흘렸다. 눈은 여전히 붉다. 눈물 자국과 피로의 흔적이 얽혀 엉망이었다. 하지만 눈동자의 빛은 꺼지지 않고 형형히 타오르고 있었다.
“돌아가야겠지. 그래,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10년을 어떻게 견뎠는데, 이렇게 끝내버릴 수는 없지.”
“안 그래, 머핀?”
금마리는 다시 드론에 올라탔다. 드론이 빠르게 날기 시작했다.
진짜 오랜만에....연성을 하네... 갓겜이엇다...
원래 이렇게 쓰려던 게 아니었는데... 늘 머릿속의 장면을 글자로 구체화하니 마음에 안 드는 것만 나오는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차후 수정될 수 있음!
(포타에 올렸던 거 재업합니다)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