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하나하나의 호흡이 길지만, 읽기 쉬운 글이에요.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 가벼운 단어들을 활용해 노래 같은 문장을 만들어냈네요.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굳이 말하지 않는’ 처참함을 잘 표현하시는 것 같아요. 누가 봐도 처참한 상황이지만 인물은 자신의 불행을 구태여 말하지 않아요. 행동이나 분위기로 보여줄 뿐이죠. 이레네아는 자신의 행성이 침략당해
<얌전한 천룡인이 먼저 단두대에 오른다>에는 주인공 ‘셰헤라자드 성’을 둘러싼 여러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모종의 이유로 인해 소년으로 환생한 셰헤라자드. 다양한 사정을 가지고 그 또는 그의 능력을 노리는 주변 인물들. 죄책감과 슬픔, 그리움과 착각. 이번에는 인간군상, 작품 내에서 강조되는 세세한 포인트, 작법 등을 중심으로 읽어보고자 한다. 사보는 작
모든 작품은 30분 내로 결판이 난다고 한다. 30분, 어쩌면 그보다 짧은 시간 이내에 흥미를 끌지 못하면 그다음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독자는 손을 놓고 만다는 뜻이다. 30분 내로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많은 작품이 다양한 시도를 한다. 일단 사람을 죽이거나, 주인공의 위기 상황을 조명하거나, 파격적인 경우 결말을 미리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체적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벽돌집 같은 느낌이에요. 작품에서 등장인물의 모든 것을 관찰한 누군가가 꾹꾹 눌러 쓴 일기장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매우 섬세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문체는 얼핏 건조하지만, ( A )와 ( B ) 사이를 다룰 때는 눈처럼 휘날리는 사랑을 느껴요. 함박눈처럼 쏟아지는 것도 아니고, 빗발치는 것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