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의 시작

센티넬버스au 01.

센티넬버스au... 마냐 입장의 첫만남 회상 ... 

 

딱, 하고 핑거스냅의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 크리쳐가 숨어있는 지점의 바로 윗 부분의 공간이 찢어지며, 커다란 파도가 흘러내렸다. 숨은 공간 안으로 곧바로 쏟아진 물이 무언가를 익사시키는지, 음성체계를 가진 지성체의 비명소리가 이어지다가 이내 멎었다. 물에 닿아 녹아버린 적성체의 전투의지가 사라진 것을 무심하게도 응시하면서, 남자는 기지개를 폈다. 그에게서는 엷은 물 냄새와 함께 로즈마리의 향기가 났고, 부는 겨울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은 볕을 받은 바다의 색을 하고 있었다.

셔츠의 단추는 두어 개 정도를 풀어두었고, 제법 멋을 낸 구두에서는 광이 났다. 그가 S급 이능사인 것을 나타내는 장식은 재킷 위에 옷핀으로 고정해두어, 당장이라도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달려있었다. 그에게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깊은 바다의 해일을 닮은 푸른색 머리카락이었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채 느슨히 아래로만 땋아 내렸을 뿐이었다. 그는 손목에 착용하는 단말을 조정해, 임무가 끝났음을 체크했다. 곧장 돌아가서 가이딩을 받으라는 안내 팝업이 떴다.

제대로 된 가이딩을 받은 지 사흘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착용 단말은 ‘상태 이상’을 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기분이 나쁘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세계의 법칙을 거슬러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모두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다는 말이 반사적으로 떠올랐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뒷목을 꾹꾹 눌렀다. 벌서부터 귀에서 이명이 들리는 것 같았다. 임무 사후처리를 위해 투입되던 요원들이 반사적으로 그의 눈치를 보았고, 그는 애써 부드럽게 웃으며 어서 가보라 손짓했다.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서 그는 한동안 숨을 고르면서 가만히 서 있었다. 본부가 보유한 단 다섯 체의 S급 이능사 중, 유일하게 인간의 손으로 ‘변형’되어 ‘만들어진’ 후천적인 존재는 그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연약한 구석이 있었다. 가이딩 효율이 좋지 않은 주제에, 멘탈 수치도 그렇게 좋진 않았다. 그는 눈을 감았다. 바다색 눈동자가 눈꺼풀 아래로 사라졌다. 그는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호흡을 정리하다가, 한참에야 지나서 입을 열었다.

 

“하여간 효율 더럽게 안 좋네에-”

 

부러 말끝을 늘이며 어깨를 으쓱였다. 강한 힘에 비해서 가이딩 효율이 나쁜 센티넬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었다. 다행히도 ‘폭주’할 것 같진 않았으나, 기절할 것 같긴 했다.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낮은 등급 적성체들과의 조우 때문에 내내 현장에 붙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번 주의 ‘가이딩’을 제외하고서는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나마 강한 힘으로 빠르게 제압할 수 있어 다행이었지, 조금이라도 고전했으면 제법 곤란했을 거였다. 

 

뒤늦게 자신을 챙기러 온 현장 요원을 보며 그는 센티넬끼리 무슨 포옹이냐는 말과 함께 부축을 거절했다. 그는 곧장 제 사무실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번 주 의무실 담당은 죄다 싱크로율이 한 자리수인 녀석들 뿐이었다. 걷는 걸음이 비척거리지 않았다는 것은 유일한 자존심이었다. 곧장 돌아가는 내내 귀에서 먹먹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귀울음은 별로 좋지 못한 징조였다.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얼굴을 아는 모든 가이드들과 손을 잡았는데도 딱히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고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지나치게 빨리 정리된 현장과 다르게 귀울음이 참 오래 가고 있었다. 꼭 물로 만든 감옥에 갇혀있는 기분이라 별로 유쾌하진 않았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견장이 달린 재킷을 소파에 대충 걸어두고 냅다 누웠다. 반사적으로 잘 다녀왔냐는 말을 하려 했던 사무보조직원은 곧장 사무실의 조도를 낮췄다. 대기하고 있던 이번 주의 임시 가이드가 서둘러 손을 잡으러 왔다. 오로지 ‘정신’만이 멀쩡했는데, 사지는 물먹은 것처럼 무거워져가기만했다. 마치 깊은 바다 속으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고작 20%의 동조율의 단순 접촉 가이딩으론 다이내믹한 효과가 나지 않았다. 점막접촉 허가 받아올래? 라고 묻자 사무보조직원이 급하게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이 꼭 제 상태가 ‘멀쩡하지 않다’는 증거 같아서 그는 조금 슬퍼졌다. 마나난 씨, 집중하세요. 라고 말하는 가이드의 목소리가 애처롭게 들렸다. 응응, 그럼. 집중하고 말고…. 내가 또 그런 건 잘하잖니. ‘마나난’은 느릿하게 말하면서 깊게 호흡했다. 연약한 그릇에서 넘칠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정신을 자각했다. 숨이 가빠지려는 것을 억지로 억눌렀다.

 

“폐급이라서 여러모로 미안하네.”

 

하나도 미안하지 않은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걸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가이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손을 잡고서 파장을 흘려보내는 것에 집중할 뿐이었다. 마나난은 눈을 감았다. S급 이능사의 기민한 감각은 제 능력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야트막한 그릇에 겨우 고여있는 파도다. 누구보다도 커다란 바다의 심상을 가지고 있지만, 풍랑에 쉬이 침몰하고 마는 연약함을 가지고 있었다. 가이드의 파장이 그의 파도가 깊어지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붙들어매고 있었다.

 

마나난은 요즈음 세상이, 꼭 제게 ‘미쳐버리라고’ 강요하는 것 같단 생각을 했다.

본부 근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적성체의 양이 지나치게 많았다. 현장에 나가는 낮은 급수의 이능사들의 공격은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다. 현장을 강요하는 것 같았다. 그는 운명을 믿진 않았지만, 시대의 흐름만은 믿고 있었다. 여전히 본부에 소속된 가이드 중에서 그를 감당할 수 있는 가이드는 없었다. 입을 맞춘다고 그닥 달라질 것도 없을 것 같지, 마나난은 농담처럼 말했다. 그의 손을 붙들고 있던 가이드는 솔직히요, 라고 대답했다.

그럼 확인이 나와도 입술은 부비지 말자. 너도 순정이라는 게 있을 거 아냐. 마나난은 유쾌하게 말했다. 기운 빠지니까 농담하지 말라는 말이 돌아왔다. 웃을 상황은 아니었는데도 웃음이 나왔다. 가이드는 마나난을 진정시키기 위해 어떻게든 주의를 돌려보고, 심신을 안정시키고 싶은 모양이었다. 와중 의식은 잃어버리면 안되니까 끊임없이 말하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마나난은 음- 하고 말 끝을 늘리더니 부드럽게 웃었다. 내내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던 주제에 그 모습은 제법 개화開花와도 같았다. 

 

“얼마 전, 제대로 된 가이딩을 받았단 말이지.”

“그건 대단한 성과네요. 매칭률 몇 퍼센트였어요?”

“체크를 못 했어.”

“왜?”

 

그의 손을 붙들고 있던 가이드가 외쳤다. 억울한 듯한 목소리였다. 그렇게 하나하나 사소한 것에 화낸다면 금방 머리가 빠질 거라네- 마나난은 능청스럽게 말하면서 웃었다. 그는 여전히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마치 좋은 기억을 상기하는 것처럼 입술은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오가는 말이 없으니, 사무실은 빈방인 듯 고요해졌다. 적막과 함께 여전히 가이딩이 이뤄지고 있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픈 것은 좀 가셨다. 그는 깊게 호흡했다.

시골에 새 가이드가 등록했다고 하더라고. 마침 그 근처에 임무를 하러 갔으니까, 겸사겸사 얼굴을 봤지. 마나난은 입을 열었다. 듣기 좋은 목소리가 파도처럼 이어졌다.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니 오히려 파장을 붙잡기 쉬워졌는지, 가이드는 한숨을 내쉬며 이마에 고인 땀을 닦았다. 마나난은 소파에 고쳐 누웠다. 좋아하는 담요를 가슴까지 끌어올렸다. 나가기 전 담요에 버릇처럼 뿌려둔 향수에서는 베르가못의 청량한 향이 났다. 이어 풍기는 것은 정향의 매운 느낌이었다. 좋아하는 향이었다.

 

“시간이 나면 얼굴을 한 번 보고 싶다고 전했지. 그런데…”

 

전달이 잘못된 모양인지, 아니면 시골이라 과하게 겁을 먹었던가…. 마나난은 말을 이어갔다. 그가 회상하는 것은 며칠 전의 시골이었다. 윌로도냐라는 이름의 촌구석이었다. 주변은 병풍처럼 두른 산이 깊게 있고, 호수 정도가 볼만한 곳이었다. 그가 그 곳을 방문했을 때는 비가 내렸는데, 그래서인지 주변의 숲 향이 올라와 평혼하면서도 가라앉는듯한 느낌이었다. 꽤나 감각적인 곳이라고 생각했다. 마천루가 있는 도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라 ‘그립다’는 기분이기도 했다.

마나난은 저 스스로도 바닷가 깡촌의 고아 출신이니까, 그 곳에 가서 내내 기분이 좋았다고 서술했다. 있었던 일을 말해주는 것 치고는 두서없는 순서였다. 그러려니 하는 듯, 혹은 이어지는 가이딩에 진에 빠지는 듯 그의 손을 신줏단지 모시듯 하고 있는 가이드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마나난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그 가이드의 시간이 빌 때 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는데, 가자마자 있더라고. 그런데 그 애. 표정에 내내 불만이 많아 보였어.

 

“그런 타입 알아?”

“무슨 타입인데요.”

“자기가 옳은 걸 옳다고 생각할 줄 아는 멋진 사람.”

“고집쟁이?”

“뭐, 다소 나이브하게 표현하면 그렇지이.”

 

마나난은 부드럽게 웃었다. 아까보다 호흡이 편해졌다. 목에 거슬리는 것이 없도록 미리 단추를 풀어둔 것이 다행이었다. 그가 움직일 때 마다 옷이 가죽에 스치는 소리가 났다. 무심코 제스쳐를 위해 손을 빼려다가, 그는 이내 손을 털고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갔다. 윌로도냐에 있는 유일한 관공서의 가장 좋은 방에서 독대를 했는데, 그 청년은 기분이 참 좋아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굵은 선으로 큼직히 그려둔 미남이었고, 뭇 사람들의 호감을 살만한 호인 같아보였다. 

다만 그는 왜 자신이 이곳에 와있는지 알 수 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마나난은 당연히 그의 맞은 편에 앉았다. 그리고 버릇처럼 많이 기다렸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그 질문이 기폭제가 된 것처럼 조잘거리기 시작한 낮은 목소리를 기억했다. 그의 목소리는 조금 허스키하고, 듣기 좋은 톤이었는데 불만을 빠르게 내뱉는 통에 몇 발음은 뭉게듯 들어 제대로 요지를 파악할 수 없었다. 다만 그가 무엇을 거슬려 하는진 알 수 있었는데-

 

“다짜고짜 보더니, 갑질하지 말래.”

“네?”

“뭐, 관공서 어르신께서 S급 센티넬이 방문한다고 하니까 급하게 불러왔던 모양이지?”

 

윗집 할머니네 소가 오늘 송아지를 낳을 예정인데, 파장을 안정시켜서 송아지를 무사히 받아야 했다고 말하더라. C급 가이드가 하기에는 조금 하찮은 일인데, 그걸 굉장히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마나난은 부드러운 어조로,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또 바람이 그 애 쪽에서 불어와서 그런지 느껴지는 향은 호만큼 묵직했지. 이름도 예쁘더라. 아르타클라였나? 마나난은 가벼운 태도로 말했다. 확실히 인상적인 만남이었다. S급 센티넬에게 다짜고짜 설교를 하는 C급 가이드라니. 

그것도 파장이 맞는 지 맞지 않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이상하지. 마나난은 부러 동의를 구하는 것처럼 제 손을 잡고 있는 A급 가이드에게 말했다. 그나마 높은 –그래봤자 20%- 싱크로율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출되어 한직과 블랙을 넘나드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는 제발 파장이 80% 이상이셨으면 좋겠다는 악담을 했다. 그 모습이 정말 웃겨서 마나난은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여전히 갈색 머리의 그 애를 떠올리고 있었다.

이어지던 악담을 떠올렸다. 목이 죄이는 것 같아서 풀어두었던 단추 두어 개를 지적했고, 어르신들과의 선약은 선약이 아니냐는 말로 따졌다. 그 목소리는 곧게 들렸다. 자기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태도였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는데도 쉬이 사라지지 않던 들불같은 성격을 떠올리면서 마나난은 또 웃었다. 손을 잡았을 때 들던 호수를 맴도는 바람 같은 청량함도 좋았다.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해무같은 무력감이 흩어진다는 것은 상당히 싱크로율이 맞는 것 같았다.

 

“예민한 강아지 같았어.”

 

그런 거 있잖아. 사람 좋아하는데, 경계는 해야겠고. 우선순위를 경계에 두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 돕는걸 좋아해서, 헤어지려고 악수를 한 순간 이 사람 뭐야? 하는 눈으로 쳐다봊던게 귀엽더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마나난은 어깰 으쓱였다. 그의 파장이 점점 안정되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가이드는 손을 놓고 사무실 안 냉장고 쪽으로 향했다. 당떨어졌어요. 라고 말하면서 튜브로 된 에너지 젤리를 보급하는 모습을 누운 채로 바라보다가 마나난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비가 내리던 윌로도냐와는 달리, 조도마저 인공 태양이 관리하는 마천루의 도시에는 언제나 빛 그림자가 천장에 고이곤 했다. 일렁이는 빛무리는 파도에 쓸리는 윤슬보다 살풍경하고, 지극히도 멀게 느껴져서 그닥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마나난은 눈을 깜빡였다. 그 애는 눈색이 참 예뻤다. 차분히 가라앉은 청록색의 눈동자에 구리처럼 테두리지던 색을 떠올렸다. 신의를 지켜야 한다면서 예민하게 대드는 모습도 귀여웠지만 어쩐지 웃는 모습이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본부에 연락을 넣어서 억지로 데려오면 더 미움 받겠지.”

“아무럼요. 벌써 설교 들었다면서요.”

“으응 하지만 얘 아니면 안 된다고 한 대도?”

“마나난 님은 워낙 불안정하니까 오케이 해주겠지만요.”

 

그리고 저도 안전히 저를 기다리는 새 보직으로 발령이 나겠구요. 가이드는 제발 좀 압력을 행사해달라는 말을 덧댔다. 마나난은 그 목소리를 들으며 깔깔 웃었다. 너무나도 재미있는 말이었다. 강제로 불러온다면 진짜로 미움받을 텐데 어쩌나. 마나난은 여전히 느긋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도시의 풍경은 그 애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자꾸 놓아주고 싶다가도, 또 손을 잡았을 때 들던 무구한 청량감을 떠올리면 가지고 싶었다.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반쪽보다 못한 센티넬. 마나난은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었다. 그의 능력은 사람이 미래를 기대하며 쌓아 올린 기술의 총집합이다. 인간의 바람으로 이뤄졌으니 이는 지극히 원초적인 신앙과도 같았다.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덜떨어진 신. 마나난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애가 있으면 좀 더, 두근거리는 일들을 할 수있을 것 같았다. 건물의 최상층으로 가야 겨우 먼 곳의 바다가 보이는 도시에서, 그는 지극히 넓던 호수의 심상을 머릿속으로 헤아리듯 더듬으면서 쿡쿡 웃었다.

 

“역시 보고싶네….”

 

짝사랑이라도 하는 양 속삭이다가, 그는 여전히 부드럽게 웃었다. 들어줄 사람 없는 웃음음 적막한 공간 안에 고였다. 마나난은 손목에 착용한 단말을 바라보았다. 억지로 정신을 붙들어 육체라는 우리 안에 가둬둔 것 마냥, 여전히 수치가 아슬아슬했다. 괜히 스트레스를 올리기 싫어서 그는 다시 누운 채로 기지개를 폈다. 유쾌하지 못한 나날 속의 유일한 유쾌함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뛰는 것 같았다. 다분한 정박자로. 마치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지극한 설렘으로. 마나난은 여전히 부드럽게 웃었다.

다시 만나고 싶었다. 최대한 미움받지 않는 방향으로. 그저, 그런 마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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