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복제-순리

페그오AU의 3차창작


이번에 실장 된 마스터와 서번트w 어쩐지 느낌이 좋아 날조해보았습니다. 뇌내망상이 주가 됨으로 주의ww 그러고보니 아직 후반 절은 보지 않았는데 그 곳에서 아르군의 '버그'가 마나난님 소환보다 이전이란게 나오는지 궁금wwww 아니면 그 전에서 끊기는 걸까나... 

아래의 글은 아르 군의 '버그'가 마나난님 소환 이전의 일이라는 가정에 창작되었으니 여러모로 날조 주의부탁드립니다♡ 다른 분들의 아르마니가 많이 배신되는 것을 기다리느라 하루가 너무 짧은w 후반 절을 밀고 나서 날조 너무 심하다면 삭제될수도 있습니다 twt은 이쪽으로 @…

#アルマーニ    #これはいいアルマーニだ     #いい夫婦1000♡

 

하나의 원본을 두고 무수히 많은 복제를 생성한다. 그 복제가 물어온 열흘의 기억은 마치 채록한 남의 일처럼 느껴지곤 한다. 좌에 보관되는 것은 묘한 권태와 익숙한 느슨함을 가진다. 눈이 아프도록 흩뿌려진 수 없는 별 중, 몇 안되는 것들만 고루 골라 올랐으니 ‘재미’있을법도한데 이곳은 그저 영기를 보관하는 관처럼 느껴져, 새로운 이야기가 기록되기만을 바라고 또 바라며, 막상 그 기록이 도착하고 나서는 포장을 뜯은 소설을 몇 달을 아껴가며 읽는 두근거림보다는 ‘그렇게 되었구나’ 라는 납득에 가깝다.

그러니 마나난에게 있어서 이전 삶의 기억은 이미 자신이 겪은 일이라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었겠군’이라는 가정에 가깝다. 게다가 그는 찾는 이가 지극히 적은 영령이다. 그는 자신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이에게만 자신을 허락한다. 우연히도 신과 이름이 같기 때문에 짊어진 위업 때문이다. 제 것도 아닌 신화를 거짓으로 두르는 건 이 남자의 성미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유품을 들고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 아니면 허공의 기록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그는 지금의 상황에 다소 감흥이 없었다.

그를 부르는 이가 있었다. 생전 별길을 읽던 도구를 매개했다. 강한 마력이 생전의 육체를 재구성하고, 가장 전성기를 구가했던 모습을 재현했다. 혼을 꺼내는 순간 분기가 달라진다는 건 재미있는 개념이다. 복제된 것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원본’은 또 다시 이야기가 채록되길 기록한다. 박제된 영혼을 복제한 것이 더 자유롭다는 건 익숙한 아이러니였다.

소환 시스템으로부터 기억을 보정받고 땅에 도달했다. 공기는 묵직했지만 부는 바람에 소금기는 없었다. 바다가 없는 땅인가, 낭패인걸. 마나난은 그렇게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라이더 클래스의 영령에게 활개칠 수 없는 땅이 없다는 건 낭패일지도 모른다. 이왕 소환된 것이라면 주인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다. 그 간절한 욕망을 상기하며 그는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그곳에는 익숙한 사람이 있었다. 이전 다른 시공에서도 저를 불렀던 사내였다. 강한 인연이었다. 좌에 채록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그를 다디달게 불렀던 것 또한 알고 있었다. 황혼의 바다같은 눈 색이 눈에 들어왔다. 시선을 마주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어 마스터에게 제 소개를 해야 했다. 이건 참, 운명 같은 일이네. 마나난은 작게 숨을 들이마셨다. 

강한 인연이라지만 이 애는 모든게 ‘처음’일테니까. 마나난은 혼자만 알고 있지만 ‘남’같이 들리는 이야기들을 제 맘속 깊은 곳으로 숨겼다. 시선은 여전히 마주치고. 있었다. 맹신같은 시선이었다. 어느 세계에서는 ‘네가 있으면 나는 지지 않는다’는 말도 했던 것 같으니, 한 마디를 나누지 않아도 영혼에서부터 느껴지는 신념이 있을지도 모른다. 신앙같은 눈길에 작게 웃어보였다. 그렇지만 이 또한 감흥이 적었다. 만나야할 것이 만났다는 생각만이 자리 했을 뿐이다.

“내 이름은-“

단 두 호흡. 입을 열고 말을 내뱉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강하게 몸을 끌어안아오는 그가 있었다. 이 세계의 그는 저를 모르는 것이 당연하기에, 마나난은 이 세계의 이 아이가 감성적으로 쉽게 휘말리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품 안에 저를 세게 가두는 손길이 어쩐지 애처로웠다. 오래 바라던 것을 비로소 가진 아이와도 같았다. 체온이 옮아왔다. 가까이 붙은 몸에선 심장소리가 들렸다. 통상의 사람보다는 좀 더 세고 힘차게 울리는 그 고동에서는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마스터에게 저를 소개해야 했다. 바다가 없는 땅이라 미안하지만 포기하진 않겠다 말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강하게 저를 끌어안아오는 두터운 두 팔과,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로 엷게 떨리는 신체 때문에, 마나난은 도무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알 수 없었다. 애초에 그에게 지금은 ‘처음’이다. 초면의 사내가 원하는 패를 뽑았다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두근거릴 수 있을까. 제가 신령과 다르게 바다 없는 땅에선 약해진단 사실을 고해하고 나서도 이렇게 기뻐할 수 있을까.

지은 죄가 없는데도 절로 죄인이 되는 감각이었다. 물어볼 수 없는 것과, 물어볼 수 있는 것을 선별하고자 하는데도 그의 체온과 심장소리가 그것들을 모두 어지럽혔다. 분명 같은 땅을 밟고 있는데도 시차가 있는 것만 같았다. 그가 어딜 보고 있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물밀듯 들어왔다. 마나난은 눈을 깜빡였다. 저기, 놓아주지 않을래? 마나난이 입을 열었다. 그럴 수록 더욱 두 팔이 저를 옥죄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뿌리치는 것은 쉬웠지만 이유를 알지 못하기에 그러고싶지 않았다. 

보고싶었어, 라는 말이 들렸다. 그것은 ‘재회’를 상정하는 단어였다. 마나난은 눈을 크게 떴다. 묘한 위화감이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이윽고 흐느낌같은 진동으로 수렴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져 그것을 추궁하고 싶다가도, 눈 앞의 사내가 제게 뜨거운 체온을 넘기며 안겨있는 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언같은 감이 들었다. 평생을 감에 의존해 파도를 거슬렀기 떄문에 영령으로 박제된 영웅은, 저를 갈구하며 안겨있는 이를 내칠 정도로 박한 사람이 아니었다.

아르타클라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아를 쪽일까. 마나난은 비겁하게도 이전의 삶을 회고하며 그가 저를 놓아줄만한 호칭을 고민하며, 사탕처럼 입에 굴려보다가도 그만 두었다. 다만 그는 그저 제 어깨에 닿는 숨이 진정될 때 까지 어깨를 쓸어내렸을 뿐이었다. 손길이 닿을 때 마다 모래처럼 버석이는 기분이 들었다. 생의 체온은 끊임없이 서로를 옮아가며 정립된단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마력으로 구성된 가짜 몸은 그의 체온을 덥혀주거나, 차갑게 만들지 못했지만 그의 열기를 느끼는 것을 할 수 있었다. 마나난은 손을 들어 그의 등을 토닥였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의 땅. 스쳐가는 바람마저 스산한 울음을 냈다. 바다가 없는 땅에서 저를 부른 것은 필연인지, 그의 선택을 알 수 없었다. 재회를 상정한 채로 말을 거는 다정한 목소리에 섞인 감정은 제가 좌에서 느끼는 것 보다 더욱 생동감 있게 들렸기에 마나난은 그저 숨을 고르며 그의 등을 토닥일 뿐이었다. 무엇이 괜찮은지도 모르면서 괜찮아, 라며 제 마스터를 달랬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는 건 이미 완결되어 채록된 서사를 알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인간적인 감정일까. 그 둘을 구분하지 못한채 마나난은 지독한 시차 속에서 그의 갈색 머리카락 사이에 손을 넣으며 곱게 쓰다듬을 뿐이었다.

어쩐지, 손을 섵부르게 놓으면 세계가 바뀔 예감 뿐임으로. 그의 품에 안긴 채 그는 그가 만들어낼 견고할 세계에 대한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그를 제 품이 만들어내는 지름 한 품의 세상에 가두어 그저 위로하듯 등을 토닥일 뿐이었다. 그는 땅 위에 있는데도 표류한 것 같았다. 괜찮아, 마나난은 무엇이 괜찮은지도 모른 채 입을 열었다. 그의 머리에 볼을 부비고, 짧게 입술을 맞추었다. 어린애를 달래는 듯 달게 속삭였다. 

네게 어떤 불행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다행이도 마스터, 네 서번트는 길을 아주 잘 찾는단다. 난해한 항로라도 쉽게 읽어버리지. 그는 사랑스레 속삭였다. 그 흐느낌이 멎길 바라면서, 제 계획과는 영 달라져버린 삶을 안은 채. 제 말을 들을 때 마다 그가 살짝 경직되었다가도 더 강하게 끌어안아오는 것을 해석하지 못한 채 마나난은 그저 그를 안을 뿐이었다. 삶이 이런 식으로 예측불허라면 좌에서 복제된 자신이 결국 원본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재미없는 정의를 끝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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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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