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켄 꽃집 청년과 마피아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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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밈이 된 꽃집 청년과 마피아 썰...🤤 연하를 꽃집 청년으로 연상을 마피아에 대입하고 싶어요 꽃이랑 하나도 안 어울리는 처참한 몰골의 마피아 주워다 살려뒀더니 자꾸 꽃 한 송이씩 사러 오는 남자 오늘은 무슨 꽃이 좋냐고 물어보고 추천하는 꽃 사서 연하에게 쥐여줌 꽃집 주인한테 꽃 선물을 왜 하냐고 물어보면 파는 꽃이랑 선물 받은 꽃은 다르다고 하는 연상 고집에 결국 매일 집에 가져가 장식해두는 연하


남의 일에 관심 잘 안 가지는 연하가 그것도 수상하게 피 철철 흘리며 쓰러져있는 남자 주워서 구해준 이유 가끔 꽃집 앞에 내놓은 생화 구경하던 모습이 눈에 밟혀서... 손님인줄 알고 몇 번 찾으시는 꽃 있냐고 물어봤는데 그때마다 웃으면서 괜찮다고 했었거든 멀끔하게 차려입고 다녀서 주변 대기업 다니는 직장인인가 생각했는데 수상쩍게 덩치 크고 정장 차려입은 남자들이 모셔가는 거 보고 엮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연하 근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평소처럼 새벽 일찍 꽃시장 다녀오는 길 꽃집 앞에 쓰러져있는 연상 이걸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병원부터 보내야 하나 착잡한데 인기척에 정신 차린 연상이 뒤지기 싫으면 무시하고 가래 괜히 빈정 상해서 꽃집 안으로 연상 질질질 끌고 들어감 꽃집 앞 피범벅 된 아스팔트도 청소하고 동물 병원 하는 친구 연락해서 경악에 찬 시선도 받고 어찌저찌 수상한 남자 목숨줄 붙여둔 연하와 복부를 스무 번도 넘게 꿰매고 죽은 듯이 누워있는 연상 생화 쌓아두는 안쪽 작업대 위에 눕혀두고 평소처럼 할 일 했는데 꽃집 닫을 시간에 확인해 보니 사라지고 없음

힘들게 살려뒀더니 도망친 게 황당한 연하 근데 생각해 보니 이게 맞는 거 같지 괜히 엮여서 좋을 일도 없고 이후로도 한참 안 보여서 아주아주 가끔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각해 봄 그리고 딱 한 달 뒤 멀쩡하게 꽃집으로 들어오는 연상 여전히 멀끔한 인상으로 웃으면서... 살아있는지 궁금하긴 했는데 막상 눈앞에 나타나니 조금 무서워지는 연하 아는 척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실수로 다듬던 꽃줄기만 싹둑 잘라버리는데 오늘은 찾는 꽃 있냐고 안 물어봐요? 하면서 테이크아웃한 아메리카노 내미는 연상 ...찾으시는 꽃 있으세요? 네 추천하는 걸로 꽃다발 하나 만들어 주세요 능숙하게 꽃다발 만들면서도 어리둥절함 기억을 못하나? 혹시 아메리카노에 뭐 탔나? 예쁘게 리본 포장까지 마친 꽃다발 현금으로 계산 후 연하 품에 안겨줌 이걸 왜 다시 주는 거지 뭐가 마음에 안 드나 물어보려는데 당황한 연하 얼굴 보고 그쪽 주려고 샀다고 얘기함 왜요? 제 목숨값이요 살벌한 대답에 저절로 입이 꾹 다물어짐 그리고 이날 이후로 매일 꽃집에 방문하는 남자

처음에는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경계했는데 거의 매일 와서 꽃구경하고 가는 바람에 점점 익숙해지는 연하 자꾸 왜 오냐고 물어보면 목숨값 갚는다는데 한다는 게 추천 받은 꽃 한 송이 사서 쥐여주기, 아메리카노 테이크 아웃해서 주고 가기, 괜히 도와주겠다고 나서다 화분 떨구고 눈치 보기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싶음 매번 아메리카노 사 오길래 본인 취향인가 했는데 자기는 아이스 초코 마시고 있음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데 이제는 남자가 안 오면 걱정되는 이상한 사이 가장 처음 받았던 꽃다발부터 매일 한 송이씩 받은 생화들 예쁘게 말려서 집에 장식해 두는 연하 어느 날 용기 내서 연상한테 조폭이냐고 물어보는 한상혁 좀 쫄려서 아주 예의 바르게 혹시 조폭이세요? 하고... 질문 듣자마자 웃음 터진 연상 조폭은 아니고 비슷해요 아 네... 비슷하시구나... 불편하면 오지 말까요? 불편하다고 안 했는데요 네 그럼 목숨값 갚으러 올게요

서로에게 점점 익숙해지는 둘 한상혁은 연상이 오는 시간이 되면 오늘은 무슨 꽃을 추천할지(어차피 결국 자기가 가지고 가겠지만) 고민하고 연상은 꼭 카페에 들러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는 일상 추운 날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더운 날에는 얼음이 가득 들어있는 아이스 꼭 같은 시간에 방문해 테이크아웃 잔을 손에 쥐여주고 꽃 추천을 받는 연상 부지런히 새벽 시장에서 사 온 생화 꽃잎을 톡톡 건드리고 향기 맡아보는 남자 둘 사이의 대화는 날씨 얘기, 주변에 새로 생긴 가게 이야기, 그리고 커피와 한 송이의 꽃 현금으로 값을 지불하고 떠나는 연상과 꽃집 내부를 정리하는 연하 그렇게 계절이 두 번 바뀌었을 때 테이크아웃 잔 없이 방문한 남자 영업 끝났죠? ...네? 내가 늘 마지막 손님인 것 같아서 아니에요? 맞아요 그럼 기다릴 테니깐 저녁 먹으러 가요 오늘은 밥 사줄게요

얼떨떨한 기분으로 꽃집 내부를 정리하고 나가면 차에 기대 서 있는 남자 오늘도 여전히 깔끔하게 올린 머리와 정장 몇 번 타고 가는 걸 본 자동차 인기척에 돌아보는 얼굴 끝났어요? 익숙하게 조수석에 연하를 태우고 운전하는 연상 ...운전도 할 줄 아세요? 자차가 있는데 운전을 못하면 어떡해요 평소에는 다른 남자분이 하시는 것 같길래... 그걸 다 보고 있었어요? 나한테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관심 없거든요 유리창으로 보여서 본 거예요 좁은 공간에 둘만 있는 것도 어색한데 능숙하게 운전하는 남자가 평소와 다르게 보여서 이상한 느낌 싫지는 않은데 긴장도 되고 낯선 기분 차창 밖의 한산한 도로에만 시선을 고정했다가 적막함을 못 견디고 다시 꺼내는 질문들 나이 물어봐도 돼요? 아니요 그쪽보다 많아요 그럼 이름은요? 그것도 안 되는데 나는 그쪽 이름 알아요 한상혁 씨 ...제 이름을 어떻게 아세요? 꽃집에 명함 있잖아요 제 나이는 어떻게 아시는데요 나 살린 사람이 궁금해서 조사하라고 했어요 조사요? 네 그냥 물어보면 되는 걸 왜... 못 믿어서요 그냥 평범한 꽃집 주인이 수상하게 죽어가는 남자를 살리진 않으니깐 근데 왜 지금은 다 얘기하세요? 이제는 평범한 꽃집 주인이라는 걸 믿어서요 본인 이름이랑 나이는 안 알려주시고요? 네 알아서 좋을 거 없어요 그냥 은혜 갚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도착한 곳은 한적한 동네의 식당 먼저 내려서 조수석 문까지 열어주는데 결국 자기는 아는 거 하나 없이 여기까지 끌려와서 기분이 안 좋아진 연하와 기분 상한 거 아는데 모르는 척하는 연상 깔끔한 외관의 식당이라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들어갔는데 테이블에 앉고 나니깐 꽤 가격대가 있어 보이는 레스토랑이라 당황스러움 애피타이저부터 포도주까지 웨이터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데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옴 죄송한데요 여기 너무 비싸 보여요 내 목숨값이 비싸거든요 커피랑 꽃으로 갚으시는 거 아니었어요? 그걸로 갚으려면 우리 평생 봐야 해요 그래도 너무 부담스러워서... 부담 가지지 말라고 일부러 메뉴판 안 보게 미리 예약해 둔 건데? 메뉴판 안 봐도 비싸 보여요 그럼 어쩔 수 없죠 웃으면서 뻔뻔하게 받아치는 연상 때문에 포기하고 식사하는 연하 이걸로 목숨값 다 갚으신 거예요? 음, 아직 좀 남았는데... 그럼 그냥 커피랑 꽃으로 해주세요 그걸로 갚으면 한참 걸린다니깐요 평생 보는 게 덜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요 그럼 생각해볼게요

꽃집 앞에 내려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익숙하게 연하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연상 주소는 어떻게 아냐고 따져봐야 들을 말이 뻔해서 그냥 고개만 끄덕임 맛있었어요? 네 감사합니다 뭘요 다 목숨값인데 근데 남은 건 커피랑 꽃으로 주세요 생각해볼게요 연하가 사는 빌라 앞에 멈춘 자동차 오늘 감사했습니다 차 문을 열고 내리려는데 불러세우는 목소리 한상혁 씨 네? 앞으로는 사람 막 구하지 마세요 ...네? 위험하잖아요 조심히 들어가요 멀어지는 차를 가만히 응시하다 툭 뱉어내는 거짓말 ...저도 후회 중이거든요 집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벽에 걸어둔 말린 꽃들 사람 하나 구했다가 귀찮고 성가시게 매일 찾아오기나 하고... 이름도 나이도 난 하나도 모르는데 자기는 다 알고 진짜 이상한 사람 최근에 받은 꽃들을 꽂아둔 화병의 물을 갈아주며 하는 하소연 이름이라도 좀 알려주지 얼마나 본 사이라고 밀려오는 서운함 그런데도 그 남자 앞에서 투정부릴 수 없는 건 나를 걱정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일주일 넘게 찾아오지 않는 남자 처음에는 매일같이 꼬박꼬박 오는 사람은 아니었으니깐, 이삼일 바쁜 일이라도 있는지 안 오기도 했으니깐 곧 손에 테이크아웃 잔을 들고 뻔뻔하게 찾아오겠지 생각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니깐 괜히 걱정만 돼 또 어디서 칼 맞고 쓰러진 건 아닌가 꽃집 문 닫을 시간까지 유리창 너머만 바라보다 평소라면 발 들이지 않는 으슥한 골목길을 통해 퇴근하는 연하 어딘가에서 또 죽어가는 건 아닌지 아니면... 목숨값을 다 갚았나 비싼 레스토랑에 데려간 거 목숨값 한 번에 갚으려고 한 거였나 그러면 그냥 다 갚았다고 한마디만 해주지 사람 걱정되게... 이름도 모르고 연락처도 몰라서 찾을 수도 없는 남자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자꾸만 피에 젖어 끔찍한 몰골로 쓰러져 있던 모습이 생각나서 한참을 뒤척이다 잠에 드는 날들 남자가 찾아오지 않은 지 삼 주 평소 나가던 시간보다 일찍 꽃 시장에 가려 집 밖을 나선 한상혁 앞에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

차도 없이 빌라 건물 앞에 기대 선 남자 평소와 달리 이마를 덮은 머리카락 구겨진 셔츠 손가락 끝에 걸린 장초 ......여기서 뭐 해요? 너 기다렸어 왜요? 그냥 좀 추워서, 보고 싶어서 기다렸어요 담뱃불을 끄는 손끝이 붉어서 무작정 빌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 연하 훈기가 도는 좁은 집 현관에서 신발도 벗지 않고 현관문에 기대 선 남자 또 어디 다쳤어요? 한상혁 씨는 말 진짜 안 듣네요 사람 막 구하지 말라니깐 구해지기 싫으면 내 눈앞에 안 보였어야죠 그렇네요 이리저리 확인해 봐도 조금 지친 거 말고는 다친 것 같지 않아서 안도하는 연하와 그걸 보고 힘없이 웃는 연상 나 기다렸어요? 네 기다렸어요 왜요? 목숨값이 남은 거 같은데 갚으러 안 오셔서요 하하... 진흙이라도 밟았는지 더러워진 구두를 벗고 들어온 연상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말린 꽃들 저걸 다 장식해 뒀네요 누가 파는 꽃이랑 선물받은 꽃은 다르다고 해서요 해도 안 떴는데 어디 가려고 했어요? 생화 시장은 새벽에 열리거든요 아... 그동안 바빴어요? 목숨값도 못 갚을 만큼? 한상혁 씨 빚쟁이 다 됐네요 ...걱정했어요 ...... 그리고 보고 싶었어요 조용히 맞대는 입술 차갑고 건조한 입술을 짧게 데우다 멀어지는 숨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친 두 눈 침대 위로 겹쳐지는 몸

이름 안 알려줄 거에요? ...응 왜요? 알려주기 싫어서 내일부터 꽃집에 다시 올 거예요? 아니 목숨값 다 안 갚았잖아요 그건 그냥 빚으로 남겨두려고 나중에 이자까지 쳐서 갚으세요 나중에? 작별하러 온 거 아는데 그냥 나중에 갚는다고 해요 서로의 체온을 느끼려 가까이 당겨 안은 몸 커튼을 치지 않아 피부 위로 일렁이는 빛 복부에 선명히 남은 흉터 주변을 조심조심 매만지는 손길 해 떴는데 안 가도 돼? 오늘 꽃집 안 해요 왜? 형 안고 더 잘 건데요 내가 왜 네 형이야 나보다 나이 많다면서요 너 잠들면 나 갈게 그럼 안 잘래요 피곤해 빨리 자 잠 안 와요 거짓말 진짜니깐 한번 더 해요 너 진짜... 황당하다 작별 인사 제대로 해주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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