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야간비행
비가 허공을 사선으로 가로지른다. 사나운 맹수가 발톱 휘두르는 것처럼, 맹렬하게 달려들어 땅에 내려꽂힌다. 그 비 아래서는 나타샤도 웃음을 잃었다. 구름 낀 날의 우울한 천성 때문은 아니었다. “비가 많이 오네.” 나탈리야는 흥얼거리듯이 말했다. 나탈리야의 언어와 몸짓에는 가벼운 장난기가 많은 순간에 어리곤 한다. 따라서 발로 진흙을 지분거리는 모습도 흙장
1. “A.” A는 감았던 눈을 천천히 끔벅였다. 옆좌석에 앉은 친구가 키득거리며 속삭였다. “A, 이제 일어나. 나랑 놀자.” A는 별로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잦은 악몽은 A를 수면 부족으로 몰아갔고, 따라서 A는 대체로 피곤한 상태였다. 그러나 친구는 그런 사정 따위는 상관하지 않는 듯 A의 귓가에 대고 외쳤다. “이 잠꾸러기야. 일어나라니까! 우리
“저희 내기를 해봐요, 무명.” 파이는 리볼버에 탄창을 채워 넣으며 말했다. 실린더가 돌아가며 달칵거리는 소리를 냈다. “과연 어느 쪽이 진실일지 궁금하지 않아요?” 리볼버가 탁자에 놓였다. 파이와 무명의 한가운데였다. 기회와 거리는 동등했다. 먼저 움직이는 자만이 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파이는 느긋하게 등을 기울여 의자에 기대었
종결의 날이었고 동시에 해방의 날이었다. 갖은 이유로 억눌러놓았던 학생들이 참지 않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경찰은 이 광란의 흐름에서 일어날 시비나 등을 경계하며 학생들을 주시하고는 있었지만, 그 거대한 흐름을 막아서지는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는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면서 방임하는 쪽에 가까웠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되어, 고삐 풀린 말과 같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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