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묘
“뭐, 가끔 내가 민트 아이 남아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툭, 데구르르. 세란이 들고 있던 청포도가 테이블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이거 회장님이 완전 좋은 걸로 골라서 준 건데. 아까워하며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오묘한 표정을 지은 세란이 보였다. 그는 떨어진 포도는 신경도 안 쓰고 입을 열었다. “……다시 가고 싶어?” “그 말이 아니잖
다른 사람에게 꿈을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뭐였더라, 가슴이 마구 뛰는 꿈을 스스로 찾아야 자주적인 삶을 살 수 있다나…. 진짜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했다. 왜 가슴이 마구 뛰는 대상이 ‘다른 사람’일 수는 없는 것일까. 요네하나 히루, 장장 6년을 어느 인물의 뒤만 좇은, 말하자면 줏대없음 1인자. 또 1년은 그의 후배를, 또
스산한 저녁에 웬 남자 다섯이 연습실에서 우울한 분위기로 주저앉은 풍경은 가관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험악한 얼굴인 것은 성준수였다. 후배들은 저들이 처한 상황에 울분을 토하고 싶어도 그의 표정을 보고는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상황을 중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진재유 뿐이었다. “준수, 니 그런다고 답 나오는 거 없다.” 둥둥거리는 베이스 기타 소
“무지개가 어떻게 생기는지 알고 계신가요?” “뭐?” 이사기가 딱 죽기 직전까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을 때, 아이젠은 태연하게 말을 걸었다. 과연 ‘걸었다’인지 ‘시작했다’인지는 모르겠다만, 이사기는 본능처럼 착실하게 그에 대답해주었다. 아이젠이 뜬금없이 저를 방해하는 것이 한두번인가. 이젠 시답잖은 질문을 듣는 것도 훈련의 일종이 되었다. 탕, 총소리같은
스페이스에 업로드된 컬렉션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