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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였더라

글리프 주간 창작 챌린지 6월 4주차

by 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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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따라 유독 피곤하긴 했어. 자꾸 뭔갈 까먹고, 잊어버리고. 너무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아. 하지만 쉴 수가 없는데 어떡하면 좋담. 나도 쉬고 싶었다고. 왜 사람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일을 하는 건 괜찮아. 근데 너무 많잖아. 이래야 살 수 있는 삶이라니.

뭔가 자꾸 잃어버리긴 했지만 중요한 걸 잃어버린 것 같아.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잃어버렸다는 감각만 남아서 하염없이 찾아 헤매기만 한다. 그게 뭐였더라. 그게 뭐였더라. 아무리 바쁘게 살았다 한들 이런 것까지 잃어버리면 안됐던 것 같은데. 어서 찾아야 할 것 같은데. 근데 뭘 잃어버린 건지조차 모르겠어서. 어떻게 찾아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냥 집만 이잡듯이 뒤져댄다. 그런다고 나올 거였으면 진작 나왔을 텐데. 당연히 뭔가는 나오지 않고 짐만 너져분해졌다.

짐을 정리하다가 괜히 서러워져서 흐어엉, 하고 소리내 울었다. 대체 뭘 잃어버렸길래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방이 너져분해져 정리해야한다는 건 별거 아닌 것이지만 지치고 피곤한 상태 때문인지 울컥 뭔가가 올라오는 것이다.

한참을 소리내 울었다. 진탕 우니 온 몸에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털썩, 방 정리하다말고 그냥 엎어져 누웠다. 편하네……. 그냥 잠이나 좀 잘까. 요새 내가 잠을 얼마나 잤더라? 하여간 제대로 안 자긴 했는데……. 아, 졸려. 졸리다. 잠이 온다. 방 정리도 해야하고 남은 일도 마저 해야 하고 씻고 빨래하고 이불 펴고 자야하는데……. 할 게 잔뜩 쌓여 있는데. 뭔가 찾기도 해야하고, 그러니까 뭘 찾고 있었더라……. 뭔가 중요한 걸 잃어버렸단 말이야…….

…….

……아, 몰라. 그냥 잘래.

좀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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