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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골목 말이야.

글리프 주간 창작 챌린지 6월 3주차

by 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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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골목 말이야. 가본 적 있어? 왜, 어두운 거기.

골목에 대한 이야기가 교실 안을 가득 채우곤 했다. 그 골목? 아니, 기분 나빠서. 무섭잖아. 위험하기도 하고. 책상에 엎드려 웅성거림을 듣고 있자면, 그게 뭐라고. 하여간 다들 유난은. 그 골목은 말이야, 아무것도 없다고. 아니, 가장 어두운 곳에 나무 한 그루가 있던가. 석류나무가.

누구든 섣불리 발걸음할 수 없는 골목이기는 했다. 입구부터 어두운 것이, 조금 걸으면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해서 골목 가장 안쪽은 바깥에서 볼 수가 없었으니까. 보이지 않는 안쪽은 제법 길었는데, 다시 오른쪽으로 걸어야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였다. 어릴 적 무서워해 단 한 번도 발걸음하지 않았으나 머리 좀 컸다고 며칠 전 나는 그 골목에 들어가고 만 것이다. 빛이 잘 들지 않아 음산하고 차가운 공기가 무겁게 내리 앉았으나 그것이 다였다. 당연한 거겠지만 골목은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건물들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니, 다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거다. 별다른 것 없이. 하지만 골목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석류나무는 참 특이했다. 보통은 담 너머 건물 안에서 자라고 있지 않던가? 하고 둘러보면 담 너머 석류나무 몇 그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알 몇 개가 넘어와 심어지기라도 한 것일까. 나무에 달린 석류를 따보려고 뛰거나 담에 붙어 용을 쓰고 있자면 어느새 햇빛이 들어온다. 밖에서 보았을 때에는 그렇게 어두웠는데. 빛이 들기도 하는구나.

뭐왜 그렇게 무서워했는지 모를 정도로 별거 아닌 곳이었지. 인적이 드문 건 사실이니 위험하다고 하면 위험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뭐, 석류는 맛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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