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소중한 보물
본 글은 트친의 드림을 출현시켜 작성된 글입니다.
최근에 기억이 많이 사라졌다는 자각이 있어. 뭔가 기억 사이사이에서 뭔가가 사라진 느낌이 들고 가장 중요한 누군가를 잊은 기분이야.
“페퍼 괜찮아?”
네모랑 언제 이렇게 친해졌더라.
“…그렇게 서 있지만 말고 얼른 밥 먹으러 가게.”
모란…은 어떻게 친해졌더라.
“#$%^&, *&^$&$”
너는 누구야?
페퍼는 언제나 혼자였다. 아니, 정확히는 오라티프와 함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 없는 이 싸늘한 등대의 실험방 안에서 오라티프와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지만 어딘가 너무 허무했다. 그런 허무함이 페퍼를 덮칠 때마다 페퍼는 두 눈을 감고 그 허무감을 잊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나
둘
셋
외로운 어린 페퍼가 아무리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은 허무함을 잊을 수 있었던 건 눈을 감은 사이 페퍼를 덮치는 오라티프 덕분에 잊히지 않는 허무함 대신에 따스한 행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어린 페퍼가 유일하게 하지 않았던 게 사람을 기억해 내는 일이었다. 외롭지 않게 오라티프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자신을 속이던 페퍼가 누군가를 기억하기는 너무 어려웠다.
‘대체 누구지?’
머리를 아무리 쥐어뜯어 봐도 기억이 나지 않는 누군가 때문에 페퍼는 머리가 터질 듯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기억을 안 하는 건 어때?”
괴로워하는 페퍼를 향해 모란이 조언하자 페퍼는 고개를 저었다. 가장 소중하고 잊고 싶지 않은 누군가가 기억이 나지 않아, 페퍼는 옛날처럼 두 눈을 질끈 감고 다시 생각에 가라앉았다.
이젠 나를 떠나버린 부모님이 아닌, 네모도 아닌, 모란도 아닌 누군가. 나에게 소중한 보물이자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
“페퍼 선배!”
누구?
페퍼의 두 볼에서 따스한 기운이 맴돌았다. 대체 나는 뭘 잊고 있던 거지? 생각해 내. 페퍼 너는 할 수 있어.
괴로워하는 페퍼의 두 눈에 네모의 뒤에서 흔들리는 아지랑이가 맺히자, 페퍼는 몸을 날려 그곳을 향해 뛰어갔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감각에 뛰어가자, 누군가 페퍼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그제야 생각이 났다. 페퍼에게 소중한 누군가. 그 누구보다도 잊지 말아야 할 보물.
“페퍼 선배 일어나요!”
울 거 같은 두 눈망울로 본인을 내려다보는 스위티를 보며 페퍼는 저도 모르게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보고 싶었어, 스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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