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mport (2)
더스크우드/제이크*MC(f)
에서 계속됩니다.
더스크우드 기반 2차연성
Debug의 외전입니다.
글리프 챌린지 참여용
퇴고 및 완전판 발행은 7월 중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
"그쪽은 내가 누군지 알아요. 그렇죠?"
내가 공연장을 겨우 빠져나오자, 나보다 먼저 나왔던 그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그의 앞에 서자마자 다짜고짜 물었다.
"나를 왜……아니, 어떻게 알고 있는 거예요?
그러자 그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건 내가 오히려 묻고 싶었던 질문이다만. 난 너를 모른다."
"제가 그쪽을 어떻게 알아요?"
"나도 그것이 참 의문이었지."
남자는 영문을 모를 나를 두고 몇 번이나 웃었다. 웃음이 참 많은 사람 같았다. 뭐 때문에 웃는지나 말해 주고 웃을 것이지. 그는 내 얼굴을 보고는 헛기침을 하며 입을 다시 열었다.
"미안하군. 원래는 이러지 않는다."
"아, 그래."
전혀 신뢰가지 않는 변명에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계속 반말을 쓰는 자에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말을 놓기로 했다. 어차피 그도 굳이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남자는 내게 한발짝 다가와서는 내 얼굴에 손을 뻗다 멈췄다.
"미아…… 네 이름. 그리고 얼굴이 내가 아는 전부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너무나 잘 아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저 남자를 모르는데, 왜 이 남자는 소중한 것을 겨우 찾아낸 것처럼 바라볼까. 그에게 미안해졌다.
"난 당신 얼굴을 모르는데."
"응, 맞아. 너는 내 얼굴을 보지 못했지."
내 얼굴을 바라보던 그의 시선은 이제 내 손으로 향했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땐 나도 모르게 그 남자의 얼굴을 만지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무례한 행동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손을 떼지 못했다. 언젠가 이런 적이 있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남자는 온순하게 자신의 얼굴을 맡기며 나직이 말했다.
"내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네가 원했으니까."
"내가 원했다고?"
"응."
이런 얼굴을 못 봤다면 손해긴 하지.
내 중얼거림을 들은 그가 다시 흩어지는 듯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널 보면……자꾸만 뭔가 중요한 걸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널 잊어버린 걸까?"
"아니다. 잊힌 쪽은 오히려 너다. 내가 먼저 널 잃어버리고 말았지."
내가 질문을 던질 수록 그는 더 혼란스러워지는 답변을 내놓았다. 나는 그 뜻을 헤아려보려고 머리를 굴렸다.
그러다 건물에서 나오는 다른 사람이 우리를 보고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다. 나는 그 사람과 마주치고서야 내가 아직도 그의 얼굴을 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내가 만지작거리던 보드라운 뺨을 놓아주고는 좀더 대화를 할 수 있을만한 장소를 찾아 이동했다.
* * *
"더스크우드?"
"작은 시골마을이다. 넌 모르는 곳인가?"
"응. 처음 들어봐."
"모를 거라고 예상하긴 했지. 찾아보니 전혀 접점이 없더군."
뭘 찾아봤다는 거야?
나는 그의 의미심장한 말에 눈썹을 씰룩이며 앞에 든 음료를 마셨다. 나와 그……. 그러니까, 제이크는 카페에 앉아 대화를 하는 중이다.
"나를 거기서 처음 만났다고 했지. 그럼 가볼까?"
"뭐? 진심인가?"
"응. 가면 뭔가 떠오를 지도 모르잖아."
나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지만, 제이크는 걸리는 것이 있는 듯 쉽게 대답하지 않았다. 그 태도를 보며 내가 그곳에서 좋지 않은 일을 겪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제이크를 설득하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나도 생각하지 못한 말이었다.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더스크우드가 안전해지면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잖아."
"뭐?"
"……나 방금 뭐라고 했어?"
결국 나도 모르는 내가 한 말은 나와 제이크를 모두 설득시켰다. 나는 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제이크는 우리가 더스크우드로 가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와 함께 잊힌 내 존재를 찾으러 더스크우드로 떠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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