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와뎅
총 9개의 포스트
https://youtu.be/1a3ptECYNoI?si=cLmdqUAl9cJ2tUbl 그날의 하루를 떠올렸다. 아침부터 바삐 움직이는 인파 속 노란 머리를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가 혀를 차며 피했다. 로비 대리석에 닿는 구두 소리가 요란하게도 느껴졌다. 임원 엘리베이터에 '점검중' 이라는 빨간 글씨가 굳게 박혀 급하게 사원용으로 걸음을 돌리고
성룡은 운명을 믿지 않았다. 낭만을 주절거릴 때마다 생기가 도는 사람들의 속내마저도 멀게 느껴져 본인이 직접 겪고 느낀 것만 믿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성룡이 인생을 살면서 경험하기 어려운 축에 속하는 아주 작은, 티끌만한, 1보다, 0보다도 작은 어떤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가능성에 대하여 여기 아주 맛있어 보이는
[ 카메라 놓는 소리 ] [ 노이즈 낀 소리 ] [ 목 가다듬는 소리, 경쾌한 음악 ] [ 경쾌한 음악, 계속 ] [ 부스럭거리는 소리 ] [ 발소리 ] [ 의자 끄는 소리 ] [ 카메라 앵글 올라가고 ] [ 가디건 차림의 남성 ] [ 크흠, 큼. ] [ 웃는 소리 ] [ 이런걸 왜 하자고 해서... ] [ 기계 소리 ] [ 선명하게 커
사람이 살면서 겪는 이상한 일에는 어느 정도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한 쪽 발목이 자주 꺾인다거나 있지도 않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거나 전날 입은 바지 주머니 속 사탕을 같이 세탁해버린다거나 하는 멍청한 실수를 포함해서 말이다. 도현이 심장 하나를 잃고 하나를 다시 얻었을 때, 아니 그보다 전에. 병원 침대에서 서서히 잠들어가며 그런 생
서율은 그런 아이였다. 과자 하나를 주고 10분 기다리라 하면 그대로 기다렸다가 과자 한 개를 더 받는 아이. 받아쓰기 중에 옆자리 몰래 훔쳐보지 않는 아이. 준비물은 항상 전날 밤 책가방 안에 정돈해서 넣어놓는 아이. 그런데.... "이사님, 먹을 거 앞에 두고 뭔 생각을 그렇게 해요?" 저 놈. 김성룡 앞에서는 자꾸 그게 안 됐다.
차곡차곡 잘 다려진 흰 셔츠 위로 딱 조여 맞는 베스트가 쌓였다. 현관문에 노란색 우산 하나가 잘 걸려있다 툭 투명 우산을 치며 넘어졌다. 성룡이 아이코, 놀라서 현관문을 봤다가 불쾌한 표정으로 젖은 머리를 털며 나오는 규만의 옷차림을 훑었다. 꽤 볼만 한 차림이었다. " 풉. " " 쪼개지 마. " " 미안~ 어휴, 근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네.
김성룡. 1980년 6월 15일생. 김가 집안의 독자. 부모님은 어릴 때 돌아가셨고 아는 친척은 없어 가족이라곤 이 몸뚱아리 하나, 가족같은 광숙이, 경리부 식구 뿐이었는데.. " 니가 내 형이라며. " " 네? " 제가요? 서른 여덟이라는 적지도 않은 나이에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질 않아 눈동자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누가 봐도
좁은 골목 한쪽에 자리 잡은 여인숙, 그 안에 더 좁은 이강두네 집. 구석에서부터 찌든 내가 올라오더니 기어코 자고 있던 강두 코를 찔러 깨울 정도로 지독해졌다. 저린 다리를 구부리며 몸을 일으키고 염치없이 밥을 얻어먹으러 가면 작은 창문 틈으로 먹구름이 온통 뒤덮인 하늘이 보였다. 저러다 비나 안 쏟아지면 다행이지 싶었는데, 집을 나선 강두의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