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막.
──사건의 최후.
시도우 군. 아마네만큼은, 잘 봐줄 것이니 그건 걱정하게 말게. 아무리 이런 나라도, ····지킬 건 지킨다고. 다만 이 방어막은 그리 간단하게 없앨 수가 없어. 이미 알지 않나? 이 기제가 없었으면 진작에 무쿠하라 카즈이라는 인간은 죽음을 맞이했을 걸세. 아무리, 생으로 죗값을 갚아나가려는 그만의 사상이 기본적으로 존재한다고 해도 말이야. 자살보단, 차라리 이렇게라도 인격을 보호하는 편이 낫지 않겠나. 그리고 솔직히 이 편이 더 익숙하기도 하고. 내가 답지 않게 자네 앞에서 그동안 진실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그렇지. 다른 인간들은 내 이러한 모습이 더욱 익숙하고, 편안해할 정도로 널리 퍼져있어. 이후에 최종적으로 용서받아서 이 밀그램을 나간다 하더라도 그 연약한 인간의 무쿠하라 카즈이라면 아마도 본인의 인생을 망쳐서라도, 저지른 짓을 알리고 사람들의 비난 속에서 서서히 침몰하는 편을 선택하겠지. 허나 나는 그 모습을 두고 볼 수가 없거든. 어쩔 수가 없지 않겠니? 결국 사람은 본인을 가장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야. 얄팍한 이기심 말이다. 그래! 본질의 카즈이와 내 차이점은 이것이 핵심이겠지. 이타적이냐, 이기적이냐. 그거 빼곤 어찌 되었건 동일 인물이니까 말이야. 자네······ 가 늘 말했잖아? 본인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난 이번에 그걸 착실하게 지켰을 뿐이야. 그러니 손가락질하지 말게나. (정말로 당신이 본인의 목숨으로 위협하더라도 카즈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만, 차가운 눈빛으로 관찰할 뿐이지.) 거기서 더욱 생명을 위협해버리면 바로 제압할 예정이라네. 아무리 나라도 지키려는 그 생각이 없지는 않거든? 오히려······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내가 생겨난 거니까. 누구보다도 보호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해. 나는 말이야. (한가롭게 담배를 꺼내고는 라이터에 불을 붙여서 피워가고나 있다. 상황은 심각한데도 이 어찌나 여유로운 표정인지!) 답이 늦어져서 미안하구나. 허나, 나도 생각을 나름 좀 하느라고 늦었단다. 아무 생각 없이 자네에게 두서도 없도록 내뱉을 순 없잖나. 아아, 후후후후. (재떨이에 꺼트리고는, 이어서 맥주캔을 꺼내서 마신다.) 안주도 없으니 속을 다 버리는 기분인걸. 뭐라도 챙겨와야 하려나? 아, 시도우 군은 아직 안 갈 예정인지. 뭐···· 더 남아있어도 상관은 없어. 내 원래의 자아는 서둘러 돌아가라고 하긴 했지만, ····지금은 평화로워졌으니 그럴 필요가 전혀 없기도 하고. 아, 자네가 싫으려나? 이런 사람이랑 한자리에 함께하는 것은. 미안하네. 불쾌한 경험을 겪게 해서 말이야. (저 멀리, 울부짖는 다른 자아의 환청이 들려온다! 본인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또 시작이군, 또. 시작이야. 이미── 극의 막은 내렸는데도. 왜 그것을 모를까나.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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