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교환(효리님)
날씨가 아직 쌀쌀하지 않은 어느 밤. 타브는 아스타리온과 한 약속을 위해 잠에 들지 않고 일어났다. 숲에서 좋은 자리를 찾았다며 둘이서만 가고 싶다는 속삭임에 그러자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텐트에서 적당히 챙겨둔 포도주와 치즈, 포도 등을 챙긴 바구니를 들고 아스타리온을 찾았다. 야영지에서 조금 떨어진 바위 위에 아스타리온이 앉아있었다.
"아스타리온, 많이 기다렸어?"
"그렇게 많이 기다리지 않았어, 달링. 이제 가자."
로그의 가벼운 발걸음이 앞서 걷기 시작했다. 타브는 챙긴 짐을 가지고 설레설레 걸었다. 그는 걸어가는 종종 아스타리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가벼운 담소를 나누었다. 고블린 부락에서 있었던 일이나 에메랄드 숲에서 티플링들을 만났을 때. 그때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나 다르게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따위의 말을 나누며 걸었다. 아스타리온은 자신이 상인의 주머니에서 돈을 훔쳐냈을 때 타브의 표정에 관해 낄낄거렸고, 타브는 그때 정말 당황했다며 웃었다. 그들은 행복했다. 한밤중의 밀회처럼 다정한 말을 속삭이지는 않았지만 가볍게 산책하며 추억들을 하나 둘 꺼내두는 그 마음이 무척 따스했다. 그래서였을까, 경관이 좋은 숲 속에 도착하자마자 누가 먼저랄거 없이 서로의 입술을 겹쳤다.
아스타리온의 차가운 입술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감각이 무척 좋았다. 타브는 혀를 얽어오는 차가운 감촉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짧으면서도 긴 입맞춤이 끝났을 때, 타브는 자신이 아스타리온을 사랑스럽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달빛을 등진 아스타리온의 표정을 읽을 수는 없었으나 자신의 얼굴이 그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것을 알게 되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달링, 얼굴이 많이 붉은데? 오늘은 이만 돌아가는게 좋을까?"
아스타리온이 웃으며 놀리듯 물었다. 타브는 손사래를 치며 조금 있다보면 괜찮아질거라 말했고, 아스타리온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보고 얼굴이 달아오른 사람을 보는건 아스타리온에게 익숙한지 아스타리온은 깔깔 웃으며 놀려댔다. 얼굴이 토마토 같다던가, 가져온 포도주를 혼자 다 마신 사람 같다며 웃었다. 타브 또한 그 모습을 보며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 만큼 좋은 일이 없으니까. 둘은 그렇게 꿈같은 밤을 보냈다. 아스타리온은 흐르는 물에 들어가 물을 튀겼고, 타브 또한 그랬다. 다시는 없을 평화로운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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