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스타!

모브1

일반과 미도리 IF

“히어로가 되지 않겠나!”

다짜고짜 그런 말을 들었다.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지나가던 몇몇 학생들의 흘끗거리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것만으로도 얼굴이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눈에 띄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희미하게 인상을 찌푸린 나는 나보다 살짝 낮은 곳에 위치한 남자의 앳된 얼굴과 그의 녹색 넥타이를 살폈다. 그 다음엔 무심코 턱을 당겨 내 넥타이를 확인했다.

나의 넥타이는 1학년을 의미하는 빨간색이다. 그러면 녹색은, 2학년이던가. 학년마다 다른 색상의 넥타이가 각기 가진 의미가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선배에게 입부 권유를 받은 건가? 히어로에? 전대라면 입대라고 하는 게 맞는 걸까. 그런 멍청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유메노사키 학원은 히어로 특화 고등학교가 아니라 아이돌 특화 고등학교다. 아마 이 사람도 아이돌과의 사람이겠지. 약간, 이 아니라 많이 컨셉에 충실한 편인. 그러고보면 전대 컨셉의, 꽤 오랜 전통이 있는 유닛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잘 알고 있는 건 아니고 별로 알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유메노사키의 일반과 학생 중에는 유메노사키 소속의 아이돌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굳이 이 학교를 골라 진학한 학생들도 있었다. 그러니 그들에 대한 정보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건 막기 어려웠다.

학기가 시작하면 아이돌과의 유닛들도 부활동처럼 신입을 모집하는 모양이었다. 그다지 알고 싶지는 않았지만 별수 없이 그들의 생태를 알게 되었다. 이건 들어서 아는 것보다는……. 경험에 가깝다. 키가 큰 탓에 눈에 띄는 모양인지 덕분에 몇 번인가 아이돌과로 오인한 사람들에게 유닛 가입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 그러니까 이런 권유도 히어로를 아이돌로 치환하면 꽤 익숙한 편이긴 했다. 나는 그새 입에 익은 거절의 말로 대답했다.

“나, 일반과인데여…….”

“오, 오오……! 당연히 아이돌과일 줄 알았다!”

잘 알고 있는 반응이었다. 무심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런 사람과 얽혀봐야 좋을 게 없다. 나는 가방을 추스려 메고 다시 발을 옮겼다. 아니, 발을 옮기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온몸으로 내 앞을 막아서는 것이 먼저였다. 동작 하나하나가 시끄러운 사람이었다.

“일반과라도 괜찮다!”

“괜찮을 리가 없잖아…….”

“음? 뭐라고 했나?”

내가 희미하게 투덜대었지만 그는 전혀 못 들은 것처럼 천진한 얼굴을 한 채 고개만 갸웃거렸다. 짜증스러운 한숨이 목 아래에서 끓는 듯 했다.

“원래는 농구부를 권유할 생각이었다만, 어쩌다보니 이렇게 된 거라서 말이다.”

어쩌다보니? 사람을 붙들어 멈춰세운 주제에 대충 지껄이는 데에도 정도가 있다. 어떻게 하면 농구부 입부를 권유하려고 사람을 멈춰세워놓고 냅다 아이돌……. 아니, 아이돌도 아니었지. 누가 이런 상황에 히어로 권유를 한단 말인가. 나의 어이없는 심정이 얼굴에 드러났을 법도 하건만, 남자는 여전히 티 없이 맑은 얼굴로 내게 물었다.

“그래서 말인데.”

그건 히어로를 권유했던 남자가 하는 것치고는 굉장히 맥없는 화제전환이었다.

“농구를 해볼 생각은 없나?”

“없는데요.”

그리고 나는 즉답에 거절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운동부에 입부할 생각 같은 건 없었고 집안일 덕택에 이래저래 손에 익은 원예부 따위를 생각하고 있었던 내게는 거절만이 정해져 있었다. 애초에 나는 농구의 룰도 전혀 모른다. 농구 같은 걸 시도할 리가.

그리하여 내가 농구부에 입부한지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이야기의 앞뒤가 안 맞는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대체 왜 강당에서 빨간 유니폼을 입고 단단한 농구공이나 끌어안고 있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내게 히어로가 되기를 권유했고 나를 농구부로 끌어들인 그 이상한 남자는 모리사와 치아키라는 이름의 아이돌과 3학년 학생이었다. 지킨다는 한자를 써서 모리사와라던가. 이름에서부터 히어로의 자질이 보인다. 그런 사람이 히어로가 아니라 히어로 컨셉의 아이돌을 하고 있다는 점이 웃지 못할 농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세계에는 세계를 장악하려 드는 초능력자도 없고 지구를 침략하려는 외계인도 없다. 히어로가 활약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모리사와 치아키도 히어로가 아니라 전대시리즈의 빨간 수트를 입는 아이돌이 되기를 꿈꾸는 것이겠지. 현실에 순응해버린 히어로 지망생. 어쩐지 풍자적인 느낌을 주는 문구다.

그에 대한 생각을 마무리짓지 못한 나는 가만히 농구공을 안은 팔에 힘을 주며 농구공과 운동화가 엉키는 바닥만 바라보았다. 아이돌 학교의 농구부란 대단한 부활동이 아니었다. 농구부 활동보다는 농구 놀이에 가깝다. 연습 중에도 유니폼을 입었고 언제는 지역 신문에서 취재를 오기도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년에도 몇 번 왔다는 모양이다. 확실히 아이돌과 학생들의 유니폼 차림은 괜찮은 화보가 됐다. 그제야 한 번 더 실감했다. 이건 보여지기 위한 부활동이다.

보여지기 위한 삶이란 건 어떤 것일까. 나는 나의 삶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되레 숨기고 싶었다. 그러니까, 그들이 유메노사키의 이름이 박힌 붉은 유니폼을 입고 강당을 뛰어다니는 중에도 나는 유니폼의 앞면이 다 가려지도록 농구공을 품에 끌어안고 구석의 그늘에 숨어 보궐을 흉내낼 뿐이다.

나무로 된 마루가 경쾌한 소음을 울렸다. 심장고동에 박차를 가하는 리듬은 꼭 타악기의 그것을 닮았다. 쿵쾅대는 심장에 바닥에 고정했을 것이 분명한 시선이 저도 모르게 구른다. 그는, 빨간 수트를 동경하는 사람답게 빨간 무늬가 선명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나는 아레나에 갇힌 황소처럼 그 빨간색을 눈으로 쫓는다. 한숨이 목 바로 아래까지 맺히는 듯 했다. 묵직한 숨에 속이 얹혔다.

그건 마음의 무게였다. 이미 커져버린 마음이 나의 숨통을 막았고 급기야는 심장을 눌렀다. 나는 모리사와 치아키를 사랑한다. 아침이 되면 해가 떠오르고 밤이 되면 해가 지는 것처럼 당연한 수순이었다. 모리사와 치아키를 아는 인간이라면 자연히 모리사와 치아키를 사랑하게 된다. 누구든 그럴 것이다. 누구도 모리사와 치아키를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한 번도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도, 사랑에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아니. 아니다. 아마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랑은 차올랐을 것이다. 차오르는 물에 옷자락의 가장 밑단부터 젖어들듯 천천히, 나는 모리사와 치아키를 향한 사랑에 잠기고 만 것이리라.

나는 당신을 좋아한다. 하지만 당신에겐 나보다 중요한 것들이 수없이 많으니까. 어떤 그룹의 리더라는 건 그런 것이다. 중요한 것들이 많고 그 중요한 것들을 이끌어갈 책임이 필요하다.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에 가장 많이 써야만 했다.

그러면 우선 순위를 정해야만 한다. 모두를 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선택의 기로에 서면 당신도 당신의 첫 번째를 선택하게 되겠지. 아무리 모리사와 치아키라도. 그 초인적인 남자라도. 모두를 구하고 싶어하는 히어로라도.

내가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에 불현듯 화가 치밀어 오르곤 했다. 당신이 선택해야만 할 당위가 내게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한심하고 초라하게 만들었다. 잠못드는 밤이면 어느새 솟구친 눈물에 눈이 퉁퉁 부을 때까지 울어버리기도 했다. 그건 이를테면 사랑의 열병이었다. 해소되지 않는 열덩어리가 항상 내 숨통을 틀어막고 있었다.

나는 결코, 당신의 첫 번째가 될 수 없다.

“타카밍은 관심 없어?”

타카밍. 그 꺼림칙할 정도로 귀여운 애칭이 나를 칭하고 있다는 것은 불리고 난 다음에도 한참 뒤에야 겨우 눈치챘다. 거리감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어색하게 시선을 향했다. 그러면 역시 악의없는 커다란 눈동자를 마주하게 됐다. 나와 시선을 맞춘 그는 발톱을 세운 짐승에게 호의를 보이는 것처럼 느리게 눈을 깜박였다.

아케호시, 선배다. 그와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눠 본 경험이 없었으니 그런 호칭으로 불리는 것 또한 익숙할 리 없었다. 이 사람, 나 같은 건 완전히 관심 밖이라고 생각했고.

아니. 아마 실제로도 관심 밖이었을 것이다. 그와 몇 안 되는 대화를 했던 것도 모리사와 선배가 함께 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만약 내게 일말의 관심이나마 갖고 있었다면 그건 모리사와 치아키가 내게 관심을 보였기 때문일 테다.

“아~ 역시 관심 없는건가.”

제멋대로 결론을 내려고 하기에 나는 뒤늦게 아케호시 선배의 물음을 되짚었다. 그러고도 가만히 눈만 깜박였다. 그 물음에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져있었다.

“……어디에요?”

그리고 이내는 그렇게 되물었다.

“으응. 타카밍, 치쨩 선배한테 꽤 사랑받고 있잖아.”

돌아온 말로는 전혀 대답이 되지 않는다. 아케호시 선배의 의도를 도통 읽을 수가 없어서 나는 성의없이 대꾸했다.

“아, 네…….”

그렇다고 그의 말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틀린 말도 아니었다. 아케호시 선배의 말이 맞다. 모리사와 치아키는 나를 사랑한다. 유난히 과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인정한다. 나는 유성대가 아니다. 하물며 아이돌과의 학생조차 아닌, 일반과의 학생이다. 그가 날 사랑해줄 이유 같은 건 어디에도 없는데도 그는 나를 사랑해주었다.

그건 내게 있어 결코 기뻐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 모리사와 치아키의 사랑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리사와 치아키의 사랑은 태양의 그것과는 다르다. 누군가 볕을 먼저 취하면 그보다 아래의 다른 누구는 볕이 들지 않는 그늘 아래에 서게 되는 평등하고 냉정한 구조의 사랑과는 달랐다. 그의 사랑은 도리어 흐르는 물과 같은 성질을 가진다. 물은 가장 낮은 곳에 도달해 밑바닥에 스미고 구덩이에 차올라 웅덩이가 된다.

그래서 모리사와 치아키는 나를 신경쓰고 말았을 것이다. 농구에도 뜻이 없고 아이돌조차 아닌 나에게까지 그의 사랑은 흘러들었을 것이다. 내 마음이, 가장 밑바닥까지 도망쳐 숨었을 것이 분명한 나의 마음이 모리사와 치아키로 가득 차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에야 비로소 그가 지닌 성질을 알았다.

모리사와 치아키에게는 가장 자연스러울 사랑의 흐름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모두를 향하는 것이 분명한 박애가 나를 모리사와 치아키로 가득차게 만들었단 말이다.

“무대 정도는 보러가주는 게 예의 아니야?”

그건 돌아왔음에도 확실한 직구였다. 나는 금방 대답하지 못하고 입술만 어물대었다. 하지만 아케호시 선배는 그런 내게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았다.

“어? 사리~!”

내 등 뒤로 지나가는 이사라 선배를 발견하고 달려가버린 것이다. 그건 마치 처음부터 내 대답을 바란 적 없는 사람의 행동 같았다.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게 되었지만 대답은 정해져있었다. 나는 그가 나를 기다려줬어도 어떤 말로도 대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에도 아케호시 선배의 말이 맞았다. 맞는 말이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거다. 꼭 모리사와 치아키와 타카미네 미도리의 관계쯤 되지 않아도 같은 부활동에 속한 선배의 무대 정도는 보러갈 수 있는 거다. 그게 예의다. 그게 아무리 예의의 기준이 엇나간 아케호시 선배의 말이었다고 해도.

하지만. 하지만 모리사와 선배는 저의 무대에 나를 초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굳이 가지 않아도 괜찮았다. 졸업도 하기 전부터 이미 이름을 알린 수많은 슈퍼스타들의 무대로 유메노사키 학원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떠도 나만은 마음 편하게 하교를 했다. 모리사와 치아키가 유성대의 센터에서 그 큰 목소리로 불러댈 노래를 나는 모른다. 관심이 없었다. 그를 기어코 사랑하게 되고 만 지금도 여전히 모리사와 치아키의 무대는……. 보고 싶지 않다.

분명 그랬는데. 어째서 아케호시 선배의 말에는 이토록 자연스러운 반발심을 갖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아케호시 선배가 던진 불씨는 바싹 말라붙은 나의 심장을 장작삼아 바짝 타올랐다. 나는 곧바로 유성대가 오르는 공연의 티켓을 구했다. 오늘자의 공연이었다. 시간대를 보니 수업이 전부 끝나고 약간의 유예를 가진 뒤에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적당히 카페테리아며 농구코트를 전전했다.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면 전전할 필요도 없었을 테지만 잡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카페테리아는 공연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가득했고 농구부 활동이 분명 오프였을 농구코트에는 농구부원들이 몇몇 무리지어 있었다.

그들도 공연을 기다리는 것이 확실했다. 하지만 어쩐지 그 사이에 끼어있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오프인걸 깜박했다고 대충 변명하고 도망치듯 부실에서 나왔다. 그들은 모리사와 선배에게 초대를 받았을까? 언뜻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다. 모리사와 선배는 나를 초대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그걸 편하게 여겼던 주제에 이제와서 질투한다면 그것도 우스운 일이 될 테지.

나는 결국 교실의 내 자리에 앉아 공연의 시작을 기다렸다. 아이돌과의 큰 행사가 있는 날에는 하교하는 학생이 도리어 드물다. 그 사이에서 쌩한 발걸음으로 하교하는 학생 중 하나가 나였으니 아케호시 선배의 눈엣가시가 된 것도 별수 없었겠거니 싶었다.

공연은 시간에 맞춰 시작됐다. 나와 같은 학년의 쌍둥이가 막을 열었다. 한 곡이 끝나면 쉬지도 않고 만담 같은 대화가 이어졌다. 직전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 호흡은 금세 가지런하게 가라앉는다. 그들의 만담은 분명 두 사람의 대화였음에도 자연스럽게 관객을 상정한다. 그건 무대에 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행동이었다.

이어서 무대로 올라오는 아이돌과의 학생들은 다들 그랬다. 무대 체질이라는 게 정말로 있긴 하는 모양이라고, 절대로 무대에 서지 못할 성정을 가진 나는 약간의 경외심마저 품었다.

공연은 최중이었다. 밝고 경쾌한 노래와 함께 모리사와 선배가 무대 위로 뛰어올라왔다. 보폭이 크고 행동이 과장된 탓에 바로 시선이 향했다.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언제나 시선을 끄는 사람이었다. 그가 커다란 목소리로 인사했다. 같은 유성대의 멤버들은, 1학년으로 보이는 얼굴만 절반이 넘는다. 모리사와 선배는 유닛의 리더이자 아이돌과의 선배로서 그들을 이끌어주는 것일까. 농구부에서 나를 이끌어주는 것처럼.

노래는 들었던 적이 없으니 당연히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방 따라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같은 곡조와 가사가 반복되었다. 사비가 돌아오면 모두가 따라불렀다.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혀에 감기는 가사는 나 역시도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모리사와 치아키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었다. 커다란 눈에 크게 웃는 입, 일부러 동작을 크게 하는데도 숨 한 번 흐트러지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 무대 위의 흥분감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러면 무대에 관심이 없고 노래조차 모르던 나조차도 펜라이트를 흔들어 같은 리듬을 만끽하고 싶어진다. 나는 무얼 참는 것처럼 무릎 위에 가지런히 두었던 양손을 억지로 맞잡았다.

그때였다. 모리사와 선배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놀란 듯 동그랗게 나를 향했던 그의 커다란 눈이 방긋 휘어졌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내 주변의 모두가 모리사와 치아키와 아이컨택을 했다고 꺅꺅대며 좋아하기 시작했다.

“아…….”

그의 막연한 팬서비스에 나도 그들과 같은 착각을 한 것이라고 조금 뒤늦게 알았다. 그야 조그만 공연장도 아니다. 외부인도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나는 무대와 꽤 거리가 있는 자리에 앉았다. 무대 위아래의 빛의 편차가 큰 강당에서 멀리 앉은 관객의 얼굴 하나하나가 보일 리 없다. 나는 그저 객석에서 펜라이트를 흔들어 당신의 무대를 빛나게 해줄, 수많은 모브 캐릭터 중 하나였다.

이래서 보고 싶지 않았던 거다. 무대는 높고 객석은 낮다. 명암의 차이가 확연해 당신은 나를 볼 수 없고 나만이 당신을 볼 수 있다. 나만…… 당신을 보고 있다. 언제나 나만이.

그 사실은 내게 지금 당장 강당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마저 들게 했다.  이 상황이 너무나도 쓸쓸하고 비참하게 느껴졌다.

아케호시 스바루는 타고난 스타다. 한 번도 조명 아래에 서본 적이 없는 나와는 달랐다. 무대에 감격하고 무대를 동경한다. 분명 무대 위의 모리사와 치아키를 멋지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로하여금 무대 위의 모리사와 치아키를 보도록 이끈 것이겠지. 아케호시 스바루는 무대 뒤에서 모리사와 치아키를 응원하고 무대 위에 오른 다음에는 반대로 응원받고 또 언젠가는 동등하게 같은 무대에서 서로를 마주보았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아케호시 스바루는 정말로, 무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내가 이런 심정이 될 것을 전혀 몰랐을까. 좋아하는 사람이 나와 결코 같은 세상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버릴 일이라고는 지금까지의 생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걸까.

그럴 것이다. 아케호시 스바루는 음침하고 눅눅한 밑바닥을 가진 나와는 달리 천성부터가 해맑은 위인이다. 별수 없다. 한 번도 빛나본 적 없는 사람의 마음따위, 별이 되도록 타고난 인간이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부럽다. 아케호시 스바루가 부러웠다. 이사라 마오가 부러웠다. 아이돌과의 학생들이 부러웠고 모리사와 치아키와 함께하고 있을 유성대의 1학년 신입생들이 부러웠다. 앞으로 아이돌로서의 모리사와 치아키가 만나게 될 수많은 사람들이 부러웠다. 가능하다면 나도, 당신과 함께하고 싶었다.

내가 만약 아이돌과의 학생이었다면. 그래서 아주 만약, 그의 첫 제안이 거듭되고 거듭되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유성대에 속하게 된다면……. 나도 별이 될 수 있었을까요. 당신과 함께할 수 있었을까요. 당신과 나란히 설 수 있었을까요. 그래서 끝내는, 당신을 취할 수 있었을까요.

문득 머릿속을 스친 문장에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토했다. 취하다니. 그건 타카미네 미도리답게 이기적인 발상이었다.

만약 내가 아이돌과의 학생이자 유성대의 멤버였다고 해도 타카미네 미도리라는 사실에만은 변함이 없다. 나는 여전히 한심하고 멍청할 것이며 분에 맞지 않는 욕심을 부릴 것이다. 노력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당신의 상냥함에 기대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게 낫다. 이게 맞다. 나는 무대 아래의 일반과 학생인 채로 무대 위의 당신이 빛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어울린다. 당신을 빛내줄 들러리가 되는 편이 나의 적성에 맞다. 유성대 특유의 밝은 멜로디가 잦아드는 것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물이 가장 먼저 고이는 밑바닥에서 욕심을 부려봐야 하늘의 별을 독점할 방법은 없다.

공연은 꽤 길었다. 후반부에도 모리사와 선배가 나오리란 건 팸플릿을 본 덕분에 알고 있었지만 나는 막간을 틈타 공연장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영 즐겁지가 않았다. 애초부터 즐겁기를 바라고 온 것도 아니기는 했지만.

강당을 벗어나고 보니 바깥은 꽤 한적했다. 그야, 공연은 최중이다. 아마 모리사와 선배의 무대만 아니었다면 나도 중간에 자리를 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야 태생이 한심해서, 털고 일어나는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타카미네!”

그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몸이 돌아갔다. 나를 향해 환하게 웃는 얼굴이 여느 때 이상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런 시간에 본 일이 드문 탓일까. 어둑해진 그늘에서 모리사와 선배만 홀로 빛나는 것 같았다. 멍하니 그의 얼굴을 확인하려니, 거리가 훅 줄어들었다.

“앗, 으아……!”

나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하자마자 나를 향해 달려온 모리사와 선배가 양팔을 벌리고 나에게 뛰어든 것이다. 얼마나 깊이 끌어안던지 뜨겁게 달아오른 뺨이 귓가에 닿을 정도였다. 그 순간 불이 옮겨붙은 것처럼 귓바퀴가 뜨거워졌다. 모리사와 선배는 나를 끌어안았던 팔을 내려 내 손을 꽉 움켜쥐고 나와 얼굴을 마주했다.

“보러와준 건가?”

내 손을 맞잡은 손바닥이 축축하고 뜨거웠다. 인간의 피부라는 게, 이렇게 엉겨붙는 소재로 이루어져 있었던가. 살갗이 서로 빈틈없이 밀착하는 감각에 당황한 나는 필사적으로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나의 몸짓을 알아챈 건지 모리사와 선배가 화들짝 놀라 나를 놓아주었다.

“음! 미안하구나. 공연을 하고 나면 영 가라앉지를 않아서…….”

어울리지 않게 부끄러워하는 기색으로 모리사와 선배가 말했다. 벅차오르는 열기를 띈 양 뺨이 사과처럼 발갛게 물들어있었다. 그걸 사랑스럽게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렇게 느껴버렸다는 사실에 겉잡을 수 없이 우울해졌다.

“왜 여기 있는 거예요. 아직 끝나지도 않았잖아여.”

그래서 애써 투덜대기나 했다. 모리사와 선배는 여전히 흥분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외쳤다.

“무대 위에서 타카미네가 보여서 말이다! 음, 네가 밖으로 나가기에……. 너와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했던 건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고도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주시하고 있었던 것일까. 저도 모르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억지로 잡아내리며 나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

“……보러 오라고 하지 그랬어요.”

어쩐지 자신감이 생겨 중얼거리듯 속삭였다. 그러자 모리사와 선배가 허를 찔린 것처럼 눈을 굴렸다. 이내는 제 뒷목을 매만지며 시선을 피하는 것이 뻔히 보였다.

“그, 타카미네는 이런 일엔 관심이 없을 것 같아서 말이다.”

사실이다. 하지만 나도 모리사와 치아키에게는 관심이 있었다. 그러니까 아케호시 선배가 그런 말을 했을 때, 차마 무시할 수 없었던 거다.

“하지만 내 착각이었다니 기쁘구나! 미안하다. 내 쪽에서 먼저 초대했어야 했는데. 타카미네가 봐준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힘이 났는지 모른다!”

쏟아져나오는 진득한 애정과 감출 생각 없는 기쁨은, 내가 받아내기에는 너무 묵직한 감정이었다. 어쩐지 한숨이 그득그득 차올라서, 나는 시선을 돌리며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조심스럽게 운을 뗀 모리사와 선배가 시선을 슬쩍 위로 하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커다란 눈이 더욱 크게 보인다. 묘하게 애교스러운 표정에 순간 숨을 삼켰다. 아마 그럴 의도는 없었겠지만. 아니, 그럴 의도가 없을 것이 분명해서 되레 당황스러운 거다. 모리사와 선배는 답잖게 머뭇대기까지 하며 물었다.

“가는 건가?”

나는 눈을 굴려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네에. 집안일도 도와야 하고.”

덧붙인 말은 변명이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이면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을 거다. 아마 정리도 다 마친 다음이겠지. 사정을 모르는 모리사와 선배는 내 변명에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그렇구나. 어쩔 수 없지. 타카미네는 성실하니까.”

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주제에 그런 소리를 한다. 나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모리사와 선배가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모리사와 치아키는 거짓말에 서툴다. 솔직한 사람이다. 모든 표정과 행동이, 그리고 감정마저도 전부 진심을 담아 부딪쳐온다. 전심전력으로 나를 붙잡고 있다. 가지 말라고. 좀 더 있어달라고. 제 무대를, 봐달라고.

그 즈음에서 어쩐지 온 몸이 말단부터 식는다. 어쩐지 차가워진 손끝을 서로 맞잡으며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건 모리사와 치아키로부터 나를 분리하기 위한 행위였다.

“그러면 가볼게요.”

“그래. 조심해서……. 헉, 타카미네!”

인사하려던 모리사와 선배가 냉큼 한 걸음을 좁혔다. 나는 흠칫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모리사와 선배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몸을 들이밀며 물었다.

“밤길은 괜찮겠나?”

“네, 뭐.”

괜찮지 않다. 괜찮을 리가 없다. 밤길은 무섭다. 혼자 돌아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모리사와 선배가 내게 신경쓰는 게 싫었다. 나는 한 번도 모리사와 치아키의 호의를 흔쾌히 여긴 적이 없었다. 나는 이번에도 모리사와 치아키를 밀어내는 선택을 했다. 모리사와 선배는 머쓱한 듯 제 뺨을 긁적였다.

“그, 그렇구나. 같이 돌아가면 좋을 텐데 말이다.”

“……뭔 소리예요.”

이 사람도 오늘은 어쩐지 이상하다. 원래도 이상하긴 했지만, 오늘은 어쩐지 다른 느낌으로 이상하다. 말한다면 이상하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해야할까. 그 이상할 정도의 활달함이 평소보다 덜하다. 어쩐지 어색해진 공기에 입술을 비죽이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공연이 남아있잖아요.”

“그건 그렇다만…….”

모리사와 선배는 말이 없어졌다. 그 목소리 큰 사람과 함께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침묵이 나를 되레 옭아맸다. 나는 침묵을 깰 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이지 못했다. 결국 언제든, 침묵을 깨트리는 건 모리사와 선배 쪽이었다. 모리사와 선배가 말했다.

“음……. 네가 아이돌과의 학생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 말에 눈 앞이 점멸하는 것만 같았다.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말한 모리사와 선배는 어색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뻔히 알았다. 함께하고 싶었을까. 나를 당신의 곁에 설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겠지. 나를, 빛나는 별로 만들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처음 만난 날을 떠올린다. 당신은 내게 히어로가 되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 대답은 지금에 와서도 바뀔 수 없다.

당신의 다정함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니까, 그 가정이 더욱 슬펐다. 내가 아이돌과의 학생이었다면. 만약 다른 시작을 했다면. 그건 나도 몇 번이나 해왔던 가정이었다. 감정이 벅찰 정도로 차올라서, 나는 저도 모르게 목을 울렸다.

“나는 필요 없나요?”

“어?”

모리사와 선배가 멍청한 소리를 내었다. 나를 바라보는 눈이 평소 이상으로 커다랗다. 달리던 말이 고삐를 잡는다고 바로 멈출 수는 없는 것처럼, 나의 말도 멈추지 않고 뛰쳐나갔다.

“아이돌과가 아닌 일반과의 타카미네 미도리는, 당신에겐 역시 필요 없는 건가요?”

커다란 눈에 스치는 낭패의 빛을 확실하게 보았다. 모리사와 선배가 내 의도를 알았는지 제 입을 틀어막았다.

실수였다. 모리사와 치아키의 실수가 아니라 바로 나의, 타카미네 미도리의 실수였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서서는 안됐다. 목을 울려서는 안 되었다. 수많은 감정을 억눌러 목 아래로 삼켰어야 했다. 분명한 실수였는데도 나는 차마 그 말을 번복할 수가 없었다. 그건 가장 날것의 진심이었으니까.

애초에 그런 기준을 토대로 말한다면, 모리사와 선배에게 나 같은 게 필요할 리가 없었다. 애초에 우리의 관계는 모리사와 치아키의 호의와 배려 위에 겨우 만들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모리사와 선배는 당황섞인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말을 번복하려 하는 건 한심하고 자존심만 강한 내가 아니었다. 상냥하고 다정한 모리사와 치아키 쪽이었다.

“……타카미네, 그런 게 아니다. 나는…….”

그렇게 입을 열고도 모리사와 치아키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역시,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이겠거니 싶었다. 나는 이어지지 않을 그의 말을 기다리거나 내 말을 번복하는 대신 일부러 소리내어 한숨을 토했다. 그와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제스쳐였다. 나는 끝내 몸을 돌렸다. 모리사와 선배에게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괜히 왔다. 무대를 본 순간부터 이렇게 될 것은 정해져 있었다.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나는 다정한 당신을 향해 냉정한 말을 내뱉고 말았을 것이다. 비뚤어진 애정과 질척한 열등감이 섞여 부글부글 끓어올라 그를 공격한다.

수많은 사죄의 말들은 목 아래에서 막혔다. 곤란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신경쓰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더 이상 내게 당신의 마음을 쓰지 말아요. 나는 당신이 원하는 걸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미안해요, 미안해요.

하지만 나를 멈춰세우는 미약한 인력에 나는 문득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모리사와 치아키의 얼굴이 어쩐지 흐릿하게 보였다. 무심코 눈을 깜박이자 희뿌연 세계가 녹아내리는 것처럼 걷혔다. 가득 고여있던 따뜻한 물방울이 뺨을 타고 흘려내렸다. 아, 이렇게 바보 같이 울어버린다. 나는 눈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고개를 떨어트렸다. 고여있던 눈물이 후두둑, 허공으로 흩어졌다.

모리사와 선배에게 손목이 붙들려있었다. 뿌리치려면 충분히 뿌리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던 건 그의 손길이 나의 거절을 상정하고 있는 것처럼 여렸던 탓이었다. 그건 그 열렬하고 다정한 모리사와 치아키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인 접촉이었다.

내 얼굴을 확인한 모리사와 선배는 흠칫 어깨를 움츠렸다. 아마 내가 울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거겠지.

차라리 당신이 나를 전혀 보고 있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나만이 당신을 보고 있는 것이라면. 나는 좀 더 간단하게 나의 마음을 사를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신이 물을 준 까닭에 깊이 뿌리내리고 만 감정을 파내고 너덜너덜해진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며 없던 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날 봐주니까. 언제나 나를 발견해주니까. 그러니까 어줍잖은 기대조차 꺾지 못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가 동등하게 설 수 있을 거라고. 그런 착각을 하고 마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랬다. 나의 사랑은. 타카미네 미도리의 사랑은 무엇 하나 타카미네 미도리 자신의 의지로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모리사와 치아키와의 첫 순간을 떠올렸다. 이 사랑은, 모리사와 치아키로부터 시작됐다. 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이런 거 그만둬요.”

“타카미네.”

나는 기어코 모리사와 선배의 손을 떨어내었다. 처음부터 희미했던 인력은 더 이상 내게 머무르지 않았다. 맥없이 떨어진 손 끝이 반동을 얻어 가볍게 흔들렸다.

“돌아가요.”

나는 쐐기를 박듯 속삭였다.

“공연, 마저 해야죠.”

모리사와 선배의 시선이 흔들렸다. 그리고 모리사와 선배가 등진 강당으로부터 커다란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짧은 뒷머리를 잡아끄는 것 같은 타이밍이었다. 계속해서 눈물이 차오르는 뿌연 시야에서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고민하는 것이 분명한 태도에 어쩐지 웃음이 나왔다.

나는 당신을 잘 알고 있다. 이 순간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정도는 나도 안다. 모리사와 치아키는 결코 타카미네 미도리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모브 캐릭터이고 모리사와 치아키는 무대 위의 히어로니까. 원래 히어로는 다수를 구하는 존재다. 단 한명을 위한 히어로 같은 건 없다. 그러니까,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당신은. 모리사와 치아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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