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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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아픈 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이마를 때렸다. “머저리가, ” 은서하의 입에서 드물게도 거친 어휘가 튀어나왔다. 아니, 실상 그의 입이 전보다 자유분방해진 것이야 모두가 아는 일이었지만…… 적어도 세이지는 서하에게 이런 식으로 혼을 나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이어지는 말도 낯설어야만 했을 텐데. “‘네가 하고 싶어서 했다’면 네가 주인공이다.
“네가 틀린 말을 했다고 한 적은 없어.” 그래, 나는 나를 위하는 법을 모른다. 나를 위로하고 있는 게 맞다. 나는 괜찮아야 하니까. 도움이 되지 않는 나는 필요가 없는 것 같냐고? 그래,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으니까. “주변을 보라고? 주변의 뭘? 내가 조금만 표정을 굳히고 있어도 적게는 서넛, 많게는 열 명은 달려와서 내가
* 누나를 잃은 세이지의 심정을 깊이 파고드는 내용입니다. ‘가까운 이의 상실’에 민감하신 분은 열람을 재고해 주세요. (묘사 완화: https://glph.to/hhegty) ‘판테온’에서 내린 이후, 세이지는 대외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했다. 운신이 비교적 자유로워진 만큼 동기들을 더 잘 들여다보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레이니르 마그누손의의
2029년 8월, ‘로스트 카노푸스’. 2029년 10월, 본격적인 대외 활동 시작. 졸업 직후 ‘라비린스의 통로’에 소속되어 2030년 2월, ‘판테온’의 초기 멤버로서 승선. 같은 해 12월, ‘사라예보 게이트’ 현장에 파견. 2032년 8월, ‘로스트 카노푸스’의 희생자 네 명의 공식 사망 처리. 2032년 12월, 연락이 두절된 카시하라 나오를
"세이지, 날 축복해줘." 딜리에헤가 흔들림 없는 눈으로 말했다. 그 어떤 장황한 설명보다도 단단한 의지가 느껴지는 한 문장이었다. 세이지는 고민했다. 어떤 응원이, 어떤 축복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친구에게 가장 든든한 힘이 될까. 어떤 방법이 가장 이 친구를 기쁘게 할까. 세이지는 새해를 맞이해서, 혹은 어딘가에 여행을 가게 돼서 방문한 신사에서
잠시 복귀한 아카데미에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통로’의 요원이었다. “아메모리!! 아메모리 있어?! 아니, 그러니까 동생 쪽……!” “선배? 무슨 일이세요?” 기억에 있는 얼굴이기에 바로 알아봤다. 아카데미 선배이자 누나인 시이카의 동기 중 한 명으로, 몇 번인가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있다. ‘실습’에 함께 참여하게 되면 늘 자신을 잘 챙겨 주
* 높은 곳에서 떨어질 뻔한 장면이 짧게 묘사됩니다.(추락으로 인해 부상 등의 불상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누, 누나…… 위……위험할 것 같은데, 내려오면…… 안 돼……?” “무슨 소리야, 세이지! 이 정도는 완전 껌이라니까?” 아메모리 세이지는 높디높은 나무 아래에서 누나 시이카가 기세 좋게 나무를 타고 오르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
“세이지, 세상은 아름다운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아.” 그 정도는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된다. 세상은 결코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재난은 차례차례 친구들의 소중한 사람들을 집어삼켰고, 꼭 재난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상처 입히곤 한다. 아메모리 세이지의 힘은 어릴 적 생각했던 것보단 많은 이들의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