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森清慈

3. 늘 그랬듯이

아메모리 세이지

잠시 복귀한 아카데미에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통로’의 요원이었다.

“아메모리!! 아메모리 있어?! 아니, 그러니까 동생 쪽……!”

“선배? 무슨 일이세요?”

기억에 있는 얼굴이기에 바로 알아봤다. 아카데미 선배이자 누나인 시이카의 동기 중 한 명으로, 몇 번인가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있다. ‘실습’에 함께 참여하게 되면 늘 자신을 잘 챙겨 주던 사람이기도 했다. 상대도 목소리를 듣고 이쪽을 돌아보자마자 세이지를 알아본 듯했다. 다만, 다급하게 찾은 것치고는 바로 입을 열지 못한 채 한참을 망설였다.

“……세이지, 아메모리가…… 아니, 내 말은 시이카가…….”

* * *

현장은 늘 예기치 못한 일의 연속이다. 그날의 통로화는 쉬이 제압되지 않았다. 곤란하게도 민간인의 대피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파견된 아리아드네들이 미숙해서라기보다는, 그 공간의 특성 탓이었다. 변이체는 사람들을 둘러싸는 형태로 나타나 도망치도록 놔두지 않았다. 아메모리 시이카는 쐐기풀을 엮어 변이체의 접근을 막고, 열쇠를 보조하며 동료들과 함께 대피를 유도했다.

그리고 ‘게이트’가 나타났다.

저게 뭐야? 통로에서 이런 것도 나와? 겁에 질린 민간인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아메모리 시이카는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결국 누군가가 입에 담고 말았다. 저거, 그거 아니야?

‘사람을 바치면 닫힌다고…….’

“자, 지시를 따라 대피해 주세요! 괜찮습니다! 이곳의 아리아드네들은 모두 경험이 풍부한 숙련자니까요. 저 문에는 가까이 다가가지 마세요!”

시이카는 부러 더 밝은 표정으로 소리 높여 외쳤다. 괜찮아요, 우리가 있잖아요. 여기에 ‘히어로’들이 있습니다. 당신들은 안전해요. 자신감으로 가득 찬 무언의 독려를 담아서. 다행히도 사람들은 조금 진정하고 지시에 따라 주었다.

그러나 모든 일이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다.

변이체들은 도망자들을 끊임없이 쫓아왔다. 핵의 파괴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사람들의 불안은 결국 잦아들지 못하고 폭발했다. 누가 그러지 않았어? 사람을 바치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아메모리 시이카의 몸은 이미 게이트의 코앞으로 날아가 있었다. 시이카는 시선을 조금 돌려 방금 자신이 몸을 던져 구해 낸 사람을 보았다. 게이트에 던져질 뻔한 사람이 놀란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이다, 무사해. 비록 나는 도망치지 못하겠지만…….

“아메모리!!”

자신을 부르는 동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큰일이네. 이거 쟤한테 트라우마 되는 건 아니겠지?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덜 불안해할까. 문득 출발 직전 세이지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게이트 너머로 사라진 사람들이 있었대. 본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그 말의 진위 여부는 모른다. 그 사람들이 ‘살아 있는’ 건지, 본인이 맞기는 맞는지, 무엇 하나 알 길이 없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일말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게이트가 닫히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고민할 시간도, 긴 말을 건넬 시간도 부족했다. 그렇다면.

아메모리 시이카는 활짝 웃었다. 늘 그랬듯이. 그리고 자신감으로 가득한, 활기찬 목소리로 외쳤다.

“미안! 다녀올게!”

그러니까 기다려 줘.

* * *

“시이카가…… ‘게이트’에 삼켜졌어.”

세이지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단 한순간 만에 발밑이 꺼지며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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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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