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소본능 B612 (1)
“ … 제가 스스로를 해하고 싶어할 리가 있겠습니까?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저는 늘 당신 곁에 있으니까. 당신이 그를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눈동자 도르륵 굴리다 다시금 당신을 향해 시선 돌려둡니다.
“그런 당신을 선택한 걸 후회하느냐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당신 곁에 있게 된 건 제 생에 최고의 행운일 겁니다. ”
….
“혼자 남는 것보다는 같이 죽는 게 낫습니다. 당신은 내켜하지 않으실 수도 있겠지만…. 당신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데…, 당신을 해치라는 명령 빼고는.”
제가 당신께 드린 총을 바라보곤 씁쓸한 표정을 짓습니다. 제가 결국 당신을 해하게 만드셨구나….
“근데 방금 저는 당신을 간접적으로 해친 거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총을 내어주면서….”
당신이 저를 한쪽 팔로만 끌어안자 시선을 남은 팔 한쪽에 줍니다. 다친 팔이라 올리기 버거우신가 따위의 생각을 하며….
“… 당신이 원하는 게 정녕 그것 뿐입니까? 제가 당신을 밀어 익사시키는 일…? 저는… 할 수 없습니다…. 제발 저를 아끼신다면 더이상 힘들게 하지 말아주십시오….”
당신이 이 말을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
당신이 몸을 제게로 밀착하자 눈을 꼭 감습니다. 무언가 결심이라도 한듯.
“… 마지막 소원은 들어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웃을 수 있는 건 미친 사람 뿐입니다. 아니, 이미 당신께 미쳤나….”
당신 끌어안은 채로 무게 실습니다. 당신께 닿았을지는 모르겠으나 마지막 보인 표정은 우울하고도 옅은 미소였는가...
에스테반 록 로즈는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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