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 북부대공 류청우x황자 박문대
글리프에 소설체로 길게 쓰다가 백만년 후에나 공개할까 봐 썰로 미리 푸는 로판 청뭉
※죽음 언급 있음
북부대공이었던 류건우. 하는 일이라고는 영지민들 지키기, 가솔들 지키기, 들끓는 마물들을 퇴치하며 제국을 지키기가 전부.
아무튼 반역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만 묵묵히 해왔음에도 열등감 가득한 황제에 의해 처형당함.
분명 기요틴에 서서 목이 잘리는 서늘한 느낌을 고스란히 느꼈음에도 폭신한 침대 위에서 눈을 뜸.
낯선 방 안, 살아있는 자신. 의아함을 꾹 누른 채 몸을 일으켜 주변을 살펴보다가 거울과 거울 속에 비친 낯익지만 제 것이 아닌 사내의 얼굴을 발견함. 흑발에 안경을 쓴 음침한-류건우시점- 얼굴이 아닌, 금발에 꽤나 귀여운 외모를 가진...
"...박문대."
박문대의 얼굴이었음. 류건우는 이 얼굴의 주인을 알고 있었음. 당연함. 이 제국의 막내 황자임.
뒤늦게 시중을 들러 왔던 시녀가 화들짝 놀라며 난리를 쳤고, 안에 류건우의 영혼이 든 박문대는 꽤나 난처해짐. 박문대의 얼굴은 알지만 성격은 모름. 수도에 올 일마저도 잘 없었으며, 박문대는 존재감이 없는 황자이기까지 했음. 어떻게 대해야 박문대처럼 느껴질까 하는 고민이 듦.
일단 무난하게 대했고, 다행스럽게도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시녀에게서 설명을 들어 빠르게 상황 파악을 해냄. 박문대가 낙마 사고를 당하고 18일 내내 의식이 없다가 오늘 내가 깨어나면서 의식을 찾은 것이었고-18일만에 의식을 찾아서는 바로 일어나있으니 시녀가 난리치는 게 당연했음.-
현재는 류건우의 죽음으로부터 3년이 지난 시기라는 것, 북부의 대공가인 류가는 다행히 멸문당하지 않은 채 아주 먼 방계 친척인 류청우라는 사내가 새로운 대공이 된 것, 박문대는 황가에서 존재감 없는 걸 넘어 무시당하던 존재였던 것 정도였음.
류청우가 대공이라... 옛날에 가졌던 만남을 기억하고 있었음.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보며 '커서 대공 저하처럼 되겠습니다!' 하던 꽤나 귀여운 놈이었다고 회상하며 어린 놈이 마물 상대하느라 고생이겠군- 정도로 넘김. 가문이 살아남았다면 된 거지. 금방 만족함.
물론 그 만족은 가문 한정이었음. 억울하게 자신을 죽인 황실에게는 갚아줘야 했음. 박문대가 된 것 또한 그렇게 하라는 일종의 기회라는 생각을 함. 몸의 주인인 박문대 또한 황족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더더욱 거리낄 게 없었음.
그 때부터 대공으로서 쌓았던 실력을 발휘해 차근차근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함. 중립 귀족들과 신전, 신분을 안 보고 실력만 보는 입단 기준 때문에 천대받던 기사단, 심지어 마탑과 정령사, 드래곤까지 다 자신의 세력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함.
문제가 있다면 고위 귀족 중에는 제 세력이 없다는 점. 고민 끝에 유일한 중립 귀족이자 과거의 자신이 이끌었던 류가, 그 수장인 류청우 대공을 만나기로 함. 그렇게 처음 만난 류청우는 자신의 기억과 많이 달랐음. 류건우에서 박문대로 빙의하는 사이 지난 3년, 세력 확장을 하는 2년. 총 5년이 지났으니 컸을 게 당연하지만 류건우보다도 더 커진 류청우를 보니 기분이 이상했음. 예상대로 류청우를 제 세력으로 포섭하는 건 쉽지 않았음. 대대로 대공가는 중립을 지키던 가문이기도 하며, 선대 대공인 류건우의 사례가 있었으니 더 조심하고 경계하는 게 보였음.
때문에 일단 마물이 많고 척박한 영지가 많은 북부에 지원을 해주며 친밀감을 쌓는 것부터 시작함. 덕분에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류청우와 가까워지기 시작함. 그렇게 오랫동안 류청우를 파악한 결과, 박문대는 여러 단서를 얻어냄.
첫째, 류청우는 류건우의 죽음을 잊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황가, 정확히는 류건우 처형에 가담했던 황제와 황태자에게 증오심이 있다는 것. 둘째, 그래서 가담자가 아니면서 황제&황태자와 대립각을 세운 박문대와 친밀해질 수 있었던 것.
마지막 셋째, 류청우의 성격을 봤을 때 류건우였던 과거를 밝혀야 제대로 된 한 세력이 될 수 있겠다는 것. 고민 끝에 모든 전말을 알리기로 했고, 류청우를 찾아감. 어떻게 설명을 해야 보다 더 제대로 납득시킬까 싶어 만나서도 머리를 굴리느라 입이 안 떨어지는 사이, 류청우가 먼저 말을 걸어옴.
"황자 전하. 지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십니까?"
류청우의 곧은 눈빛을 보고 깨달음. 전말을 알리지 않아도 류청우는 이미 자신의 편이 되기로 결심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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