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잊혀진 약속

사이히데

사이러스를 다루는 건 어렵다. 힐데브란트는 말을 듣는가 싶더니, 또 제멋대로 사라진 남자의 자리를 보며 생각했다. 사이러스에게 완벽한 결과를 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돈을 준 만큼의 일은 해줬으면 하는데 영 까다롭다.

“어이, 드 빌!”

그때 밖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창문 틈으로 후크의 해적 중 하나인 걸 확인한 힐데브란트는 문을 열고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드 빌은 어디 있지?” 해적이 험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글쎄요.” 힐데브란트는 사이러스가 또 무슨 사고를 친 건지 짐작이 안 갔다. “저도 못 본 지 이틀은 되었습니다.”

해적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안쪽을 확인하려 들었다. 위협적인 행동에 예의 바르게 굴 필요는 없으므로 힐데브란트는 순식간에 허리춤에서 칼을 빼어 들어 해적의 목을 겨눴다.

“책임지지 못할 행동은 그만두지?” 힐데브란트가 빈정거리며, 칼에 힘을 주었다. 해적의 목에 가는 상처와 함께 핏방울이 맺혔다. 해적은 성질을 부리며 뒤돌아 떠나려 했다.

“사이러스가 무슨 짓을 했습니까?” 힐데브란트가 해적의 뒤로 물었다.

“무슨 짓을 했냐고?” 해적이 분노하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 자식이 대금을 받고 도망쳤다! 내가 선장에게 그놈을 소개했는데, 잡아가지 못하면 내가 판자 위를 걷게 생겼지.”

“오….” 힐데브란트는 혀를 튕겼다. 해적에게 화낸 것이 갑자기 미안하게 느껴졌다. 무례하게 굴 법한 일이 맞았다. “후크 씨와는 제가 얘기하겠습니다. 당신이 영향받는 일 없을 테니, 사이러스는 잊으세요.”

“확실한 거냐?” 해적이 의심스럽게 보았다.

“네, 뭐… 원하시면 사이러스를 한 대 때릴 기회 정도는 드릴게요.” 해적은 그제야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떠났다.

힐데브란트는 한숨을 내쉬고는, 가게 문을 잠그고 나섰다. 사이러스를 찾아야 했다. 이 망할 동거인이 잊은 것이 고작 저 일 하나는 아닐 테니, 문 앞에 사이러스와 문제가 있다면 힐데브란트에게 연락하라는 메시지도 남겨두었다. 잊힌 수많은 약속이 부디, 자신의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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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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