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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모미] 사랑을 알려준 너에게

모미지의 결혼식 꽃은 사귀든 안 사귀든 cp든 아니든 나기가 준비한다 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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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5 모미지의 결혼식 꽃은 사귀든 안 사귀든 cp든 아니든 나기가 준비한다 파입니다. 같은 내용을 약간 변형해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었습니다. 취향인쪽으로 읽어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1. 모미지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는 버전

2. 모미지가 나기랑 결혼하는 버전

1. 모미지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는 버전

나기 군, 나기 군, 하고 상냥히 부르는 목소리에 다급히 눈을 뜬다. "응, 주임, 미안. 나, 잤어? 지금⋯⋯." 서류, 제출할테니까. 잠꼬대에 가까운 말은 끝까지 나오지 못했다. 걱정스레 내려다보는 그를 보고 머릿속에서 말이 사라져버린 탓에. 

"나기 군, 괜찮아? 역시 무리한거지?"

"⋯⋯."

"나, 나기 군? 대답하기도 힘들어? 어떡하지, 사람 불러올게." 흰드레스자락을 잡고 망설임없이 달려나가려는 그 사람의 팔을 얼결에 붙잡는다. 그 모습조차 반짝반짝해서 눈이 핑글핑글 돌아버릴 것 같았다. 희게 드러난 목덜미, 아름답게 땋아올린 머리카락, 머리카락에 꽂혀있는 생화들. 그래, 한송이 한송이 기도를 담아 그를 위해 준비한 꽃이 그곳에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아니, 주임이 너무 아름다워서 머릿속이 새하얘졌어." 걱정하는, 무리하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고집을 부려 맡은 일이었다. '주임에게는 잔뜩 도움받았으니까 이번 일은 꼭 내가 하고싶어. 폐라면 어쩔 수 없지만 허락해준다면 반드시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할테니까.' 과분한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욕심을 부리는 그에게 모미지는 오히려 '나기 군이 맡아준다면 나도 안심이야. 나기 군은 내가 아는 가장 멋진 플로리스트니까.'라며 믿어주었다. 그 한결같은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단 걸, 그 믿음이 주는 힘을 그는 모르겠지.

"아하하, 나기 군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자신감이 생기네. 역시 프로의 손길은 대단하구나 싶어. 정말로 괜찮아? 피곤해보이는데⋯⋯."

"정말 괜찮아. 건강해. 지금 계단으로 열 번 화환을 들고 왕복하래도 할 수 있어요." 말하는 사이에 돌아가지 않던 머리도 돌아가기 시작한다. 웨딩드레스 차림의 주임이 눈 앞에 있다. 결혼식까지는 안된다고 했다며 아직 모미지를 보지 못했다던 말을 떠올린다. 그렇다는 건, 나, 지금, 어? "⋯⋯어떡하지, 주임? 괜찮아? 나, 봐버렸는데 괜찮아? 지금이라도 머리를 때리면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

"아니, 그러지 말아줘⋯⋯. 잊지 않아도 괜찮아! 잊어버리고 싶더라도 다칠만한 행동은 하지 말아줘. 걱정되니까." "하지만, 신랑 씨보다 먼저 봐버렸는데⋯⋯." "나기 군은 친구니까 괜찮아. 스태프분들도 봤고, 가족들도 들렸다 갔으니까." 쓴웃음 지으며 다정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미안한 마음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가 그 사람의 곁으로 갈 때까지, 아니, 이야기를 나누는 이 잠깐을 독점해버리는 것을 눈감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그 이상은 바라지 않을게요, 결혼식이 끝나고 꽃을 잔뜩 선물할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줄래?" 대기실로 들어간 그가 가져온 것은 음료와 쿠키가 든 봉지였다. "괜찮으면 받아줘." "고마워, 이건⋯⋯." 네잎클로버, 모양? "답례품에 들어있는 쿠키. 세트로 따로 줄거지만, 나기 군은 아침부터 바빴으니까 하나 더야. 약소하지만 감사의 특별 선물."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하며 웃는다. 챙겨준 마음이 고마워 아침은 가볍게 먹고 왔지만 감사를 전하고 쿠키를 한 입 베어문다. 부드럽고 상냥한 맛이 났다. "기운 났어?" "응, 기운 났어. 고마워." "다행이다." 미소짓는 얼굴을 물끄러미 본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오늘의 주인공. 

"주임, 지금 행복해?"

"응?" 다소 갑작스러울 그 질문에 모미지가 수줍게 웃는다. "응, 행복해." 그를 이토록 사랑스럽고 반짝이게 만드는 건 아름다운 드레스나 머리를 장식하는 꽃이 아니라 그 마음이겠지. 그 사실이 조금은 쓸쓸하지만.

사랑(愛)을 알려준 너에게

그 사실이 아프거나 괴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감사와 기도를 담은 꽃들로 그의 행복한 날의 한켠을 장식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 "다행이다, 주임. ⋯⋯꼭 행복해져." 네가 알려준 처음들이 내 일부가 되어 강하게 만들어준걸까. 마음 속의 호수는 온화하고 잔잔해서, 그곳에 비친 자신은 분명 미소짓고 있었다.

"슈고하셨어요, 나기 샹. 결혼식은 잘 다녀오셨어요?"

"응, 멋진 결혼식이었어."

완벽한 결혼식이었다. 아름다운 신랑신부의 행복한 미소를 떠올리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두 사람이 언제나 행복하기를 바라며 받은 물건을 정리한다. 티세트는 찬장에, 꿀은 서랍에, 쿠키는 냉동고에. 답례품 봉투에 들어있던 쿠키는 별모양이 귀여웠다.

2. 모미지가 나기랑 결혼하는 버전

나기 군, 나기 군, 하고 상냥히 부르는 목소리에 다급히 눈을 뜬다. "응, 주임, 미안. 나, 잤어? 지금⋯⋯." 서류, 제출할테니까. 잠꼬대에 가까운 말은 끝까지 나오지 못했다. 걱정스레 내려다보는 그를 보고 머릿속에서 말이 사라져버린 탓에. 

"나기 군, 괜찮아? 역시 무리한거지?"

"⋯⋯."

"나, 나기 군? 대답하기도 힘들어? 어떡하지, 사람 불러올게." 흰드레스자락을 잡고 망설임없이 달려나가려는 그 사람의 팔을 얼결에 붙잡는다. 그 모습조차 반짝반짝해서 눈이 핑글핑글 돌아버릴 것 같았다. 희게 드러난 목덜미, 아름답게 땋아올린 머리카락, 머리카락에 꽂혀있는 생화들. 그래, 한송이 한송이 기도를 담아 그를 위해 준비한 꽃이 그곳에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아니, 주임이 너무 아름다워서 머릿속이 새하얘졌어." 걱정하는, 무리하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고집을 부려 맡은 일이었다. '모미지 씨를 위한 꽃이잖아. 이번 일은 꼭 내가 하고싶어. 폐라면 어쩔 수 없지만 허락해준다면 반드시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할테니까.' 과분한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욕심을 부리는 그에게 모미지는 오히려 '나기 군이 맡아준다면 나도 안심이야. 나기 군은 내가 아는 가장 멋진 플로리스트니까.'라며 믿어주었다. 그 한결같은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단 걸, 그 믿음이 주는 힘을 그는 모르겠지.

"아하하, 나기 군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쑥스럽네. 역시 프로의 손길은 대단하구나 싶어. 정말로 괜찮아? 주임이라니. 옛날 생각나서 조금 그립지만, 피곤한 거 아냐?"

"정말 괜찮아. 건강해. 그냥 기대되어서 조금, 잠을 설쳐서. 잘 기억 안 나지만 꿈을 꿨던 것 같아. 지금 계단으로 열 번 화환을 들고 왕복하래도 할 수 있어요." 말하는 사이에 돌아가지 않던 머리도 돌아가기 시작한다. 웨딩드레스 차림의 주임이 눈 앞에 있다. 결혼식까지는 기다리세요, 라던 스태프들의 말을 떠올린다. 그렇다는 건, 나, 지금, 어? "⋯⋯어떡하지, 모미지 씨? 괜찮아? 나, 봐버렸는데 괜찮아? 지금이라도 머리를 때리면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

"아니, 그러지 말아줘⋯⋯. 잊지 않아도 괜찮아! 잊어버리고 싶더라도 다칠만한 행동은 하지 말아줘. 걱정되니까." "하지만, 식 전에 봐버렸는데⋯⋯." "괜찮아. 나기 군이랑 만나고 싶었는걸, 기뻐." 수줍게 덧붙인 말에 벅차오르는 이 마음을 어떻게 전하면 네게 닿을까. 서툴게 전하더라도 분명 그는 나기의 모든 감정을 받아줄테지만 안타까운 기분이 되어 손을 잡는다. 이렇게 하면 마음이 전해지기라도 할 것처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오늘의 주인공. 

"나도, 만나고 싶었어. 모미지 씨의 웨딩드레스 차림을 보고싶었어. 직접 꽃을 꽂아주고 싶었어. 물론 프로 분들이 잘 해주실거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모미지 씨에게 가장 먼저 꽃을 주고 싶었어. 식장의 꽃들도 내가 다 준비하고 싶었는데, 어쩌지, 지금부터라도⋯⋯."

"안 돼. 신랑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행복한 신부는 될 수 없는 걸. 나도 조금 아쉽지만, 오늘은 나기 군의 특별한 꽃다발을 받을 수 있으니까." 부케, 잘 부탁할게, 라고 말하며 그는 부토니아 옆에 네잎클로버 브로치를 달아주었다.

사랑(愛)을 알려준 너에게

"⋯⋯모미지 씨, 지금 행복해?"

"응, 무척. 나기 군은?"

"나도 행복해. 아마 지금이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것 같아. 어떡하지, 입장하다가 발에 걸려 넘어지면."

"괜찮아, 그럼 내가 잡아줄테니까."

하얀 웨딩드레스, 머리를 장식한 꽃, 네가 안아들 꽃다발.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너의 손을 잡고 함께 버진로드를 걷는 날. 세상이 반짝반짝 아름다운데 발밑은 단단하다. 조금쯤 비틀거리더라도 분명 네가 내 손을 잡아줄테니까. 네가 알려준 처음들이 내 일부가 되어 강하게 만들어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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