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날
이나바 고우×사자나미 하유마
인간은 늘 삶의 한계선상에 위태롭게 서있다. 한순간의 찰나를 위해 살아가는 인간이지만 너는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너는 내 곁에 오래 남아주길 바란다. 그것이 나의 욕심이라도.
“또 이상한 생각하고 있지?”
꿰뚫어 보는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아니다.”
긴 침묵 뒤 짧은 대답으로 말을 이어보며 그의 눈을 바라본다. 돌아오는 눈은 가늘게 뜬 눈.
“너는 너의 거짓말이 꽤나 능숙하겠다고 스스로 생각하겠지만 자기야. 나한텐 아니야.”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고개를 고쳐들고 앞을 바라본다. 저 눈을 계속 바라보면 나의 모든걸 알게될 것 같으니.
“천하에 대한 생각은 아니었겠지. 그것보다 더 어두운 얼굴이었으니, 그럼 나에 대한 생각 이”
“그만.”
“나에 대한 생각이군. 다른 걸 질투했다기엔 내가 혼마루 밖을 안 나갔으니 본니 *아이들(남사들)이 한 말에 동요해서 헛걱정-”
“그만!”
그의 어깨를 두손으로 붙잡고 매섭게 그를 쳐다봤다. 흔들리는 감정없이 올곧게 바라보는 저 눈이 나를 나를..
“이나바. 나의 죽음이 두려운거지? 어제 아이들이 인간의 수명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에 필시 동요를 했겠지.”
따뜻한 손이 나의 얼굴을 우왁스럽게 붙잡고 본인의 얼굴에 밀착시킨다.
“이 눈 동공과 눈 색이 바뀐 이 눈은 신이 무한한 굴레를 주며 준 눈이야. 다른 말로 하면 그 굴레가 벗어날 때까지 나는 죽지 못하고 늙음도 신의 권한이라는 거지. 그러니 나의 수명은 네가 걱정할 것이 아니라는거야.”
단호하고 흔들림이 없는 목소리로 나를 거머쥔다.
“……”
“이 굴레가 끝나는 날에는 어떻게 할거냐고? 당연히 나는 너를 모두를 데리고 함께 떠날거야 혼자는 외로우니 길동무가 많이 필요하거든. 그러니 슬퍼하지마, 그러니 일어나지 않는 일에 너의 감정을 내버리지마. 그런 감정을 품을 시간이 있다면, 나에 대한 감정을 품도록 해.”
너는 날 제련한다. 혼마루에 처음 현현한 날에도 얻지 못한 것을 한탄하던 날에도 너는 늘 나를 제련하며 더욱 단단하고 날카로운 칼로 만들어 비춘다.
“나는…또 무엇을”
떠밀려오는 말을 걸러걸러 말을 뱉는다.
“미안하다.”
“하아. 사과하는 너도 좋긴 한데 말이야.. 그때는 사랑한다고 하는 게 더 로맨틱한 거야. 자기야 따라해봐”
“…못 들은 걸로 하겠다.”
“아하하하하 단호한 너도 좋다니까. 그래그래 이래야 평소에 자기지. 하- 아이들한테도 전해주러 가야지 또 자기처럼 땅굴 파고있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자 그럼 가자.”
손을 내밀고 나는 그런 손을 맞잡는다. 너의 굴레가 여행이 끝난 날 나는 너의 곁에서 이곳을 떠날 것이다. 네가 그렇게 정했으니 나의 의견은 너의 의견이니까.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