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저리로 이리로 빠른 발걸음으로 이리저리 뛰다니길 수시간 어쩌다가 이렇게 달리게 되었나 시작했냐면 경위는 많지만…
“진. 마무리는 내가 할테니 너는 잠시 쉬는게 좋지 않을까? 이 더운날 아침부터 바쁘게 다녔으니까 말이야.”
“그렇지만… 부탁받은건 완벽하게 해야 그래야…”
‘버림받지 않으니까’ 머릿속은 그 생각 뿐이었다. 정부측에서 개인적으로 부탁받은 것 이었고, 만약 완수하지 못할 때에 나의 쓸모가 평가되어 혼마루가, 내가 있을 곳이 사라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 뿐이었다.
“이것만…”
몸이 급격하게 휘청거리며 눈 앞이 점점 흐려졌다 마치 그 날 처럼
‘또 쓰러진것이냐? 쯧 변변치않은 녀석. 이런 놈을 뭣할려 살려두는지.’
‘밥만 축내는 놈.’
‘이 마을의 수치.’
여름은 늘 고역이었다. 더위에 약한것도 이유였으나 겨울에 비해 소비하는 열량이 많아 조금만 걸어도 어지러움이 컸기 때문이다. ‘밥이나 제대로 주고 말하지 망할새끼들. 제대로 하는건 없는 놈에게는 필요 없다는 건가.’ 역시 여름이란 불유쾌한 계절이다. 여러모로.
“--진. -진”
나는 분명 고역인 여름을 죽지못해 챗바퀴처럼 돌리고 있던 나날일텐데, 누군가가 따뜻한 목소리로 다정하게내 이름을 부른다 마치 이 악몽에서 일어나라는 듯. ‘너는 누구일까. 나는-’ ‘나는?’ 머리를 뒤흔드는 감각에 눈을 거진 못뜬 채로 상채를 흔들거리며 일으킨다. ‘나는-’
“진- 천천히 눈을 떠보자.”
낮지만 따뜻한 목소리가진 누군가가 정반대인 손의 온도로 얼굴을 어루만진다. 손이 닿은 부위에서 퍼지듯 시원한 감각에 맞춰눈을 얕게 떠본다.
“걱정했잖니 진, 그러니 내가-”
“여기는-…?”
내 눈앞에 있는 누군가가 나를 살짝 동요하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자신쪽으로 내 몸을 끌어당겨 안아준다.
“악몽을 꿨구나 진. 일어나렴 여기는 네가 일군 장소잖아.”
익숙하다는듯 나를 달래는 너는… ‘진. 마무리는 내가 할테니 너는 잠시 쉬는게 좋지 않을까? 이 더운날 아침부터 바쁘게 다녔으니까 말이야.’
“아.”
모든 기억이 스위치를 킨 것처럼 제 자리로 돌아온다. 나는 부탁받은 것을 하고 있던 중 쓰러졌었던가.
“걱정했-”
“임무는? 마무리가 잘 안되어있다면 지금이라도.”
“지금이라도? 누가 보내준다고는 했니 진?”
가느다란 눈으로 바라보는 너를 바라보며 일어나려 했던 몸을 다시 수구린다.
“마무리는 잘 되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무리를 앞두고 너는 열사병으로 쓰러졌고. 바로 혼마루로 옮겨졌지. 그리고 깨어난 시각은.”
쇼쿠다이키리의 시선이 닿은곳을 따라 보니 수많은 별이 내려앉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진. 늘 말 했잖니. 네가 과거의 가지고 있는 감정은 내가 깔끔하게 베어내주지 못하겠지만 지금 닥쳐오는 불안감은 무엇이든 해결해주겠노라고. 그러니 무리하지마.”
그 말을 들으며 너의 품으로 더 파고 들었다. 더운 여름날 누군가의 품에 파고든다는 것은 상상만으로 싫지만, 네 품이라면 그 어떤 날도 좋다. 너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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