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
그리고 회상
안 보이는가 했기에, 어쩌면 평소답지 않았을, 선물을 처음 받아본 기쁨에 네 시야를 밝혀주고 싶어 썼던 불이
화근(한자) 였던걸까.
뭐가 그리 무서웠기에. 너 또한 그 아이 같은 표정인걸까.
너도 불이 문제인걸까.
(그림)
마을 불타는 거
사람들
본인
아이 표정/피온 표정
피하라고 하면 충분히 피했겠지만, 내가 믿었고 사랑해 머지 않았던 아이와 닮은, 공포에 물들어있던 그 표정이 나도 모르게 행동을 섣불리 할 수 없게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검붉은 물웅덩이가 바닥을 채워 색을 변질시키고 있었으니, 손끝까지 전달되지 않고 끊어져 버리는 힘에 서서히 들고 있기도 힘들어지는 손목만이 시선을 채웠다.
…나는 어째서 가슴이 더 막힌 것 같이 답답하고 욱신거리는 걸까.
(그림)
아이 웃는 모습
자신도 웃는 모습(반 지워짐)
이미 한 번…■■을 가져갔는데
내가 네 ■■을 또 끊어버리면…
(그림)
아이 죽는 모습
네 ■■에도 난 끝까지 널 ■■싶었다. 네가 원치 않았노라 하면 그 또한 감내하고 고통을 끌어안을 생각이었다. 과오를 번복하지 않겠다 다짐했으면서… 넌 그 아이가 아니겠지만…
이번 한 번은 넘어갈까. 그 아이의 몫까지 네가 살아줬으면 하는 내 이기적인 마음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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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불이 무서웠나 보네. 미안-.‘’
그럼에도 난 네가 고통을 안고서라도 살았으면 하는 부질없고 이기적인 생각을 한다. 그토록 혐오하고 부정하던 ■■에게 옮은걸까.
주머니에서 꺼낼 일 없던 물약이 든 병을 꺼내어 뚜껑을 열었다. 아… 손목 불편한데. 고통에서 시선을 돌리지 말라는 건지 빌어먹을 손목이 욱신거렸다. 등가교환이라고 할까. 난 손목을 잃었으니 네 망가진 삶을 내가 가지게 해줘. 끝까지 살아남아서 그 아이의 몫까지 살아, 네가 한 행동을 마주해.
아직은 힘이 들어가는 모양이니 억지로 끌어올린 팔을 네게 뻗어 양 협을 틀어쥐곤 그대로 물약을 입에 털어주었다. 아, 이건 선물. 네 입을 친절히 막아 삼키라는 듯 눈가를 접어 웃음을 그렸다. 네 삶이 얼마나 더 유지될지 시도해 볼까.
(그림)
빈 유리병 바닥에 깨트림
피온 머리 쓰담음
검은 배경- 이번에는 잘못된 선택이 아니게 해줘
■ ■아…
아…아니구나.
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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