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고해
G27 1부 네타 주의


“잘 지내고 계셨습니까?”
그 상냥한 미소를 본 순간, 나는 속절없이 너에게 달려가 너를 껴안을 수 밖에 없었다.
“루사테리온…? 내가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순간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나는 아마 네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처음 보는 새파란 자이언트가 나에게 나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래서 나는 그 치가 나를 대체하는 걸 상상해보았노라고.
이세계에서 온 자가 아닌 본래부터 낙원에 속했던 그 치는 나를 대체할 영웅에 퍽 어울려보였다.
사실, 비슷한 길을 걷는 밀레시안이 셀 수 없이 많이 있으니 그 중 하나가 밀레시안이 아닌 다난 자이언트여도 괜찮을 것 같았다.
본래 이 세계에 속한 자이니, 모리안에게 미움받는 일도 없을 것이고, 너에게 경계를 사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이언트니까 네반이 좀 싫어할 순 있겠지만, 자이언트 밀레시안도 많고 엘프 밀레시안도 많은데 뭐 어떠냐고 생각했다.
세상을 떠돌던 파괴자의 단 하나뿐인 ‘그대’가 그 자여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나 자신이 타닐리엠처럼 되지 않게 어떤 안전장치는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명예를 추구하는 자이니 에레원을 잘 도울 것이다. 그러면 유명해지기 쉬우니까.
비밀 조직인 알반 기사단과 엮이게 하는 것은 걱정이지만, 유능한 그들이 어떻게든 할 것이라고 믿었다.
멀린의 친구 자리는… 내가 영웅이 아니게 된다고 해서 멀린이 나와 절교할 거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그래, 나는 나 자신이 페타크에게 대체당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자이언트에게 꽃을 받고 그 자이언트에게 그날처럼 예쁘게 웃어주는 너를 상상했더니 그것만은 조금 불쾌했다.
99.99%로 대체당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으면서, 그 0.01%의 불쾌감이 내가 아니라고 답하게 만들었다.
너를 싫어하고, 두려워하던 나는 우습게도 너의 미소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 그렇게 답했다.
이 얼마나 추한가.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내 머리카락을 쓸며 걱정을 늘어놓는 네게는 절대로 전할 수 없다.
내가 감히 너를 독점하기를 원했노라고.
“…그냥. 조금. 아주 조금. 톨비쉬가 보고 싶었어.”
- 카테고리
- #2차창작
- 페어
- #BL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