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심한
총 8개의 포스트
순수함은 무엇인가. 단순히 자신의 처녀성을 지킴으로서 순수함이 증명되는가. 순수함의 정의는 잡것의 섞임이 아니하였거늘 사람의 순수함을 무엇으로 증명해야 하는가, 아이는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함에도 아무렇지 않게 남을 해할지도 모르는 것을 품고있으니 순수하지 아니하였으며 그 어떤 교육도 거치지 않은 야생의 인간은 야성을 품어 그렇지 아니하였으니 이또한 아니며
카일 플루토 코카트리스, 고통 속에 숨은 겁쟁이여 망각을 덮어 괴로움을 숨긴 얼빠진 머저리야 그토록 괴로워하기 싫어하면서 어찌하여 더욱 더 괴로운 길로 스스로를 몰아세우느냐. 그 끝의 너에겐 어떠한 안식도 없는 것을, 잠깐의 달콤함에 안정을 느껴 제자리에 멈춰서려고 하는 무지렁이야, 세상에 헤엄치지 않고 살아가는 물고기가 있더냐. 너의 순간순간이 정체되어
세상엔 사람의 지능으로도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것을 네로는 최근들어 알게 되었다. 저택에서 있었던 일? 아니면 자신이 꿈꿔온 환상이 전부 거짓의 믿음이라는 것? 아니 그것도 포함하여 지금 자신의 옆에서 나란히 걷고있는 사람도 이해가 되질 않았다. 갈색머리에 둥그런 눈썹을 가진 선글라스를 유독 좋아하는 괴짜, 렛서를 내려다보며 네로는 이 사람
3월의 바람은 아직도 살을 에는 추위를 품는다. 그저 몸을 실어 불어오는 바람에도 우리의 살갗은 너무나 쉽게 추위에 쓸려간다. 낯선 아침이다, 어젯밤 창문을 조금 열어두고 잔 것이 문제였다,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임에 아직도 내 몸을 죄이는 졸음에 속으로 발버둥을 치며 침대를 벗어났다. 평소와는 다른 하루, 언제나의 아침을 즐기던 루디아에겐 이것이 그리
네로, 네로 알카디아 허무에 기대 맹목적으로 그림자를 바라보던 해바라기. 그러나 요즘 그는 도대체 무어라 지칭해야 하는가, 밤늦게 자신의 집에 돌아온 그는 집필실에 있는 모든 그림을 떼내기 시작했다. 벽을 긁는 것처럼 상자안에 갇힌 어린아이가 살고싶다 발악을 하는것처럼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벽을 긁고 그림을 뜯어내 사정없이 찢었다. 가여운 종이 속 이름없
하늘에 수놓은 별들의 무리 고대 사람들이 별을 이어놓은 자리. 난 그것이 싫었다. 이유는 확고했다 그것이 마땅히 싫은 이유는 다름아닌 나의 아버지였으니까. 별을 보다가 우주를 보았고 우주에서 미지를 보았다 주장하는 아버지, 미지에 빠져 미지를 사랑하고 미지에 모든것을 바치기로 작정한 정신병자. 난 아버지가 싫었다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사랑했던 별들도 싫었
알카디아, 그것은 이름으로 구속된 나의 가장 커다란 흉터. 그 성을 지어준 수녀원의 수녀님은 뜻을 알려주기도 전에 죽어버렸다. 재정난으로 인한 자살이었다, 수녀님의 아이 교육은 그다지 나쁜편이 아니기에 혼자서 벌어먹고 사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글도 쓸 수 있었고 읽을 수도 있었으며 또래보다 체격이 좋은 덕에 의외로 나를 찾는 일거리는 많았다. 많은 일을
나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 생각한 것이 몇개 있었다. 하나는 나의 부모님이며 또 하나는 돈과 다른 하나는 바로 전쟁이었다. 공교롭게도, 아니면 정말 운이 없게도 난 그 세가지 중에서 두가지를 겪게 되었다. 바닥난 잔고와 어딘가의 19살 머저리가 쏜 총에 의해 발발한 전쟁,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몇 미리도 안되는 납덩어리 하나로 전쟁을 일으켰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