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orf

종언묵시록

Redorf

이하,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HD」의 스포일러 주의.

LIST

⁰ 배경 _ 기본 설정

¹ 근간 _ 유년기

² 발단 _ 파멸의 시작

³ 소란 _ 배신자와 배신자

⁴ 협력 _ 적의 적

⁵ 구원 _ 그리고 파멸


⁰ 배경

아레나와 가논돌프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소꿉친구였습니다.

두 사람이 속한 겔드족ゲルド 은 하이랄 남서부의 겔드 사막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도적 일족이에요. 오로지 여성만이 태어나며, 한 세기에 하나씩 태어나는 모든 남성이 즉시 왕으로 추대되는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논돌프도 이에 따라 태어난 순간부터 일족의 지도자가 될 존재로 추종받았습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가논돌프가 가지고 태어난 저주의 존재이겠습니다. 이것은 태고의 마왕 종언자가 남긴 유언으로, 그를 파멸시켰던 두 사람여신의 혈족과 용사의 환생을 영원히 따라가 멸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종언자의 의지가 현대의 가논돌프에게 깃들어, 두 사람의 후손이 다스리는 하이랄 왕국을 정복하려는 욕망의 형태로 발현된 것이에요.

¹ 근간

어린 아레나는 일족 전체가 가논돌프 한 사람에게 거는 무거운 기대를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그가 훗날 왕이 되리라는 이유만으로 또래 아이들과 유리되어 있는 것 또한 달가워하지 않고요. 그래서 차기 족장으로 거론되는 스스로의 위치를 방패 삼아, 가논돌프의 유일한 위안이자 즐거움혹은 친구이 됩니다.

동시에 아레나는 학구열이 넘치는 아이였습니다. 사막 안의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지식욕은 마침내 바깥 세상, 풍요로운 평원 위의 하이랄 왕국의 것까지 넘보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갈망합니다. 한낱 도적의 삶에서 벗어나, 바깥 세상과 교류하며 찾아올 평화를요.

² 발단

십대 후반, 성년을 목전에 둔 어느 늦여름, 두 사람이 일족의 지도자로 추대되기 직전. 아레나는 가논돌프에게 오랫동안 꿈꾸던 바를 말해 줍니다. 약탈로 근근이 먹고사는 일개 도적단으로 남지 말고, 바깥과 정당하게 교류하며 공존하자고. 척박한 사막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그렇지만 아레나의 열망은 가논돌프에게 깃들어 있는 종언자의 저주를 촉발하고 맙니다. 저주는 오래지 않아 가논돌프를 장악하기 시작하고, 머잖아 그는 비밀리에 하이랄 왕국을 정복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제 현명하고, 엄격하며, 흔들림 없었던 겔드족의 젊은 왕은 없습니다. 원인 모를 복수심에 사로잡힌, 아집으로 가득한 마왕이 남았을 뿐.

³ 소란

가논돌프는 아레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평원으로의 진출을 시도하는 척, 실제로는 그들을 정복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레나는 한동안 그의 진짜 목표는 알지 못한 채 철저하게 이용당합니다.

그러나 가논돌프는 올곧고 선한 성정의 아레나가 지도자로서의 권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분명 큰 방해가 되리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아레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그녀를 함정에 빠뜨립니다. 끔찍하게 아끼는 여동생을 미끼 삼아서요.

함정에 보기 좋게 걸려든 아레나는 오른다리에 큰 상처를 입고 불구가 됩니다. 그리고 같은 날, 우연한 계기로 가논돌프의 진짜 목표, 하이랄 왕국 정복에 대해 엿듣습니다.

큰 배신감을 느낀 아레나는 이때부터 가논돌프를 철저하게 방해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그의 장단에 어울려 줄 필요가 있었겠지요.

겔드족의 전사에게 영구한 부상이란 큰 치욕이자 결격 사유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논돌프의 세력에 의해 지도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려진 아레나는 순순히 그의 책사가 되기를 택합니다. 그리고 가논돌프를 교묘하게 유도하여, 그녀의 가장 큰 조력자와 접촉할 수 있는 판을 깔기 시작했습니다.

⁴ 협력

아레나는 가논돌프로 하여금 하이랄 왕국에 거짓으로 충성을 맹세하라고 부추깁니다. 현세대의 국왕은 아둔하고 생각이 짧아, 한 번 아군이라 확신한 상대는 두 번 의심하지 않는다고 설득하면서요.

그리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아레나가 목표하는 바는 왕이 아닌 그의 외동딸, 현명하기로 소문난 젤다 공주의 협조를 얻어내는 것이었으니까요.

젤다 공주는 기꺼이 아레나에게 협력하기로 약속하고 함께 가논돌프에 맞서기로 합니다. 아레나는 젤다 공주와 함께 그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하이랄 왕국이 한 번 정복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가논돌프가 국왕을 살해하고 왕국을 집어삼킨 날, 아레나는 한 발 빠르게 젤다 공주를 빼돌려 안전하게 대피시켰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발각되어 배신자로 몰린 아레나는 겔드 사막에 유폐됩니다.

⁵ 구원

그로부터 7년 뒤, 원작의 주인공인 링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종언자를 쓰러뜨린 용사의 환생이자, 성검 마스터 소드의 주인인 그는 세계가 가논돌프를 막기 위해 안배한 마지막 희망입니다.

아레나는 제한된 환경에서도 링크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국 링크는 가논돌프를 쓰러뜨리고 세계에 평화를 되찾아 주는 데 성공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몰락함으로써 세계는 균형을 회복했습니다. 아레나에게 가논돌프는, 최우선은 아니었으나 그녀 스스로보다는 중요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아레나는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논돌프는 언제라도 다시 태어나 이 세상을 멸망시키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 스스로의 운명은 그를 막아서는 것입니다.

잘못 엮여 버린 운명 탓에, 아레나는 영원히 죽음과 환생을 반복하며 가논돌프를 지켜보고, 그를 막아서야 합니다.

악당의 우두머리가 죽었다.

관객이 환호한다.

그 악인의 가족은 부디 귀를 막았길.

/네가 모르는 악인의 인생, 나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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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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