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
(소지품, 낡은 종이)
졸업 직후, 작가 일을 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의 부모라는 사람은 정말 할아버님 말씀대로 내가 필요가 없어서 가문 앞에 버리고 간거였는 지.. 의심보다는 그래.. 부모님이 보고 싶었다. 소망의 거울에 나의 손을 잡고 있던 그 사람들을..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한 번도 보지 못한 그 얼굴을 직접 보고 싶었다. 물론 마주친다고 해도 정체를 밝힐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 채 의뢰를 넣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극히 적었던 만큼 찾는 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끝에 부모라는 사람들이 살았던 곳의 주소를 찾았다. 어릴 때와 정말 많은 점이 달라졌지만, 혹시 보면 알아볼까 어두운 망토까지 쓰고 찾아갔던 곳은 숲 속에 있는 아담한 가정집.
낡긴 했지만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문 앞에 서니 이상하게 심장이 뛰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듯 했다. 주먹을 꽉 쥐곤 심호흡을 한 뒤, 문을 두어번 두드려보았다. 몇 분 가만히 서 있었지만 기척도 없었고 아무 소리도 반응도 없었다. 들어가 볼까 하고 문 손잡이를 잡음과 동시에 숲 속에서 채집을 하고 돌아오는 노인분께서 날 불러 얘기를 들었다.
젊은 부부가 이사와 여기서 여자아이를 낳고 살았는 데 무슨 일이 생겼는 지 짐을 급하게 정리하고 갔다는 점과 그 때는 데리고 다니던 여자아이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나와 같은 눈매를 가진 여자였다는 거 그리고 그들과 아이의 이름까지 써서 나에게 쥐어주셨다.
...내 모든 게 거짓이었구나.
‘ … 그래서 항상 내 눈을 보는 걸 싫어하셨구나.' ’
아끼던 아들을 데려간 어머니 라는 사람과 내 눈이 같아서…
“ 역시나 할아버님 말대로 버려진 거였어. ”
이게 몇 번째지.. 이젠 놀랍지도 않네. 정말… 놀랍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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