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2

기분이 이상할 만큼, 그러나 잊기 어려울 만큼 달았다.

문제는 그가 아니었다. 여자도, 푸딩도 제가 마음에 드는 게 분명한데 좀처럼 욕심내는 모습을 보이질 않았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제 마음에 드는 걸 왜 손에 쥐려고 하질 않는 건지. 항상 한 걸음 물러서 있는, 물러서야만 하는 동기가 있기 때문에 거리를 둔 채 서로 간섭하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자는 느낌이 어떤 지는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냥 그와 거리를 두고 싶은 것과는 달랐다. 분명 그가 싫은 것도, 욕심이 없는 것 하물며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가 할 일은 역시 하나뿐이었다. 푸딩은 참 운이 좋은 편이었다. 그는 교직에 선 몇 년간 이렇게 억눌린 걸 자극하고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데 전문이 된 참이었다. 그는 웃기지도 않는 호칭을 먼저 내밀었으면서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다고 투정부리는 꼴을 내려보며 언제 어디를 어떻게 찌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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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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