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90분 전력 참여 (2021.09.05)
편지 하니까 고백편지 받은 우주가 생각나서...ㅎㅎ
원작-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커플링- 비주우주 (초등학생×중학생)
시점- 3인칭
분량- 1,088~1,471
“이게 뭐지?”
곱게 접힌 편지였다.
‘이런 걸 왜 신발장 안에….’
옛날 만화나 인소 속에서만 보던 방식에 우주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정성을 무시하지 못하고 책가방 속에 넣고 하교했다.
‘요즘엔 다가오는 사람이 줄었다 싶었는데.’
멈칫, 침대 위를 구르던 우주가 표정을 굳혔다.
“…도전장?”
터무니없는 착각이었다. 학교에서 잘생기고 예쁘다 소문난 우주를 건들기 전에 팬클럽이 처리하지만, 팬클럽의 존재 자체를 모르기에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한 선우주였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더니 시선은 편지를 넣어뒀던 책가방을 향했다. 마른침을 삼키고는 손을 뻗어서 책가방 속 편지를 꺼내었다.
“혹시 정말로 도전장이라면 어쩌지?”
오직 사춘기이기에 할 수 있는 발상이었지만 주변엔 그걸 지적해 줄 인물이 없었다. 결국 눈을 질끈 감고 화끈하게 열자 생각했던 우주는 눈을 질끈 감고 소심하게 스티커 부분을 뜯어냈다.
‘…사람이 겁 좀 먹을 수 있지.’
괜히 투덜대던 우주가 잠시 심호흡을 하곤 눈을 부릅 떴다.
“분홍색이다!”
세상 어느 누가 분홍색 편지지에 도전장 같은 걸 쓰겠어. 그렇게 생각하곤 맘 편히 글을 읽어갔다.
“어라.”
니가 레몬중의 최고 미남이냐? X월 XX일 오후 3시에 나랑 대걸하자!!!
…라고, 삐뚤빼뚤하게 적혀있었다.
‘……초등학생…?’
그나저나 이거 도전장이야? 세상에나.
“근데, 이 시간이면 수업 듣고 있을 텐데.”
귀여운 초등학생의 도전장이라, 무시하면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가기에는 수업을 빠져야 하는데 어쩌지.
아까와는 다른 이유로 무시하기 어려운 우주였다.
*
탁.
‘와버렸다!’
여태까지 학교를 빼먹은 적이 없는 우주는 결국 초등학생의 귀여운 도전장을 가지고 조퇴했다.
“아직 2시가 되기엔 멀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공원 벤치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바스락 소리가 들리더니 나무 뒤에 나뭇가지를 머리에 끈으로 고정시키고 숨어있었다.
‘모른척하자. 난 못 본거야. 아무것도 못 봤다. 아무것도.’
시선을 급하게 바닥으로 돌렸다. 조그만 초등학생 아이는 그 모든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직도 눈치 못 챘겠지?”
아이가 키득거리며 우주 뒤쪽으로 나타나려 하던 그때.
“으아아!”
“흐아아악!”
우주가 인기척이 느껴지는 쪽으로 뒤를 홱, 하고 돌려 보니 코가 닿을 만큼 가까웠다. 서로 놀라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흐어억, 하고 있을 때 우주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나서 아이에게 다가갔다.
“괜찮니?”
손을 뻗으며 말하니 아이가 볼을 붉히며 고개를 격하게 흔들었다. 일어나면서 뒤로 물러난 아이는 머뭇대다 입을 열었다.
“레, 레몬초등학교 4학년 2반 김비주! …에요!”
작은 주먹을 꽉 쥔 채로 외치는 자기소개에 우주는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흙으로 엉망이면서도 멋있게 외쳤다고 뿌듯한 듯이 웃고 있던 귀여운 비주라는 아이 때문이었다.
그것이 우주와 비주의 첫 만남이었다.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