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몰이해

20240121

링클의 안 by 링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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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말할 줄 모른다. 아마 내 말을 들을 수도 없겠지. 하지만 네게는 눈이라고 부를 수 있을 무언가가 있고, 나는 그걸 들여다볼 수 있다. 너 또한 나의 눈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건 우리에게 언제나 불충분했지만, 단 한 가지, 너를 사랑하는 데는 충분했다.

너는 내가 살아온 삶을 모른다. 나 또한 네가 살아온 삶을 모른다. 네 삶은 분명 내 삶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던 곳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듯이. 우리의 크기가, 생김새가, 색채가, 인식할 수 있는 세계의 범위가 동떨어져 있듯이 우리의 삶도 분명 그러할 것이다.

그러니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고, 너는 나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기억하자. 그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사랑했다. 네가 좋았고, 네가 필요했고, 네가 그리웠다. 너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건 나를 슬프게 했을지언정 나를 그만두게 할 수는 없었다.

너는 어떠한 ‘표정’을 짓는다. 미소한 진동이 나에게로 전해져 온다. 짐작건대 그것은 행복의 표시일 것이다.

어쩌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네가 자외선을 볼 수도 없고, 몸의 말단부로는 섬세한 음파를 들을 수도 없듯이. 아마 네게도 나는 모르는 세계가 있겠지. 그 안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는 알 수 없다.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건 나로선 불가능한 일이니까.

내 생각을 너의 언어로 옮기더라도, 그건 내가 느낀 바를 온전히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너는, 인간들은 결코 알 수 없겠지. 그건 인간이 우리보다 열등하거나 저능하기 때문이 아니다. 서로 다른 존재이기에 필연적으로 그러할 뿐이다. 설령 내가 너의 생각을 알 수 있다 해도 너와 같은 것을 느낄 수는 없을 테다.

우리는 결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사랑하기를 그만둘 수 없다.

너는 나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너는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우리지만, 그것만큼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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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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