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백업

트윗 백업 2

*썰, 분석, 뭐 혼잣말 잡다합니다. 지우견 비중 압도적.

31.

힘의 매개 입자가 마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음. 전자기력의 매개 입자는 광자입니다. 빛알갱이라는 거죠. 이런 식으로 각 힘을 물질 사이로 전달하는 고유의 매개 입자가 존재한다는 해석이 양자역학에 있는데

마법사들은 마력, 즉 매개 입자를 조종해 현실 세계에 작용하는 힘에 관여하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미쳐버린 이과의 망상이었습니다. 우리가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전기를 전달하는 매개 입자인 전자의 성질을 어느 정도 써먹을 수 있을 만큼 이해했기 때문이니까요.

32.

하… 견아 물리학 해줘 아냐 천문학 해줘 하염없이 관측 데이터와 망원경과 밤하늘만 들여다봐 줘….

33. [기린견/지우견]

별건 아니고 만우절 기념 여지웃X여나견

지우견이 아주 생전 해보지도 않던 짓을 하게 만듭니다 양쪽 다 젠더스왑이라니

진앤견은 쌍둥이 자매. 나진 짧게 잘라 올려묶는 머리 스타일은 변함 없을 듯. 잔머리 날리는 건 귀찮아하는데 옆머리는 꼭 일정한 길이를 고수함. 나견도 원작처럼 날개뼈 언저리 중단발이었다가… 진이한테 맞춰 칼단발로 자름. 이 얘기만 하면 좀 울고 싶어짐.

진아 언니가 꼭 복수해줄게

하는 다짐을 습관처럼 다듬는 옆머리를 만지작거리면서 되새기는 거임. 외형을 가꾸는 일에 관심이라고는 없는 애가 복수하기로 마음먹은 이후로 머리카락만큼은 꼬박꼬박 손질하고 길이 유지함. 그 아이를 위해 그 아이가 되는 일종의 의식이자 스스로 걸어버린 목줄이겠지.

그러다가 제가 되어야 하는 건 나진이 아니고, ‘나’라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든 다음부턴 옆머리도 길렀으면 좋겠음. 견습질이 하도 정신 없으니까 머리 다듬기는 꾸준히 뒤로 미룬 바람에…라는 핑계로. 눈으로 보이는 요소가 성장의 증거가 되는 걸 참… 좋아합니다……. 계속 길러서 2부 즈음엔 꽁지머리 아니고 포니테일 되는 견. 옆머리도 쇄골 넘어옴. 이젠 나진으로서가 아닌 나견으로서 세상에 나서야 하니까.

기왕 머리 얘기 나온 김에 여지웃은 사상지평 모으기 시작한 이래로 한 번도 안 잘라서 머리카락 끝이 거의 골반 근처에서 남실대면 좋겠다. 바람 부는 대로 흩날리는 모습이 ㄹㅇ 인외 같을 듯. 이명이 찰떡임.

머리카락 낚아채서 제압하려는 적이 꽤 많은데 사실 그걸 유도한 거고 제 사정 범위에 알아서 들어온 상대방 팔뚝을 잡아다 꺾어버림.

이런걸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음…. 이 비슷한 소재로 이미 뭐라도 얘기하신 분 계시면 저도 좀 알려주세요

애초에 기어스 때문에 죽이지도 못해, 약해져서 산 채로 제압하기도 힘들어, 해서 강구해낸 상대를 무장해제시키기 가장 쉬운 방법이 머리칼을 제물로 바치기임. 아주 한 움큼씩 뜯겨나가는데도 덤덤함. 숱 정리하는 셈 칠 듯.

기사가 흉악범 체포도 하는지 모르겠는데… 황궁으로 끌려온 범죄자들 중에 치명상은 없는데 팔뚝에 부목 댄 자 있으면 다들 ‘저거 기린 만났군’ 하는 게 보고 싶음.

파디얀 은퇴 전에는 여지웃 볼따구를 그냥 매일같이 잡고 다녔을 것 같음.

…놔줘.

시른데~?

지파루 모이면 그냥 여고 되는 거 아닌지

여나견… 근육이 안 붙어서 개고생할 듯. 남자면 몸 키우기가 그나마 수월할 텐데 얘는 ㄹㅇ 가늘기만 함. 진이도 마르긴 했지만 복근에 팔근육 겁나 탄탄했으니까 무의식적으로 자기도 훈련하면 어련히 그 비슷한 정도는 되겠거니 생각했던 나견. 그러나 나진은 근수저였고…… 여기저기 뛰어댕기는 데로 살만 빠져서 도대체가 뭐가 문젠지 고민함(나 혹시 재능 너무 없는 건가).

지우견 남×남일 때보다 여×여일 때 키차이 더 많이 나면 좋겠음. 남×남이면 서로 눈높이 거의 비슷한데 아무래도 여나견이 한참 작은 편.

여지웃은 170에 플러스마이너스 2cm. 원작이랑 거의 비슷함. 둘이 똑바로 서면 여지웃 눈가 언저리에 여나견 정수리 옴. 고개 푹 숙이면 딱 여나견 귓가라 담기지가 고개를 내리깐다? 사령탑 작전타임임.

목소리는… 나쌍디 둘이 톤은 비슷한데 나견 발성이 더 작아서 상대적으로 낮게 들림. 나진 연기하는 상태엔 부러 어조 더 높여서 또박또박 발음함. 욕 박을 때도 발음 ㅈㄴ 정확해서 싸가지력에 10점 추가임. 지우스는 목소리 자체는 나지막하니 우아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데 단어 선택이 범상치 않음. 원작보다 한 성깔 함. 나견더러 싸가지라고 부를 입장이 못됨(새까만닭 시점).

34.

잔불 애들 전원 생존해서 지금의 고난이 훗날 우스갯소리로 넘길 만한 주제가 됐으면 좋겠다

??: 내가 동대륙 장군이랑 맞짱을 깠다 이 말이야~

그럼 나는 더 바랄 게 없어….

35.

개인의 갈등이 집단 및 사회의 대립과 그 방향을 같이하는 연출은 시대적 배경을 큰 주제로 삼는 작품에서 자주 쓰죠. 한국전쟁이라던가….

사람과 사람 간의 대립이 각 사람이 속한 집단의 대립을 시사하는 장면은 볼 때마다 감탄 밖에는 안 나온다고

잔불은… 집단 간 갈등에 의해 발생한 피해자가 주인공이라 흥미로움. 제가 보아온 이런 부류의 이야기 주인공은 보통 한 집단에 어떤 식으로든 속해 있던지라. 그 주인공이 집단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그 반대 집단 소속, 대척점에 선 인물이 갈등한단 말이죠,

결국 어느 한 곳에도 속하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에 보다 넓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음. 말하자면 특정 집단의 이해만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소리임. 그리고 이게 나견이 가진, 개인의 특성을 바탕으로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으로 실현된다고 봅니다.

기린이 나견을 눈여겨본 이유도 여기서 나오지 않을까?

용후/동대륙/기사

중앙 대륙 내분을 일단 고려하지 않는다면(너무 복잡해지니까…) 이렇게 세 집단이 갈등하는 상황이 잔불에서 전개 중임. 지우스 포함 이 갈등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자는 모두 어느 한 집단에 속해 있음. 딱 한 사람 제외하고.

지우스의 이상은 한 집단의 승리가 아닌 최대한 많은 이가 살아남은 미래임. 유일한 외부인이자 가장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는 나견을, 그래서 믿지 않았을까.

36.

십 대~이십 대 중 개인적으로 어감이랄지 분위기가 예쁘다 생각하는 나이 탑3

열아홉. 스물. 스물일곱.

나견 스물에 지우스 스물일곱 미는 중.

<<서른>>에는 압도적인 미감이 존재합니다. 어린 것들이 범접할 수 없음.

슨냐니 서른

말 나온 김에 특2기 인솔 기사 나이 궁예

와론 33+

피도란스 30

다랑 29

루디카 27

지우스 27(파루보다 생일 느릴듯 찐막내임)

지룬이 견습들 사이에선 제일 맏이면 좋겠다. 가출하는 애들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질 않나 호의를 베푼 사람도 함부로 믿지 않고 나견한테 가려서 그렇지 지룬도 판단력 수준 높음. 친절하고, 어른스럽기도 하고. 그럼 얘네는 지금 큰언니/큰누나를 잃어버린 거냐

막내라인은 라우준 율니아 뮤사… 정도

37.

아 지룬 너무 아깝다 강하다는 묘사는 없었지만 성격이나 정신력을 보면 진짜 좋은 어른으로 자랐을 것 같음 기사 말고 별천지 직원으로 취직해도 콰링이랑 다른 애들이랑 잘 지냈을 텐데 나진만큼이나 아까움

이라 하기엔

지금껏 죽은 애들이 너네 밖에 없구나

미안하다 내가

37-(1).

아무리 기사 내 불합리의 피해자이며 서사적으로 그들의 복수에 나름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내가 용후를 마음 편히 바라볼 수가 없는 이유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빛날 수 있던 아이가 그딴 식으로 꺾였는데 내가 제기랄 제정신일 수 있겠냐고

결국 복수는 또 다른 피해자를 낳을 수 밖에 없나 싶기도 하고요…. 하면 1차 피해자의 상실은? 분노는? 어떻게 보상하지? 누가 책임지지? 이미 일어나버린 일을 도대체가 어떻게

눈먼 폭력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은 정녕 폭력밖에는 없나

인간은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존재인가

피눈물만이 남을 거라면 생에 어떤 의미가 있지

이러고 있으면 이제

타고 남은 잿더미 틈바구니에서 기어코 푸른 잎을 틔워내는 존재가

하나씩 꼭 하나씩 나와서

세상을 포기하질 못하게 만들어

또 좌절할 확률이 높단 걸 알면서도 미래에 희망을 걸어보게 만들어

37-(2).

꼭 잔불 세계관에서가 아니더라도… 현세가 이렇지 않나요 우리가 진흙탕을 구름은 연꽃을 보기 위함인가

37-(3).

지우스는 나견에게서 연꽃을 봤을까

37-(4).

그 기사 내 불합리의 2차 피해자가 나견이라는 게

이 아이는 복수심이라는 전혀 건강하지 못한 감정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버렸다는 게 너무

내가 막 아파서

그럼에도 선한 본성을 놓질 못한다… 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사를 구하고자 한다…. 모든 과몰입의 이유.

37-(5).

잔불이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한 체제의 과오를 끄집어내고 또 그로부터 구해내는 서사라는 점이 미치겠음

체제의 과오가 대물림되어 발생한 피해자가 그 체제의 영예를 되찾아준다<<<너무 아름답잖아요

37-(6).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하기를 택할 놈들 때문에 죽고 싶다 어떻게든 옳은 길을 찾아내 기어코 나아갈 놈들 때문에….

38.

중앙 대륙 혹은 기사 간 존칭 구조가 우리랑 똑같을까? <<<가끔 생각하는 주제

다랑이 기본적으로 존댓말 캐릭터인 듯한데 이 장면 루디카 반응이 반말이란 말이죠. 루디가 지우스랑 동기니까 특2기 인솔기사 내에서는 막내라인이지 싶은데(이거부터가 날조) 다랑보다 루디카가 윗기수였다면 “여우님”이라고 불렀겠지? 애초에 이름을 부르도록 루디가 허락하지 않았을 것 같음. 하면 얘는 지 선배한테 반말을

근데 담기지가 새까만닭 대하는 어투를 보면 그냥 위계라는 게 기사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이 둘이가 유독 싸가지를 밥말아먹었거나…….

38-(1).

일단 담기지 니는 나견 보고 싸가지라 부르지 마라 그럴 자격 없다

차라리 와론한테는 얘네 둘을 싸가지라 매도할 자격이 있음.

39.

지우스 기사 말고 다른 직업을 갖다 붙이면 예술 계열일 거라는 근거는 없는 확신이 있음. 문학인이랄지, 음악인이랄지…. 춤??은 또 아닐 것 같고 춤은 차라리 나진임. 브레이킹이나 하우스. 나견은 현대무용…. 작가도 괜찮고 천문학자도

천문학의 '문'과 문학의 '문'은 같은 한자랍니다. 글월 문 자. 하늘을 보아 글로써 풀어내는 학문. 퍽 낭만적임. 어두운 밤하늘에 총총 박힌 별들을 올려다보며 우주를 그리는 나견. 하필 나진이 별 진 자를 써서….

39-(1). [지우견/기린견]

작가 지우스와 배우 나견이 뇌리에서 떠나가질 않음

지우스가 나견을 생각하며 써 내려간, 직접 시나리오로 각색까지 한 이야기를 나견이 연기해서 화면으로 구현하기.

조용한 분위기의 독립영화라 크게 흥행은 못했지만 가장 나견 배우 본연의 모습을 잘 담았다며 평단의 극찬을 받는 작품이 됐으면….

39-(2). [지우견]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지우스.

그리고 그의 뮤즈라 불리는 베일에 싸인 한 사람. 무용가라는 둥 아주 아름답다는 둥 갖은 소문이 돌긴 하나 어느 것 하나 확실치 않은….

그리고 세간에 떠도는 말들이 대부분 사실이면 좋겠다.

40.

*지우견 생각하고 적었지만 모든 씨피에 다 적용 가능하지 싶습니다.

목티 좋은 점

목선이며 울대며 쇄골에 남긴 흔적 전부 가려줌

목 ㄹㅇ… 안 그래도 다른 곳보다 말랑하고 부드러운 살결에 체향도 짙게 배어있고 침 삼킬 때마다 연골 넘어가며 반응하는 주제에 상당히 무방비하게 겉으로 드러난 부위라는 게 너무

과하잖아요

40-(1).

목티 입는 기사들 역시 너무 과하지 않나요

얇은 천 한 장만 재끼면 온몸에 크고 작은 흉터 가득할 거 생각하면 진심….

같은 맥락에서 목티 안 입고 겉으로 드러낸 피부가 많은 기사도 과함.

흉터를 전혀 개의치 않거나/여태 큰 부상 따위 입은 적 없을 정도로 강하거나/흔적 남은 부위가 복부 등 치명상이었을 수 밖에 없는 그런

40-(2).

지우스 목티 벗기면 날개뼈부터 반대쪽 옆구리까지 길게 베인 흉터 있는 망상

등이라 어떻게든 수습됐던 거지 앞판이었으면 죽었을 거라고….

41. [지우견]

지우스 나견 둘 다 주는 정은 의식하지도 못할 만큼 익숙하면서 받는 정엔 아니지 싶음. 그나마 지우스는 그런가, 하고 좀 어색해하고 마는데 견은 ㄹㅇ 벅차하는 정도까지 갈 것 같음.

사랑한다 하면 막 눈 깜빡깜빡하면서 시선 어따 둬야 할지도 몰라 하고 말문도 못 트고

아 귀엽다(느닷없음)

그러면서도 받는 사랑에 당황할 정도라니 우리 애 인생이 왜 이런가 싶고(날조임)

너무 적폔가 싶은데 저거는 말하는 사람이 중요할 듯. 특2기 애들이 암만 야사랑한다아악!!!! 외쳐봐야 어 그래 하던 거 마저 해 이상의 반응은 안 나옴. 근데 (이거는 제가 쓰기 때문에 지우견입니다) 지우스가

나견.

견.

사랑해.

하면 고장남.

42.

이미 계산 다 끝내고 더이상 상황을 뒤집을 변수가 나올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거 확인한 다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기 모가지 도박판에 올리는 담청색 기린 지우스.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수 초면 충분해서 남들 눈엔 한없이 무모하기만 함.

43.

자기애는 모르겠고 자기 객관화가 확실한 편.

지우스랑 나견.

44. [지우견]

지우스 손 좋아하는 나견

담기지 왜 격기사 주제에 손이 그렇게나 고와가지고

견이 손은 좀 거칠고 마디가 도드라지는 편인데 담기지 손은 ㄹㅇ 부드럽고 곧게 뻗은 미형이라…. 나견이 그런 지우스 손 가지고 만지작거리기 좋아하면 좋겠음(내가)

손마디를 이리저리 문질렀다가, 관절 살짝 굽혀봤다가, 손끝 곡선을 따라 그렸다가, 손톱 몇 번 쓸어내렸다가, 손가락부터 손등 타고 올라가서 손목뼈 굴곡대로 눌러봤다가, 손날을 그러쥐었다가 아주그냥 온갖짓 다하는데 눈은 약간 이게 어떻게 작동하나 신기하다는 듯 관찰하는(…) 눈임.

그렇게 한참을 가만 손 내어주다가 지우스가 먼저 깍지 끼면 이제 고만 갖고 놀라는 뜻임. 그럼 나견도 얌전히 잡혀줌.

44-(1).

이번엔 나견 손 좋아하는 지우스

쥐어잡진 않고 손가락으로만 손날이며 손목 살짝 받쳐서 관절에 자기 입술 꾸욱 누름.

나견 뼈마디 도드라진 손이니까 입술에 대고 있으면 되게 느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44-(2).

지우스 손 타는 나견

아니 손에 미쳤나봄 실제로 저는 약간 손에 집착에 가까운 호감정을 갖고 있긴 한데요(왜 이런 얘기를)

귓가부터 턱 살살 쓸어주면 고개 살짝 젖히면서 눈 감음. 이렇게 해감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쓰다듬음이 있었을지….

45. [지우견]

디스토피아 세계관으로 지우견 둘이 반란군 간부쯤 되는 인사인데 모종의 이유로 암호명 ‘담청색 기린’ 임무 중 사망 소식이 본부로 날아옴. 나견은 제가 무너지면 작전 진행에 차질 생길걸 알아서 꾸역꾸역 버팀. 미친듯이 머리만 굴리고 있으면 능률은 둘째치더라도 그 사람 생각이 덜 나니까 주변인들이 걱정하도록 그러고만 있음. 그러다 몇 달 후, 앳돼 보이는 청년 하나가 반란군 가입하고 싶다고 들어와선 나견을 찾음.

견은 어차피 사상이랑 이런저런 능력치 검증은 필요했으니 자기가 면접 담당한다 생각하고 만나러 감. 단 둘이 방에 남자 청년이 책으로 눌러 말린 듯한 샛노란 꽃 한 송이를 꺼내듦.

“저를 보내신 분께서 이 말과 함께 전해드리라 하셨습니다.”

“ ‘여전히, 나는 너를 믿는다’, 라고.”

그동안 아무리 본능적으로 표정을 감춰왔어도,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었음.

나견은 청년, 아니지. 이젠 신입이라 불러야겠지. 아무튼 그가 알려준 주소를 찾아감. 술을 중심으로 안주를 만들어 파는 가게였음. 대강 제일 유명한 걸로 주문을 하고 주변을 살피고 있자니 뒤편에서 모자 그늘로 얼굴을 반쯤 가린 종업원이 다가옴. 그가 몸을 숙이더니 귓가에 속삭인 말.

“미안합니다. 기다리게 해서.”

나견은 돌아보지 않으려, 동요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야 했음. 매일 밤 이 목소리가 어른거렸단 걸, 당신은 알기나 할까.

그가 스윽 밀어 건넨 붉은 혼성주가 담긴 잔 밑에는 쪽지가 깔려있었음.

[3일 뒤 이 시간

시가지 동쪽 외곽 89-126

읽고 태워라]

46. [지우견]

아무래도 나는 지우스한테 뒤늦은 어리광을 부리는 나견을 좋아하나 봄 애착 관계에 있어서 얘는 10년도 더 전에 성장이 멈춰버린 거나 다름없으니 이제라도 해소해라 싶음

요란할 거 없고 그냥 말없이 앵기는 편

어깨에 이마 부비적거리기

나란히 걷다가 손 잡아달라고 톡톡 건드리기

지우스가 뒤에서 끌어안으면 그 팔 더 당겨서 자기 몸에 감기

어쩔연하 태도로 나오기

담기지 이 미친놈은 말 그대로 다 받아줌. 사실 받아주니까 견이 마음 놓고 붙는 거기도 하고.

더 어려서 만났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함

성애를 배제하고서라도 유년부터 다정하게 채워나갔으면 지금 네가 더 편하게 웃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 웃음을 더 많이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어서.

46-(1).

보통 연상과 연하가 사귀면 연하가 연상에게 자기한텐 없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약간 무의식적인 질투심?을 갖는 씨피를 주로 봐왔단 말이죠? 근데 지우견은 연상이 연하가 더 어릴 때 같이 있어 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할 거 같음 너무 이르게 철들어버린 아이를 보는 느낌

또 지한테도 나견이 일찍부터 곁에 있었으면 머리를 (굳이) 안 굴리는 기사들 사이에서 사령탑 노릇하는 그 개고생을 덜했겠지 싶음.

나견이 너무 어린 탓이다 <<<누가 보면 유치원생인 줄

47.

나쌍디의 애착 관계를 생각해봤을 때 나진이 한 모든 행동의 목적은 나견의 안전인 것 같긴 하단 말이죠? 기어스가 제약을 가해 다른 방면으로 능력을 증폭시키는 원리고, 용의 후예가 그 비슷한 관습?으로 강해진다고 가정(기정사실인듯 하긴 합니다만). 사건이 일어난 시간대를 보면 나견이 아팠고 그 사이에 나진이 강해짐. 그리고 나진이 마을에 불을 질렀고, 나견이 뒤집어씀. 나견이 아프던 당시 나진은 견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용의 후예와 어떤 거래를 했음. 아마 라우룬은 강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훗날 동료 내지는 같은 가면 무리로 나진을 써먹을 생각이었지 싶음. 강해지려면 제약이 필요하죠. 이 경우에서는 기어스처럼 제약>>>능력이 아니라 능력>>>제약 순서였던 것 같음. 나진은 그 제약이 어떤 식으로 걸리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큼. 그게 설마 나견의 자유를 가로막는 방식이었을 줄은 몰랐겠지… 라고 생각해야 내 마음이 편함.

아 이거를 나견이 자기 의지로 그 방향을 틀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세계를 속이는 능력이라면 그 정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쨌든 나진의 목표는 나견을 지키는 것. 자기한테 왔어야 할 제약이 나견에게 걸려버렸지만 나견을 지키려면 힘이 필요하고, 자기가 기사가 되면 마을에서 나견만 쏙 빼 와서 같이 살 수 있으니. 나견이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말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아무래도 얘가 지랑 같이 다니는 경우를 상정하진 않은 것 같고, 그렇다면 자기 눈에서 사라지는 거니까 안전을 장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을 듯.

여기서 중요한 거. 라우룬은 용후 동료로 데리고 오려고 나진에게 방법을 전수했지만 얘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 없었던 것. 단체로 행동하는 집단에 속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기사가 (나견을 지키려) 움직이기 편할 테니까요. 이거를 갖다가 ‘배신’이라 한 듯.

지금 네가 괴롭힘 당하는 건 알지만, 그런 제약이 있어야 내가 널 지킬 수 있어. 조금만 버텨줘. 내가 기사만 되면 같이 떠나자.

이런 심정 아니었을까

근데 용후가 찾아왔고 다 망해버렸을 뿐이지….

48.

나견이 죽음으로 구원받는 주인공이 되어버리면 어쩌지

얘 멱살 잡고 이승에 붙여둘 애들이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우리애 행복해야 하는데 하

49. [지우견]

둘이 코끝이랑 입술 살살 스치는 정도로 얼굴 맞대고 서로 눈동자 바라보기

금안에 적안이 섞이면 예쁠 것 같단 말이죠. 노을 내린 하늘 닮았을 듯.

아무래도 숨결이 얽히다 보니 호흡조차도 좀 조심스러움. 그렇게 애가 타도록 서로를 바라만 보는 둘.

50. [지우견]

제 안에는 지우견 캐해 두 개가 공존하는데요

하나는 죽도록 조심스럽고 애틋하고 처연하고 여린 사랑을 하는 둘이고

다른 하나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서로 극딜 넣는 둘임.

중요한 건 이 두 캐해가 >>공존<<합니다 어느 하나가 우세하지 않음.

저도 모르겠어요

자각도 못하다가 어느 순간 자기 생활 반경 내지는 미래 계획에 상대가 이상하리만큼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을 수상하게 생각하는 걸로 시작해야 함.

단순 경의라면 이렇게까지 떠올릴 리가 없고, 우정? 진짜 아니다. 친근감일지도. 아니, 아니지…. …동경? 바람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잠깐, ‘바란다’고? 그를?

뭐 이런 고민하다가 소거법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죄다 고르고 골라내다 보니

남는게 연모… 간절함… 그런 종류라

혼자만의 착각은 아닌지 또 한참 고민하다가

마침내 사랑이라 규정하고

상대에게 부담 줄까 봐 속으로 숨기다가

어느날 서로의 눈동자에서 같은 감정을 읽어버리는 그런

양쪽이 각각 지우스고 나견이기 때문에 성립되는 관계입니다.

51. [지우견]

<회복>으로 다친 나견 간호하는 쥿 봤으니까(제 포타글 참조해 주시길) 이제 쥿 간호하는 나견 봅시다

균형 맞춰주기를 좀 좋아하는 편.

나견 별천지 소속 날조 지우견

이양반 아침밥 넘기는 속도도 시원찮고 안색도 (원래 희긴 했지만) 창백하고 그런데도 단순 컨디션 난조라며 몇 번이고 괜찮다더니 오후 늦게 즈음 서류 전해 주러 찾아가 보니까 조퇴했대요. 그것도 정오 넘기기 전에.

⭐저한텐 전해 주셨어야죠. 저희가 어떤 사인지도 아시잖습니까.

👤나도 말하려 했네. 한데 기린이 거듭 당부하더군. 자네는 모르게 해달라고.

걱정시키기 싫다면서.

아픈 사람 부탁이니 웬만해선 들어주려 했지만… 나라고 다른 부서 소속인 자네가 찾아올 줄 알았겠나? 조퇴증 써줄 테니 가보게. 오늘치 업무는 마무리 단계이기도 하고, 자네 쪽 부서장에겐 내가 일러두지.

⭐…감사합니다.

바로 가방만 챙겨 나옴. 퇴근길을 어떻게 걸었는지 기억이 안 남.

거실은 외출 전 그대로였음. 침실도 비어 있어 이 인간이 기특하게도 병원을 갔나 생각하던 찰나 나견은 서재 문이 닫혀 있는 장면을 목격함. 작업실을 겸용해서 쓰는 방인데, 일이 길어지면 잠깐 눈만 붙이는 경우가 잦아 효율을 위해 간이침대를 두었음. 둘 다 지독히 이성과 합리를 중시하는 사령탑이라 가구 들일 적에 둘 다 합의한 사안이긴 했으나…

이 인간이 미쳤나.

나견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밖엔 없었음.

문 앞에 꼿꼿이 서서 두 번 두드림. 속도 모르고 똑똑 소리는 맑았음.

⭐지우스 님.

….

⭐안에 계시죠.

🌿…옮을라.

목상태가 말이 아니군. 저 지경이 되도록 혼자 앓았다 이 말이지.

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가슴 속 뜨거움이 그나마 좀 가시는 기분이었음. 잠가 두지도 않은 문은 손쉽게 열렸음.

⭐옮는 병이었음 당장 오늘 아침밥까지 같이 먹었으니 저도 진작 걸리고도 남았겠죠.

지우스는 머뭇거리다 입가 위 얹어둔 팔을 슬금슬금 내렸음. 걱정시키기 싫어서 알리지도 않았건만. 하지만 안쪽에서 방문을 잠그면 밖에선 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긴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은 건 내심 들어와 살펴주기를 바란 이기심이었는지도 몰랐음.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는 탓인지 자조가 표정으로까지 드러나진 않았음.

낮은 간이침대는 딱히 보온 기능이 탁월하진 않았으나 탁한 초록빛 머리카락은 식은땀과 함께 이리저리 흩어진 채였음. 나견은 애써 한숨을 짧게 끊어낸 뒤 머리맡에 조심스럽게 앉음. 바깥바람을 쐬다 와 서늘한 손으로 달뜬 이마를 덮음. 열이 생각보다 심했음. 뜨겁던 중 닿은 냉기가 반가웠는지 지우스는 눈 피하기도 그만두고 그저 가만 감은 채로, 나견 손에 눈가를 부빔. 보다 편안하게 스며 나온 숨은 여전히 더웠음.

⭐병원은 다녀오셨고요?

🌿약은, 먹었어.

⭐상비약이겠네요.

🌿….

⭐…당신 앱니까?

일부러 강세를 더해 말했음. 물론 진짜 이러다 죽겠다 싶은 정도가 아니고서야 지우스가 굳이 병원을 안 가려는 이유를 짐작할 수는 있었음. 그에게 병원이란 장소와 관련된 기억은 온통 피투성이일 테니까. 하나하나 다른 모습으로 참혹할 테니까. 전장에서 몇 년씩을 살아남은, 기사들의 사령탑이라 불리는 그도 사실 어떤 젊은 청년에 불과하니까.

알고는 있지만….

공공연하게 알릴 생각은 없었지만 둘의 결혼 소식은 별천지의 입들을 타고 알음알음 퍼져나갔음. 하루는 평소 지우스의 정신나간 생활패턴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기회를 잡고 나견을 찾아왔음. 덕담과 (담기지를 향한)잔소리를 가득 장전한 채로.

기린놈 저거 어쩌다 한 번씩 심하게 앓아눕는다느니, 일 잘하는 건 보기 좋은데 당최 쉬질 않는다느니, 나견더러 같이 살면 잠이나 좀 챙겨달라느니(“배우자 말은 듣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겠나? 자네가 수고 좀 해주게.” “유능한 인재는 오래 써먹어야 하니까…. 아, 나견 너도 마찬가지야?”)…. 하여튼 좋은 말들이었음.

🌿…병결을 몇 번이나 했다고.

지우스는 질린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렸지만 나견은 하나하나 챙겨 들었음. 한 사람을 위해주려면 우선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 했음. 나견이 아무리 사람 파악에 능하다 해도 지우스를 보다 오래 봐온 사람들의 말은 귀했음. 그날 이후 그가 조금이라도 무리한다 싶으면 유심히 살펴야겠다 다짐했는데 설마 병원은 안 갈지언정 숨기려 들 줄은.

⭐지우스 님.

기린 님이 아닌, 지우스 님.

담청색 기린을 파악하는 것보다는 어려웠지만 이제는 그를 꽤나 잘 알았음. 손가락 틈새로 서로 다른 색깔을 한 눈동자가 닿았음.

⭐기억하시죠, 저 밤이면 악몽 꾸던 날이요.

양상은 매번 같은 꿈이었음. 스스로 만들어 목에 걸어버린 죄책감은 나진의 얼굴을 했음.

⭐제가 혼자 아파하는 꼴 보기 싫으셔서 청혼하신 줄 알았는데요. 제가 왜 승낙했겠습니까.

저를 나진이 아닌 나견으로 보는 누군가 덕분에 비로소 나견으로 사는 법을 배웠음. 받은 게 셀 수 없이 많았고, 저도 주고 싶었음.

⭐제 마음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고.

그걸 아직도 모릅니까?

적어도 아플 때 곁을 지켜주고 싶었음.

지우스는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했음. 눈을 피하진 않았음. 이내 영 힘이 들어가질 않는 왼손을 겨우겨우 움직여 제 이마 위 나견 것에 포갬. 서늘한 감은 이미 녹아 없어진 후였지만 그게 명줄이라도 되는 양 잘게 떠는 손으로도 지그시 눌러 잡았음.

서로 다른 손. 같은 자리. 같은 반지.

제가 끼운 나견의 반지를 빙글빙글 문질렀음. 뭐가 네게 잘 어울릴까, 온통 너만 생각하며 골랐더랬지. 그런 주제에 네 입에서 아직도 모르느냔 소리나 나오게 만들고. 내가 참. 온갖 것이 뭉치고 엉긴 감정이 은근한 손끝을 따라 뚝뚝 묻어났음.

오가는 말 없이도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었음. 그렇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부분이 생겼음.

어느새 짙은 땅거미가 내려앉은 창밖을 살피곤 나견은 몸을 일으키려 했음. 속에 부담 가지 않도록 죽을 어떻게 끓일까, 같은 생각을 하면서. 지우스가 잡은 손을 놔주질 않아 실패했지만.

🌿나 애라며.

같이 있어 줘.

그렇다면, 말로도 표현하면 되겠지.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겠지.

우리에겐 남은 날이 많으니.

⭐의문형이었죠, 단정이 아니라….

새빨간 눈동자에 보기 드문 당황이 일었음.

나견은 지우스 손등을 잡아 바로 물리려 했음. 하지만 그 실오라기만 한 힘이 뭐라고 뿌리칠 수가 없었음.

⭐오래 안 걸려요, 식사는 하셔야죠.

🌿잠깐만, 잠깐만….

잘 타이르려 했지만 잔뜩 잠긴 목소리가 절절하도록 흔들리기까지 해서. 결국 나견은 손을 떼어내기는 포기하고 그대로 자리만 옮겨 양 뺨을 덮었음. 드러난 눈가로 제 입술을 눌렀음. 금발이 지우스 얼굴로 흐드러지듯 떨어졌음. 그 간질간질한 느낌이 지우스는 못내 좋았음.

⭐아프지 마세요…. 응? 속상하게…….

색색 내뱉던 숨에서 더운 감이 조금, 가셨음.

51-(1).

사실 이 썰 초안이랑은 많이 다르게 진행된 겁니다. 초안은 대충 이런 식이었음.

하여튼 담기지가 아프다

열 오른 이마에 손 올리기(여기까진 동일)

견‘가끔 당신이 이렇게 아팠으면 좋겠다.’

이럴 때만큼은 내게 온전히 의지하니까.

나견의 집착성 발언(…)이 주가 될 예정이었으나 사고회로 문제인지 글을 구성하는 능력 문제인지 정신 차리고 보니 돌아버린 순애밖엔 안 남아 있음.

52.

*150화가 유료분으로 뜬 당시 쓴 나쌍디 과거 날조

일단 150화 진짜 죽겠는 게

나쌍디가 불의 아이 관련해서 납치당한 거면 어떡하지….

전부터 몇몇 분들이 언급하셨듯 나진 나견 얘네 둘이만 이름이 압도적으로 동대륙스럽고, 그래서 전엔 나륜이랑 모종의 관계가 있어 나견이 무진류를 배워 써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음. 나륜 퇴장 후 아 이 가설은 아닌갑다 하고 치워놨었는데… 나륜과 관계가 없더라도 나쌍디는 동대륙 출신이 맞고, 중앙대륙 측에 의해 납치되어 아주 어릴 적부터 갇혀 지낸 거라면?

불의 아이 언급은 이미 다양한 인물들로부터 나왔고, 하면 황제 측이 과연 이 관련된 내용을 모를까? 용의 어머니를 가둬놓는 작자들인데? 어떤 수단을 썼든(용의 어머니가 읽어내는 세계의 의지와 관련지었지 싶음) 불의 아이에 관한 내용을 중앙대륙 측이 알았고, 그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동대륙으로부터 확보, 세계의 법칙을 뒤흔드는 존재이므로 각성하지 못하도록 가뒀다. 이미 이 세계엔 ‘기사’라는 법칙 외의 존재가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변수는 통제하기 위해.

나쌍디는 기억할 수 있는 한 바깥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음. 그러던 중 이들을 가둬두던 인물을 죽였고(나견이 빌미를 만들고 나진이 막타를 친듯) 도망쳐 나옴. 그러다가 우디온으로 흘러들어간 듯.

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국가 주도로 가뒀다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큰 음모는 없고 어린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다는 게 나을까요

나는 진짜 모르겠어

52-(1).

사실 그냥

그딴 것들이 부모일 리가 없다고 믿고 싶은지도 모름.

이미 개판으로 판명된 국가가 저지른 일 중 하나이길 바라는 건지도 모름.

나쁜놈이 나쁜 짓을 했다<<감흥이 딱히 커지진 않는 데에 반해

아이 부모가 나쁜 놈들이다<<이거는

살인 충동이 막

53.

*담기지 모자 관련 해석. 모자는 내면을 감추는 역할을 한다더군요.

담기지가 사령탑으로서 사적인 감정 배제하고 이성과 합리만으로 판단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 같기도 함.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려면 지우스라는 한 사람의 사설이 개입되어서는 안되니까... 툭하면 목숨 거는 소리 하기도 여기서 기인하지 싶음. 자기 내면은 가두고. 살고 싶다는, 산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갖는 욕구조차도 눌러두고, 오로지 효율. 최선.

새까만닭과의 대련 이전 달잔 앞에서 후드를 벗은 장면은 담청색 기린의 뜻과 지우스의 뜻이 합치했기에, 그 의지를 무엇보다도 선명하게 보여주려 했지 싶음.

54.

곧 여름이라

잔불 애들 목티 안 더울까?

반팔이 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굳이 목티를 고집해야 한다면 민소매 기장으로 입어주면 좋겠어

민소매.

루디카는 추위든 더위든 좀 둔감할 것 같고…. 참다참다 뇌에 과부하 걸릴 지경이 된 기린이 모자를 벗어재끼는 희귀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음. 승냥이는 온몸에 붕대 감아놔서 땀 흡수는 괜찮은데 열 방출이 안 돼가지고… 옷자락 펄렁펄렁 흔들어서 열 식힘. 피도란스 전신에 흉터 그득한 건 공식 아니던가? 굳이 그 자국들 드러내기 싫어서 붕대까지 감았는데 짧은 옷 안 입겠지. 여름이면 가장 힘들어하지 않을까.

너구리는 옷 재질도 되게 빡빡해 보이던데 약간 더위 따위 기합으로 이겨낼 것 같음.

그리고 투구에 고기 구워도 될 정도인 와론.

옷까지 시커메서 반경 20미터 내 열이란 열은 죄 흡수하는 느낌일 듯. 한낮엔 자리를 자주 비우는데 숲 한가운데 잎 많은 나무 하나로 올라가 앉아서 투구 벗어놓고 낮잠 잠. 새까만닭 식 피서.

견습들 가위바위보 해서 부채질하기 해줘

미풍부터 강풍까지가 기본, 번외로 장풍 날려줌. 간혹 힘조절 잘못해서 부채 뽀개먹음<<<대역죄인

사실 냅다 등목할 것 같긴 함. 특히 와드린 다리곤. 남부 출신 율니아 눌진은 그냥저냥 익숙한데(율니아에게 더위란 삼계탕을 끓일 명분일 뿐) 레툰조랑 우디온조는 반쯤 녹아내리는 중.

👤나진 너는 덥지도 않아?

⭐️((영혼 증발함))

55.

*글리프는 사진을 묶어 올리는 기능이 없는 걸까요

이 연출 진짜 너무 좋아 몇화였는진 기억이 안 나는데 예전엔 퍼즐로 한조각 한조각 맞춰졌던 게 이젠 일렬로 촤르륵 연계됨

두뇌회전이랑 판단력 속도가 거기서 더 성장한 것 같아서 죽고 싶음

56.

어처구니 색깔은 나륜 소유였을 때, 나견이 막 뺏어왔을 때는 바깥 부분이 검은색이었다가 나견이 처음 휘두르는 장면을 보면 약간 주변으로 검은기가 흩어지는 듯 보임. 그다음 승냥이가 휘둘렀을 때도 비슷한 효과가 나왔고, 색이 변했다고 언급까지 함.

가장 최신화를 보면 거의 흰기가 더 강한 회색임. 이게 무슨 의미일까 생각해봤는데

나륜은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검은색’이란 말이죠 옷도 그렇고. 그런 나륜이 가지고 있을 때는 검은색이던 나린기가 나견이 사용할 수록 그 색이 빠져 은회색에 가깝게 변함. 은회색. 잿빛. 작중 나견은 재로 비유되곤 하죠.

의지를 가진 나린기이니만큼 사용자에 맞춰 변하는 게 아닐까? 나륜은 자유롭게 휘두르던 어처구니가 나견에겐 반하고, 나견은 또 그 성질을 역으로 이용해 먹고. 그 과정에서 나린기 색이 변하고. “어처구니” 했을 때 딱 생각나는 특성이 변했다 생각함. 부러진 창에서 의지에 반발하는 방패로.

전에 작가의 말로 언급하셨던 것처럼 결국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는 볼 수 없고 타인에 의해서만 판단됨. 이 나린기도 주변으로부터 그렇게 “여겨지게 된 것” 같음. 다른 누구도 아닌 세계를 속이는 나견이 이 나린기를 들고 보인 모습으로 인해서.

역시 불의 아이인가

56-(1).

전에 비계에서 했던 얘기

전엔 어처구니 사용 시 “의지에 반발하게 만든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정신력 소모가 크다는 언급까지도 나왔음. 근데 이 장면 보면 크게 힘들이는 것 같지도 않고 아주 자연스럽단 말임. 나린기의 본질?을 자기도 모르게 깨닫고 자기도 모르게 써먹고 있는듯하죠.

어처구니의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음. 이놈의 나린기는 아직까지는 나견에게 반발하는 게 맞음. 다만 나견이 그 반작용을 너무나 유용하게 여기저기 쓰고 다닐 뿐. 자기 자신의 모습은 스스로 볼 수 없고 성장은 남들이(독자들이) 알아채 주는 거니까…. 다른 회차 작가의 말 중에서도 나온 적 있었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모두가 성장하고 있다고. 우디온조가 견습팟을 떠난 것도 비슷한 맥락이지 싶어요 단순히 기사가 되고 싶어서 특수2기에 들어왔지만 이젠 더 큰 무언가를 찾아 나아가는 거죠

57.

최애가 살아주면 좋겠는데 ㄹㅇ개아름답게 죽어주면 좋겠어

제 곁의 사람들과 조용하게 다정하게 행복하게 살아주면 좋겠거든?

근데

평생 끌어온 모든 의지를 불살라 한순간뿐일지라도 떠오르는 태양보다 뜨겁게 타오르곤 결국 숨이 멎으면 좋겠어 남겨진 이들이 그 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하도록

아름답게.

찬란하게.

그럼 나는 울면서 관뚜껑에 못 박는 거임.

58. [지우견]

*대충 나견이 다 떨치고 떠나겠다 하면 지우스는 보내줄 것인가 하는 질문이 탐라로 던져진 다음 쓴 트윗

견이 마음에 걸려 하는 부분 없도록 태연히 보내주고 지 주소지는 절대 안 바꿀 듯.

혹시나 돌아온다면 헤매지 않고 찾아올 수 있도록.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바뀌지 않는 것이 네게 있다고.

담기지 이 여러모로 미친놈

59. [지우견]

자기 전에 추천하는 노래 하나 던지고 갑니다 요즘 제 망상 브금인데 같이 듣고 싶어서

Closer - RM with Paul Blanco, Mahalia

가사가 너무 나견 보는 지우스예요. 부분부분 발췌함.

I get a feelin’ sometimes

that I can’t get close enough to you

(가끔 그런 느낌이 들어

네게 충분히 가까워질 수 없다는)

I feel it most in the nighttime

Me never on your timeline

(밤중이면 제일 그래

네 시간선에 없는 나야)

Wanna lock you up in my sight

But you run away like fish

(시야 속에 잡아두고 싶은데

넌 물고기처럼 도망가잖아)

I keep you right next to me

only just in my dream

(널 바로 내 곁에 둬

꼭 내 꿈속에서만)

Why you showed up in my life like this so sudden

(넌 왜 이렇게 갑자기 내 인생에 나타난 건데?)

Once again you made me misplace my pride

(또 한 번 너는 내가 자존심 버리게 만들었잖아)

If love ain’t for us

(사랑이 우릴 위한 게 아니라면)

이걸로 만족할게

I don’t need your touch

(닿기를 바라진 않아)

너의 사랑이면 돼

If this is all we can do

(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라면)

just looking at you

(그냥 널 바라보는 게)

There’s gon’ be no take two

(두 번째 기회는 없을 거야)

Stay where you are

(거기 있어줘)

Stay where you are.

60. [기린견/지우견]

지우스한테 나진 아닌 거 들키는 나견이랑

나견한테 인간 아닌 거 들키는 지우스 보고 싶다

기린이 무엇인가. 한없이 자애롭고 덕망이 드높으며, 생명을 사랑한 나머지 뿔조차도 살가죽으로 덮여 그 어떤 산 것도 해할 수 없다는. 모든 털 달린 짐승들의 정점. 질서의 수호자. 고결하고 성스러운 신수. 장엄한 수식어들과는 어울리지 않게도 그는 위태로운 인간의 모습으로 내게 나타났다.

>>로 시작하는 연성 없나요

이번 대 기린 지우스가 인간을 위하다 세계가 그어둔 선을 넘은 거죠. 해서 신력에 제한 걸려 약화됨. 본체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인간의 몸에 갇혀버림. 그다지도 사랑하는 아이들과 같은 외형을 지니게 되었다니. 세계의 장난기에는 어찌 반응해야 하는지.

간단히 설정을 추가해보자면 지우스가 세계의 선을 넘어 질서가 흐트러진 만큼 바로 잡으면 본래 힘을 회복할 수 있음. 기사가 된 이유도 여기서 나옴.

위에선 인간의 몸에 갇혔다…고 표현하긴 했는데 뿔이랑 피부 군데군데 드러난 비늘은 그대로라고 칩시다 인외스러움이 뽝 드러나는 게 좋으니까(?)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 섞여야 할 땐 따로 힘 써서 숨겨야 함. 이게 은근 체력 소모 심한 작업이라 거의 주기적으로 탈진해서 혼자 숲 깊숙이 숨어들겠지. 나무에 쓰러지듯 기대 앉아 눈 질끈 감고 숨 몰아쉬는데 양 뺨으로 푸른 비늘 사르르 일어남. 그대로 식물들이 주는 생기 그득한 초록빛 기운을 받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양 저벅저벅 걸어 나옴. 약해지긴 했어도 신수는 신수라는 건지 그 뒤로 새들이며 나비가 날아들면 좋겠다.

그러다 견한테 들켜라.

나견은 어처구니 사용 연습 차 밤중에 숲을 파고들었음. 그곳에서 온갖 동물들로 둘러싸인 담청색 기린을 보리라곤 예상치도 못했음. 항상 무감하던 표정에 드리운 엷은 미소와 생명을 보듬는 애정 어린 손짓을 반딧불이가 밝히는 풍경은,

아름답다. 이외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음.

60-(1). [지우견]

하여튼 보고 싶은 장면은 이거임. 나견 구하다가 기어이는 천명마저 어겨버려서 소멸하는 걸 견이 처절하게 붙잡음.

“제발. 가지 마, 가면 안 돼요.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 당신 없으면 나는 어떡하라고. 나 당신 없으면 안 돼요… 알잖아. 제발, 제발요….”

제 뺨을 감싸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그 손길이 마음을 고백한 어느 날 받았던 쓰다듬질과 너무나도 닮아서. 나견은 울었음. 표정을 꾸며내지도 못하도록 아팠음.

어떻게 얻은 행복인데, 이토록 허망이 나를 떠나가나.

전에는 몰랐지. 내 속의 뜯겨 나간 곳이 그리 컸는 줄은. 당신으로 채워지고 나서야 깨달았지.

한데 이제 당신이 없으면.

나는 그 공허를 끔찍이 선명하게 느끼며 살아야 텐데.

솔직히, 버틸 자신이 없는데.

인간의 살갗으로 숨겨둔 비늘이 겉으로 튀어나와 후두둑 떨어지면 그 빈자리는 반투명하게 푸른 기운만 맴돌았음. 소멸이란 세계로부터 그 존재가 부정당해 발생하는 것. 몸을 이루는 조각 하나하나가 세계의 의지와 반발하며 죽은 것으로 환원되는 것. 그 과정 중 전신에 고통이 수반됨은 당연했음. 그런데도 황금빛 홍채는 담담하기만 하겠지. 단 한 가지 일렁이는 감정이 있다면 걱정, 일까.

더이상 잠들 때 기댈 곳을 내어주지 못해 네가 또 악몽을 꾸면 어쩌나.

바스라질까봐 껴안지도 못하고 지우스 손만 붙잡는 나견임. 그런 견을 안심시키려는 듯 살짝 미소 지어 보이다가,

사랑한다.

부디 전부 잊고 행복해라.

네? 기린 님, 잠깐-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 나견 기억에서 자기만 모조리 지움.

턱 끄트머리에 간신히 매달려 있던 눈물방울이 그만 툭 떨어지고 나견이 잠들면, 그제야. 인간을 사랑한 신수는 그 인간을 지키려다 소멸했음. 그가 흩날린 바람은 시리도록 애틋하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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