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운쇼 나페스 백업

1.

운쇼 정말 좋은 친구라서

본사에서 발령난 옆 부서 대리로 만나고 싶음

(아직 심리적 거리가 있다는 뜻)

늘 사원증 찍는 곳에서 깔끔한 차림으로 나타나

안녕하십니까 해주면 와~ 오늘도 미남이 있어~출근도 괜찮네~ 라는 생각을 하며 회사 들어올 수 있음

그러다가 데스크 앉은 지 1시간 만에 기분 나빠질 듯

사내 블라인드에 회사 욕 쓰다가 점심시간 때 저 멀리 스벅 창문에서 보이는 운쇼를 보고

사내 복지는 저 사람밖에 없구나

한탄하는 나페스

적고 보니 그냥 쉬는 시간마다 도검난무 어플의 남사들을 보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과 다름이 없음

2.

서류 있을 때마다 옆 부서에 건네주러 가며

개수작 부리고 싶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운쇼가 진지하게 너무 죄송한 목소리로

매번 이렇게 오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꼼꼼히 서류 작성하겠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

90도 폴더인사를 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전화나 메신져로 해도 될 일을 굳이 오는데 의문을 품고 오해가 쌓이고 쌓여

결국 돌이킬 수 없게 된 것임

나는 부장님한테 불려감

제스 씨 왜 잘 하는 사람을 쪼고 그래 안 그래도 얼어 있잖아~

네네 개수작 그만할게요

3.

운쇼는 정말 나페스를 하고 싶다

그런데 대충 내가 개수작을 부리다가 망하는

사내 연애가 금지인 이유를 알 수 있는

그에게 사심을 담아 아침에도 커피 점심에도 커피 퇴근할 때도 커피 한 잔씩 내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운쇼는 그걸 또 다 마시고 역류성 식도염이 생겨서 내가 거절을 잘 할 수 있는 성격이었어야 했는데 하며 병가 쓰는 엔딩이 생각납니다

4.

김운생 씨 나페스

연예인을 왜 안 하고 있는지 이해 안 가는 옆부서 대리님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도검남사라고 지금껏 숨겨서 죄송하다고 말함

나는 내 고백이 그렇게 싫었구나ㅇㅋ

죄송해요 하고 이직 준비함

5.

김운생 씨 절찬리에 나랑 망한 나페스해주면 좋겠음

옆 부서 대리인데

내가 회식 때 사랑한 만큼 따르래서

소주 콸콸콸 부어줬더니

다음날 블라에 직장 내 동료 관계 마찰 상담글 올라왔음 좋겠음

다음날 블라에

[제목] 옆 부서 대리가 우리 부서 대리 ㅈㄴ 갈굼

본인 말로는 본인이 전에 업무 실수했다는데 그 이후 개빡쳤는지 회식날 말없이 계속 술따라줘서 ㄹㅇ 원큐에 보냈음

소주 잘 마시니까 담엔 복분자 따라주더라

이런 거 올라오고

그리고 저는 그의 앞에서

와 잘마신다

이거 그린라이트냐????

하고 김칫국 달여서 원샷하고 있다가

석고대죄하기까지 12시간 전 정도가

되겠지요...

김운생 대리님한테

회식 3차에서

여기 재미없죠 나갈까요

하는 나페스 생각

그런데 여기 운쇼 환영파티임

6.

회식하면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김운생 대리 망상으로 달램

운 대리님 제가 술을 기가 막히게 섞어요

하면서

내가 말 붙여보려고 일부러 테이블 계속 돌면서 계속 잔 주는 바람에

집에 제일 먼저 보내질 듯

그의 환영회였는데도

그는 2차에 못가는 것이다

7.

이제 한동안 회사 생활 빡칠 때마다 운쇼 나페스로 달랠 듯

이게 다 운쇼가 현대AU가 잘 어울려서 벌어지는 일임

아무튼 그의 탓임

내일도 회사가 빡치게 하면 운쇼 나페스를 하며 견디고 있겠지...

운 대리님은 왜 지금껏 소속사에 안 가셨어요 이렇게나 잘생기셨는데 정말 여기 말고 소속사 가셨어야 하는데

내가 이런 말 한 천 번 해서

이 회사와 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리인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운쇼

8.

출근 정말 싫지만

운쇼 나페스 메타로 견디고 오겠습니다

운쇼가 옆 부서 운 대리 입니다

민원 받고 마른 세수 하는 운쇼

실장님 부장님 다 담타 가서 결재 무한히 기다리는 운쇼

정수기 물 가는 운쇼

사장 헛소리에 처음에는 재컨펌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했지만 이제 그냥 넵무새 된 운쇼

나한테 보낸 업무 카톡 1이 안 사라져서 무한히 고민하는 운쇼

나는 그냥 평범하게 업무 폰을 깜빡하고 집에 놓고 왔을 뿐임 (현재 실화임)

9.

김운생 씨 새삼

나페스 하기 미안할 정도로

바르고 성실하고 정직하고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며 밝은 사람이다...

미안합니다 청년

나는 너를 K회사에 담글 것이다

평균 연령 50대 사내 산악회 끌려가는 운쇼

사내 배구대회 강제 참여하는 운쇼

퇴근 후 자기네 러닝크루 가입하라고 약 백 명에게 권유 받아서 결국 퇴근 1시간 늦은 운쇼

이러다가 그는 갑자기 회사 때려치고 장교가 됨

10.

김운생 대리님

에이스 드실래요

매일 에이스랑 믹스커피랑 같이 해요

저희 아버지가 이렇게 어머니께 수작을 부려서 결혼했습니다

사심이 가득한 나페스

왜 많고 많은 과자 중에 에이스인가

그것은 믹스커피에 찍어먹어야 하기 때문에

커피 한 잔 같이 하자는 뜻이었다나...

90년대 초 플러팅

2024년에 하고 있는 저

11.

운 대리님은 고백 많이 받아보셨을 것 같아요

아뇨 그렇지는...

엥 그럼 제가 지금껏 한 것은 모두 공갈 협박인 거예요????

같은 대화 나누고 깔깔 웃다가 사라지고 싶음

아무래도 공갈 협박이 맞음

12.

카페 배달 주문 수합 받는 운쇼에게

음 저는 ~

운 대리님 스마일 테이크아웃으로~~

깔깔깔

하다가

아이스아메리카노요

하는 삶 살고 싶음

13.

내 나페스는 결국 밤쿠헨 엔딩이 났으면 좋겠음

사내 운 대리 팬클럽 명의로 화환 하나를 보내고

삶의 낙을 하나 잃어버린 데 무척 아쉬워하면서

10만원 축의금으로 낸 뒤 맛있게 뷔페를 먹음

운쇼라면 정말 음식도 기깔난 곳을 식장으로 찾아올 것이란 확신이 있음

14.

옆 부서 김운생 대리에게

퇴근 5분 전 메신저로

오늘도 잔업??

힘내시고 언제 시간 있음 커피 같이 해요~ 홧팅~

하고 보내서

놀랍게도 오늘 괜찮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는데

나는 이미 컴을 끄고 업무 폰 던지고 회사 밖으로 나서고 있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퇴근 1~2분 전에 사무실 문을 나서야 정문을 나가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음

15 .

아 힘들다

동기랑 통화하는데

요새 좋은 일 있는지 물어봄

웬일로 텐션 높다고

망상 속 옆 부서 대리가 잘생긴 나페스 트윗을 하며 웃었다고 죽어도 말할 수 없었음

16.

오늘의 운쇼 현대미생AU

금요일 야근했는데

오늘 전국 본사 배구대회 끌려감

원래 예선 떨어져야 정상인 팀이

운 대리 덕에 결승까지 올라가서

오후 8시에 끝남

회식은 그 다음날 오전 2시에 끝남

그날의 MVP에게 술잔을 돌리려는 사람들을 무한히 마주하며 의식이 흐려지는 운쇼

나페스 트윗이 아닌 이유 : 오늘 저는 회사 배구대회 튀었습니다

17.

점심 먹고

편의점에서 1+1 콜라 사고

산책 하고 돌아와서

하나 운 대리 줬는데

말릴 틈도 없이

아 감사합니다

하고 까는 바람에

사방팔방 폭발했으면 좋겠다

일부러 흔든 거 아니라고 필사적으로 해명하는 사이

이미 운쇼는 갈발됨

18 .

그의 입사 100일 되는 날

동료 직원들과 함께

하늘색 현수막 맞춤 제작을 해서

회사 정문에 걸어두고 싶다

축 ☆김운생 대리 입사 100일☆하

그렇게 출근하자마자 쏟아지는 박수갈채를 받게 하고 싶다

그리고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인사팀에 상담을 가는데 (더보기)

19.

운 대리가 오늘까지 제출할 서류

나한테 협조 달아놓았는데

내가 깜빡하고 그냥 조퇴함

업무폰 던져서 연락 두절됨

이제 옆 부서 부장님이 재촉함

영원히 재촉받음

그렇게 마른 세수를 하는 운쇼

20.

퇴근 전 마지막 나페스

평소처럼 깔깔 웃으며 열심히 놀렸는데

어쩐지 오늘따라 얼굴이 빨간 운 대리

어라 그린라이트?

어림도 없지

혹시 컨디션 안 좋으세요?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병가 내는 운쇼

독감이었으나 그는 타고난 튼튼한 체질로 하루만에 완치하고 돌아옴

나는 옮아서 병가를 소진함

21.

소소한 선물로 2024년판 610쪽 짜리 관제용어집을 주면 너무 무거울까요?

빨리 이직하라는 뜻이라고 알아듣고 열심히 공부하면 좋겠다

22.

점심 먹고 산책 겸 공원 빙빙 도는데

저 멀리 운 대리가 보여서

따라 잡아서 말을 걸려고 했으나

그와 나의 다리 길이 차이를 고려하지 못했음

그는 그냥 저벅저벅 걷는데

나는 팔자에도 없는 런닝을 하다가

걍 기다렸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즈음 점심시간이 끝남

나는 그렇게 좀 너덜해진 상태로

이제 오후 업무를 침

어쩌다 복도에서 마주치면

꼭 물어볼 듯

운 대리 혹시

뺑뺑이라고 아십니까

22.

할로윈 데이 당일

날짜 개념 따위 없는 내가 그만

운 대리에게 고체 치약 캔을 선물로 줌

아무튼 나는 나쁘지 않음

그냥 그가 그걸 한 3개쯤 먹고 나서야

뭔가 이상한 걸 깨달았을 뿐임

23.

할로윈 맞이 망쇼 나페스

운 대리 방석 위에 사탕 깔아둠

이제 그는 앉는 순간 튀어오름

그렇게 사무실에 소소한 즐거움 선사하는 운쇼

24.

내가 야근하며 몰래 뽑은 내 연성 중철 파본

아무 생각 없이 종이 모아두는 상자에 던졌는데

그 다음 날 운 대리가 영단어 쓰는 이면지로 주워 감

그라면 왜 회사에 이런 종이가 있는지 그다지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냥 그 모습을 발견한 내가 한없이 괴로워 함

25.

퇴근 10분 전

탕비실에 들어오는 운 대리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그를 싱크대로 인도한 뒤

나는 빠르게 빠져나가고 싶다

그렇게 그는 퇴근 전까지

앗 대리님 저도요

네 여기 놓아 주세요

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텀블러를 무한히 씻음

저는 이미 탕비실에서 벗어나 퇴근했습니다

26.

잘생긴 사람 보면

단기기억상실이 오기 때문에

운 대리 협조 찍은 기안 다 틀려서

컨펌 n번 다시 보내기 n번 함

〔무슨 일 있으십니까?〕

ㄴ 그거 아세요? 잘생긴 사람 보면 단기기억상실이 온대요 ㅠㅠ

그거 아세요? 잘생긴 사람 보면

27.

개바쁜 척 엑셀 방탈출하다가

서류 부탁하러 의자 뒤로 온 운 대리와

눈이 마주치고만 싶음

동공지진하는 그에게

정색하고 열심히 눈으로 신호를 보냄

조 용 히 하 세 요

28 .

오늘자 (내가) 망한 운쇼 나페스

오늘 거의 이 상태로 보냄

안녕 (𝑈𝑛𝑖𝑓𝑜𝑟𝑚...)하십니까

뫄뫄부 (𝑁𝑜𝑣𝑒𝑚𝑏𝑒𝑟..) 뫄뫄팀

김제스 (𝑆𝑖𝑒𝑟𝑟𝑎..) 입니다

네 공문 발송(𝐻𝑜𝑡𝑒𝑙...) 하겠습니다

감사(𝑂𝑠𝑐𝑎𝑟..) 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내 머리에서 나가

29.

자 이제 운 대리의 아이큐 150 제 아이큐 100 도합 250으로 완벽한 회의 자료를 만들죠

운 대리 이 말 듣자마자 그냥 자기가 하겠다고 함

나는 그저 감사할 따름임

30.

운 대리 앞에서 보란 듯이

아련하게 가을 하늘을 쳐다보면서 얼쩡대고만 싶음

그리고 그가 결국

무슨 일 있으세요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음

퇴근하고 싶어요

31.

하필 목도리 색이 민트로 겹쳐서

서로 긴 토론을 거친 끝에

운 대리는 월수금에 나는 화목에 하기로 함

절대 서로 겹치지 않겠다는 의지

같은 동료끼리의 실화입니다

그녀는 결국 목도리를 바꿈

제가 이김

32.

비행기 좋아한다는 운 대리에게

종이 비행기 백 장쯤 접어서 주고 싶다

이후

회의 자료로 종이비행기를 날리시면 안 됩니다

라고 정중히 거절 받고

정중히 사과 드림

33.

프린터 커버가 안 닫혀서 쩔쩔매고 있으면

운 대리가 와서

위로 한 번 당기신 뒤 닫으시면 됩니다

하고 닫아주고 갔으면 좋겠다

그치만

내가 지금 그걸 몰라서 그러고 있는 게 아니며

그저 일하기 싫어서 그러고 있음을

평생 몰랐으면 좋겠다

34.

운 대리 야근할 때 쓸쓸해하지 말라고

사실 우리 직장에는 밤에 귀신이 나와요

순도 백 퍼센트 거짓말 뿐인 괴담을 무수히 들려주고

나는 퇴근하고 싶다

그는 이제부터 야근도 외롭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임

35.

회의 개노잼이라서

진지한 눈으로 자료 보며

펜으로 열심히

· · · – – – · · · 두들겨댔더니

오늘은 운 대리가 알아듣고 웃참챌 실패함

이렇게 보낸 사람이 꽤 됨

36.

운 대리가

감기 및 한파 등으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오는 날

나는 일할 의욕이 (마스크로 가려진 부분/운 대리 얼굴 면적*100)퍼센트 감소해서

조퇴를 씀

미남의 얼굴을 못 보는 직장 따위

...

아 조퇴하고 싶다

37.

빼빼로데이 때

운 대리에게 빼빼로 여섯 종류 보여주고 그 중에 하나 고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딱 그것만 빼고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