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형 사랑
윈칼
유지민 묵주반지 뺐는데 자국 남은 거 보고 뇌내망상 풀가동 눌려 버림 독실한 천주교 신자에 한 사람의 부인으로 행복하게 살던 유지민이 김민정 하나 때문에 종교도 가정도 다 내팽겨치는 거 보고 싶음 보통 이혼녀랑 대딩은 이혼하고 나서 만나는 게 흔한데 얘네는 불륜... 에 가까운 김민정을 위해 모든 걸 버린 유지민 이런 느낌으로 보고 싶음
독실한 천주교 신자 유지민 한평생 굳건한 이성애자로 살아 오다 결국 괜찮은 남자 만나서 결혼까지 하고 사는데 남자 잘못인지 유지민 잘못인지 애를 못 낳는 거지... 계속 임신 시도 하는데도 생리 불규칙적이기는커녕 너무 꼬박꼬박 해서 원망스러울 지경인 유지민 남편은 괜찮다고 입양하는 것도 좋다고 하지만 시댁의 입장은 좀 다른 거 유지민한테는 너무 잘 느껴졌고 그래서 더 압박 느끼고 애한테 광적으로 매달리게 됨 나중에는 분명 남편을 사랑하는 게 맞지만 그 사랑의 결실이 없다면 결혼이 의미가 있을까 싶은 유지민 거의 우울증 증세 보이면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거 남편이 보다 못해서 밖에 나가서 일이라도 하라고 카페 하나 차려 주는데(남편 돈 존나 많음) 거기 알바생으로 들어온 애들 중에 김민정 있어서 둘이 만나면 좋겠다
김민정은 성 지향성만 빼면 진짜 평범한 대학생 적당한 집안에서 적당히 자랐고 부모님 주머니 사정 빠듯한 것도 아니지만 생활비 정도는 직접 벌고 싶어서 알바 구하고 다니는데 그러다 눈에 들어온 카페 알바 채용 공고 근무 시간이 좀 길어서 공부까지 병행하기에는 조금 빠듯할 것 같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시급이 너무 좋아서 일단 해 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자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됨 근데 웬걸 카페 사장님이 너무 아리따우셔서 전 여친한테 크게 데이고 여자 안 만날 거야 상태로 살던 김민정 마음에 불을 확 지펴 버린 거지 근데 손가락에 묵주반지랑 결혼 반지 잘 끼워져 있는 거 보고 그럼 그렇지... 저런 아름다운 분이 독신일 리가 없지 심지어 천주교 신자네 잠깐 두근거렸던 것뿐 마음 시작도 안 해야겠다 하고 넘어가려 그랬음
분명 그랬는데... 비 오는 날 혼자 남아서 마감하다 너무 슬픈 표정으로 멍하니 창 밖 응시하고 있는 사장님을 모른 척할 수가 없어서 말 붙였다가 어찌저찌... 잠자리까지 가지게 된 둘 사장님 여자도... 좋아하셨어요? 정신없이 묻는데 몰라요 근데 뭔가 민정 학생이면 괜찮을 것 같았어요 하는 사장님 때문에 골 울리는 김민정 보고 싶음 그렇게 아슬아슬한 불륜 이어 가다 어차피 남편한테 마음 식은 지 오래고 남편도 그거 알 테니까 이혼해야겠다고 말하는 사장님 때문에 크게 흔들리는 김민정 가정 파탄시킨 장본인 된 것 같고 죄책감 들어서 사장님 말리려 드는데 그거 다 안다는 듯이 민정 학생 때문 아니에요 웃으면서 말해 주는 사장님 덕분에 할 말 잃는...
남편 다행히도 좋은 사람이라 원만한 합의 이혼 해 줘서 큰 탈 없이 자유의 몸 된 사장님 김민정이랑 좀 더 자유롭게 연애하고 싶어 하는데 김민정이 원하지 않아서 비밀 유지할 것 같음 사유? 김민정은 아직 대학생이고 레즈인 거 들켜서 좋을 일 없으니까... 그 마음 사장님도 잘 알아서 아무 말 없이 이해해 줌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그 뒤로 벌어지는 일들이 김민정을 미치게 만들었으면 좋겠음 예를 들면 부모님이 주선해 주신 선자리 비밀로 하고 나갔다가 산책 나온 사장님이랑 마주쳤을 때... 남자랑 걸으면서 웃는 김민정 보고도 상처받은 기색 하나 없이 자리 피해 주는 사장님 때문에 김민정만 마음 졸일 것 같음 결국 애프터 신청해 오는 남자 거절하고 혼자 걷다 사장님한테 전화 거는 김민정 정말 아무렇지 않은 평소랑 똑같은 목소리로 받는 사장님한테 미리 말 못 해서 미안하다고 부모님이 선이라도 한번 보라고 너무 압박을 줘서 나간 거라고 애프터 거절했다고 물어보지도 않은 걸 술술 불 듯 사장님 조금 놀랐지만 침착하게 선자리였구나... 친한 동기인가 했어요 혹시 내가 말 걸면 방해될까 봐... 아는 척 안 하길 잘했네요 밥은 맛있는 걸로 먹었어요? 하고 대답해 줌 근데 이 대답이 오히려 김민정 혼란스럽게 만들 것 같음 이건 쿨한 정도가 아니라 나한테 마음이 없는 거 아닌가 어떻게 여자 친구가 선자리에 나갔다는데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지 이런 생각 들면서 굳어 버린 김민정 유지민이 민정 학생? 내 목소리 들려요? 할 때까지 그냥 그 자리에 굳어 있다가 황급하게 전화 끊을 것 같음
그 뒤로 몇 번이고 유지민한테 미안할 일 만드는 김민정과 그런 김민정한테 변함없이 평온한 목소리로 괜찮다고 말해 주는 유지민... 그리고 그거 때문에 미쳐 돌아가는 김민정 보고 싶음 유지민은 어차피 김민정 레즈라 남자한테 관심 없는 거 알고 만약 김민정이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저는 계속 김민정을 좋아할 거라 을의 포지션을 자처했는데 그게 오히려 김민정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까 유지민 품에 안겨 있으면서도 내가 싫어진 건 아닐까 나를 버리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자꾸 옳지 못한 방법으로 유지민의 사랑을 확인받으려 하는 게 보고 싶음 유지민은 오히려 그게 잘 보여서 그냥 아무 말 없이 안아 주고... 언니는 나랑 왜 만나요? 같은 질문 물어 오면 웃으면서 사랑하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해 줄 것 같음 김민정 그게 뭐냐고 툴툴대면 아무 말 없이 웃으면서 머리 쓰다듬어 주는 유지민 진짜 이유가 김민정을 사랑해서 단 하나밖에 없을 것 같은 게 너무 좋다 이 말이에요 김민정이 어떤 짓을 해도 김민정을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 김민정의 불안에서 오는 모든 행동을 다 받아내 주는 유지민 너무 불쌍하고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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