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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컬린(가내컬렌인퀴) 서사 정리

드에 시리즈 스포 주의

커미션 넣을 때마다 서사 정리 개뚱쭝글 반복해서 적기 귀찮아서 그냥 정리해둠

본 페어는 바이오웨어 사의 게임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을 기반으로 한 드림커플(컬렌맨스)입니다.

심문회에서 사령관 직을 맡고 있는 [컬렌 러더포드]와 그러한 심문회를 이끄는 심문관(플레이어블 캐릭터)[이블린 트레벨리안]의 이런저런 서사들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드래곤 에이지는 바이오웨어에서 고안한 별개의 독창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므로, 해당 세계관의 이해를 돕고자 드래곤 에이지 세계에 대한 설명도 앞부분에서 다루고 넘어갈 예정입니다. 세계관이 복잡하고 방대한 탓에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빠르게 넘기고 싶으실 경우 세계관 요약 부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드래곤 에이지의 주요 배경, 테다스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는 전부 이 테다스라는 대륙을 배경으로 합니다. 테다스는 남반구에 위치한 대륙이며, 마치 유럽의 지도를 회전시켜 놓은 것과 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많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테빈터, 안티바, 올레이, 퍼렐던, 자유 연맹, 기타 등등….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는 중세 판타지 게임이므로, 테다스의 시대적 배경 역시 중세 유럽 정도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테다스에는 다양한 종족이 있습니다. 인간, 엘프, 드워프, 쿠나리. 엘프는 한때 막강한 권력을 누렸으나 쇠퇴한 후 끝내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의 엘프들은 인간 도시의 엘프 격리촌에서 빈민층으로 살아가거나, 테빈터 제국에서 노예로서 일하거나, 옛 엘프 문화를 계승하는 데일스 엘프로서 인간들과 멀리 떨어진 자연 속에서 살아갑니다.

드워프는 돌을 숭상하며, 자신이 죽으면 돌로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돌이 우리를 늘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지상의 햇볕 아래로 나갈 수 없습니다. 지상에 노출된 드워프는 지상 드워프로 불리며 멸시당합니다. 한 번 지상에 노출된 지상 드워프는 다시는 드워프 사회로 돌아갈 수 없으며, 그렇기에 지상 드워프들은 지상에서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교역 일을 주로 맡습니다.

쿠나리는 쿤이라는 규범 그 자체를 믿습니다. 그들은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지 않으며, 각자에게 가장 잘 맡는 역할을 배정받아 그 역할로서 살아갑니다. 만약 어느 쿠나리가 스텐이라는 역할을 맡는다면, 그 쿠나리는 스텐으로서 불립니다. 어떤 쿠나리가 타마스란이 된다면, 그 쿠나리는 타마스란으로 불립니다. 그들은 쿤 아래 모두 하나이며, 그 개개인을 쿤의 일원으로서 존중합니다. 개중 쿤의 규율에서 벗어난 쿠나리를 탈바쇼스라 부르며, 쿠나리들은 그들이 아무런 지성도 이성도 없는 짐승과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테다스 사람들은 대부분 창조주라는 신과 그의 아내이자 성녀인 안드라스테를 숭배하는 성가회(안드라스테교)를 믿습니다. 성가회는 일종의… 기독교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창조주가 하느님이고, 안드라스테가 예수님과 비슷한 포지션인 것이지요. 물론 쿠나리나 그의 영향력에 있었던 이들처럼 을 믿거나, 아니면 데일스 엘프들처럼 엘프 만신전을 숭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성가회에서는 인간과 엘프만이 진정한 사람이고 드워프나 쿠나리는 조금 부족한 이들이라 여기기 때문에 그들을 잘 받아주지 않습니다.

테빈터 제국과 성가회

드래곤 에이지 세계에는 마법이 존재합니다. 보통 마법이라고 하면 대단하고 멋진 능력으로 생각할 것 같지만, 이곳 테다스에서는 대부분 마법을 불길하고 위험한 것으로 취급하며, 그런 마법을 다루는 마법사 역시 위험하고 끔찍한 존재로 여깁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그러기에 앞서 테다스의 역사를 설명해야 합니다. 아주 오래 전, 테다스에는 엘프 제국이 있었으나 테빈터 제국은 이 엘프 제국을 멸망시킨 후 많은 지역을 정복하고 공격하며 전 테다스에 악명을 떨쳤습니다. 테빈터 제국은 마법을 숭상했고, 매지스터라 불리는 마법사들이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창조주가 아닌 옛 신이라 불리는 존재를 숭배했습니다. 그 옛 신의 신도였던 매지스터 중 일부는 너무나도 오만했던 나머지 창조주가 기거하는 ‘황금 도시’로 들어가는 만행을 저질렀고, 창조주의 저주를 받아 어둠피조물이라는 끔찍한 괴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창조주가 인간(필멸자)의 어리석음에 실망하여 황금 도시를 떠나자 황금 도시는 검은 도시로 변질되었고, 옛 신들은 대악마로 타락하여 세상에 대재앙을 일으켰습니다. 이를 막아낸 것이 회색 감시자들이며, 그들은 지금까지도 계속 대재앙을 경계하고 어둠피조물을 제거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테빈터 제국의 힘이 약해지자 안드라스테와 그의 남편 마페라스를 필두로 한 독립군들이 테빈터 제국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안드라스테는 본디 테빈터 제국의 노예였습니다. 그러나 일족의 고통에 비탄하며 일족의 신에게 기도하던 안드라스테의 노래를 들은 창조주가 그의 앞에 현신했고, 안드라스테는 창조주에게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안드라스테의 아름다운 노래에 감읍한 창조주는 기꺼이 안드라스테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안드라스테는 창조주의 신부로서, 창조주의 대변자로서 사람들을 이끌게 되었고, 그들에게 빛의 성가로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 주는 성가회를 전파하였습니다.

하지만 안드라스테의 남편인 마페라스는 그러한 안드라스테를 시기하고 그에게 불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는 테빈터 제국과 손을 잡고 자신의 아내 안드라스테를 테빈터 제국의 집정관인 헤사리안에게 넘겼습니다. 그렇게 안드라스테는 화형 당하였고, 그런 안드라스테를 동정한 헤사리안은 자신의 칼로 안드라스테의 숨을 끊어 그의 고통을 끝내주었습니다.

테다스 사람들은 아직도 테빈터 제국의 악독한 짓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법사가 사람의 위에 섰기에 일어난 모든 파국을요. 때문에 성가회에서는 마법은 사람의 위에 설 수 없으며, 수단으로서 존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가회에서는 마법사 협회를 만들고 마법사들을 협회의 탑에 평생 가두어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감시하고 그들이 위험해질 경우 망설임 없이 제거할 수 있는 성기사들을 만들어 마법사들을 지키게 했습니다.

마법사와 성기사

여전히 마법사의 권위가 드높은 테빈터 제국을 제외하면 테다스 대부분의 나라에는 위처럼 마법사 협회가 존재합니다.

마법사들은 선천적으로 마법 능력을 타고 난 이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4세~14세 사이에 마법 능력을 발현하며, 발현 즉시 마법사 협회로 이송됩니다. 왕가의 자식이라 할지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이렇게 끌려간 마법사들은 계승권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며, 유용하고 위험한 도구로서 평생 탑 안에서 살아갑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예외는 없습니다.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누군가와 사랑을 할 수도, 아이를 가질 수도 없습니다. 혹여 아이를 낳더라도 성가회에서 데려가 다른 협회 탑으로 보내집니다. 또한 이들은 협회에 들어가자마자 피를 채취당하는데, 보호의 피라고 불리는 이 피는 혹시라도 마법사가 도망갈 경우 그를 추적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물론 협회에 끌려가지 않고 그들을 피해 숨어 살아가는 마법사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배교자로 불리며, 성기사의 눈에 뛸 경우 협회로 끌려가거나 혹은 처형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데일스 엘프의 경우에는 인간들과 멀리 떨어져서 살기 때문에 다른 마법사들처럼 협회에 강제적으로 끌려가진 않습니다. 그 대신 성기사들은 그들이 일정한 주기로 거주지를 옮기는지를 확인하며, 한 부족 내에 마법사의 수가 너무 많아질 경우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마법사들을 협회로 데려오기도 합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경계되는 이유는 비단 테빈터 제국의 악행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실 이 세계는 평범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현실 세계와 영과 악마 같은 정신체들이 머무르는 영계로 이루어집니다. 이 영계는 현실 세계의 요소들을 반영하여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공간이며, 장막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을 통해 현실 세계와 분리되어 있습니다(마비노기의 그림자 세계 같은 걸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별개의 공간이 아니라, 현실 세계 위에 덮어씌우듯 공존하지만 장막 때문에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 쪽에 가깝습니다). 태생적으로 영계와 접촉할 수 없는 드워프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을 통해 이 영계에 방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법사들은 바로 이 영계에서 끌어온 힘을 현실에 구현하는 원리로 마법을 사용합니다.

들은 비교적 순수하고 무해한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사람과 달리 그들을 대표하는 한 가지 특성이 극대화된 모습을 보입니다. 연민의 영이 아프고 괴로워하는 이들을 도와주려 한다든가, 지식의 영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하여 매우 박학다식하다든가, 정의의 영이 불의에 대항한다든가… 이렇게 말이지요. 하지만 모종의 사유로 이들이 변질될 때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영은 악마로 변하며, 그들의 특성 역시 변질되고 맙니다. 연민의 영이 절망의 악마로 변하거나, 지식의 영이 교만의 악마로 변하거나… 하는 식으로요. 악마들의 공통된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사람의 몸을 빌려 현실 세계로 나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악마들은 사람을 회유하거나, 속이거나, 공격합니다.

앞서 마법사는 영계에서 끌어온 힘을 현실에 구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게 가능한 것은, 마법사는 영계와 현실을 연결하는 일종의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모든 마법사는 악마에게 취약합니다. 악마는 현실로 나가기 위해 마법사를 죽이거나 유혹합니다. 그렇게 악마에게 당해 몸을 빼앗긴 마법사는 흉물이라는 끔찍한 존재가 되어 참사를 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마법사들은 혈마법이라는 위험한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누군가의 혈액을 매개로 하는 아주 강력한 마법으로, 심지어는 상대의 정신을 교묘하게 조종하거나 뒤틀어버릴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마법입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심지어는 테빈터 제국에서조차 표면적으로는 혈마법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악마 빙의—흉물화의 가능성과 혈마법의 위험성. 이 때문에 마법사들은 괴물이라 낙인 찍혀 모든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게 됩니다.

성기사는 이런 마법사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들은 주기적으로 리륨을 섭취하며, 그 리륨을 통해 마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리륨이 마냥 유용한 것은 아닙니다. 리륨은 일종의 마약성 물질로, 중독성이 아주 강하고 그 부작용 또한 심각합니다. 장기간 리륨을 복용한 고참 성기사들은 치매, 환각 등 여러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며, 중독이 심해질 수록 더 많은 양의 리륨을 찾게 됩니다. 그렇다고 리륨 복용을 그만두더라도 그로 인한 금단증세가 그들을 괴롭힙니다. 이 금단증세가 어찌나 심한지, 대부분의 성기사는 미치거나 죽게 된다고 합니다.

마법사와 달리 성기사는 본인의 선택으로 입소할 수 있으며, 순결 서약을 한 일부 성기사를 제외하면 결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주요 임무는 마법사를 감시하고 다른 이들을 마법사로부터 지키는 것입니다. 정식 마법사가 될 자격이 생긴 수습 마법사들은 시련 의식이라는 의식을 치르게 되는데, 이때 동행하여 마법사들을 감시하는 것 역시 성기사입니다. 이 시련 의식은 마법사가 악마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으로, 만약 마법사가 악마에게 당해 흉물로 변할 경우 그들을 제거하는 것 또한 성기사의 임무입니다.

또한 성기사는 너무 위험하거나 큰 잘못을 저지른 마법사, 혹은 시련 의식에 실패한 마법사에게 안식화 의식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안식화 의식이란 마법사를 안식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안식자가 된 마법사는 모든 감정을 거세당하며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습니다. 즉, 더는 마법을 사용할 수도 없고, 악마에게 빙의당할 위험도 없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마법사는 안식화를 죽음보다 더 끔찍한 형벌로 여기며, 안식자가 된 마법사를 원래 상태로 되돌릴 방법은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성기사들에게는 심지어 소거의 권한도 있습니다. 이는 이름 그대로 협회의 마법사들을 소거할 수 있는 권한으로, 협회에 가망이 없다 판단될 경우 협회 내의 모든 마법사를 제거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물론 이 권한은 성가회에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 극단적인 성기사들은 성가회 권한 없이 일방적으로 소거의 권한을 발동하기도 합니다.

위의 이유로 성기사와 마법사는 서로 간의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 마법사를 두려워하며 억압하는 성기사와 그들에게 반발하며 항의하는 마법사 간의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격화되었고, 결국 용의 시대 9:37년, 커크월에서 한 마법사가 성가회 성당을 폭파하는 끔찍한 학살을 저지르면서 이들의 갈등은 절정에 이릅니다. 이때 커크월에서 일어난 반란은 당시 강력한 힘과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커크월의 용사를 필두로 한 성기사들이 마법사들을 제압하며 정리되었지만(인퀴 전작의 내용이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짐), 도리어 바로 그 사실이 협회 마법사들의 분노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용의 시대 9:40년에 마법사들이 협회를 해산하였고, 그 뒤를 이어 성기사단과 그 상위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진리의 구도회 역시 성가회에서의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참극이 반복되자, 당시 성가회의 교황이었던 저스티니아 5세는 성기사단과 마법사 사이를 중재하기 위한 콘클라베 개최를 제안했습니다. 그리하여 용의 시대 9:41년, 헤이븐에서 콘클라베가 개최되었습니다. 그러나 의문의 폭발 사고로 인해 교황 저스티니아 5세를 포함한 참석자 전원이 사망하였습니다.

…손에 기묘한 초록빛을 내뿜는 닻을 품고 돌아온 두 사람(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의 주인공인 플레이어블 캐릭터이며, 게임에서는 당연히 한 사람이지만 심문관 2인 체제 날조 세계관이라 두 사람이 됨)을 제외하면요.

세계관 요약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는 중세 판타지 배경인 테다스라는 대륙 안에서 진행되며, 테다스는 지리상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테다스에는 인간, 엘프, 드워프, 쿠나리라는 종족이 있습니다.

-테빈터 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마법사는 끔찍한 괴물로 취급되며, 성가회라는 종교 단체가 관리하는 마법사 협회의 탑에서 평생 갇혀 살게 됩니다. 이는 마법사가 악마에 빙의될 가능성이 높고, 혈마법 등의 끔찍한 마법을 사용했을 경우 그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입니다.

-성기사단은 성가회 산하 단체로, 그런 마법사들을 관리하는 조직입니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리륨을 복용해 마법사들을 관리하고, 위험한 마법사를 제거하고 억압함으로써 질서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복용하는 리륨이 일종의 마약성 물질인 탓에 그들의 말년은 대개 좋지 않습니다.

-마법사와 성기사단의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만 갔고, 어느 사건으로 인해 그 갈등이 극에 달하게 됩니다. 현재 마법사 협회는 붕괴되었으며, 성기사단과 마법사는 서로를 죽고 죽이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교황 저스티니아 5세는 이를 중재하기 위해 콘클라베를 개최했으나, 의문의 폭발 사고로 인해 콘클라베 참석자 대부분이 사망하고 맙니다. 여기서 살아남은 것이 바로 이후 심문관이라 불리게 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입니다.

트레벨리안 가문의 차기 가주, 오스트윅 협회의 선임 마도사, 심문관

이블린 베넷 트레벨리안

프로필 링크: https://withglyph.com/l22_gate3/1885856148 비번: DAICE2024

(나나곰쿠키2 픽크루 리터칭)

이블린 트레벨리안은 자유 연맹의 도시 국가 중 하나인 오스트윅의 트레벨리안 가문의 장녀로 용의 시대 9:10년에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를 꼭 빼닮은 이블린는 영특하고 책임감 강한 성정으로 가문 어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7살 때부터 차기 가주로서 교육받았습니다. 아래에 어린 동생이 3명이나 있었던 그는 다정한 언니/누나, 기특한 딸, 자랑스러운 제자, 사랑스러운 아가씨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블린의 미래는 너무나도 확고히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가 14살이 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블린의 마법은 그의 14살 생일 파티에서 발현되었습니다. 소원을 빌고 케이크의 촛불을 끈 이블린이 웃으며 박수를 치자, 불길한 보랏빛 번개가 그의 손에서 자그맣게 피어올랐습니다. 트레벨리안 가문은 대대로 독실한 성가회 신자였고, 마찬가지로 이블린 또한 독실한 성가회 신자였습니다. 성가회에서는 으레 마법을 창조주의 저주라 일컫기도 합니다. 오스트윅 협회로 보내진 이블린은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다가, 곧 협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그가 협회에 빠르게 적응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건 적응이 아니라 체념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이블린은 협회에서도 우수한 모범생이었으며, 그 덕분에 20살의 나이로 시련 의식에 통과합니다. 시련 의식에는 욕망의 악마가 그의 14살 생일 파티를 재현한 현장에서 이블린의 가장 아픈 손가락인 막내 동생 데빈의 모습으로 나타나 가족들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하지만 이블린은 그런 악마의 유혹을 단번에 뿌리쳤고, 큰 문제 없이 정식 마법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블린은 16년이라는 세월을 협회에서 보냈습니다. 자신이 트레벨리안 가문에서 보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세월을 협회에서 보낸 셈입니다. 오스트윅 협회는 마법사 협회 중 가장 마법사의 대우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블린도 몇 년에 한 번씩은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가족들에게 점차 성가신 존재가 되어갔고, 그 미묘한 차이를 눈치챈 이블린은 결국 가족과의 교류마저 단절한 채 탑에 고립되었습니다. 개인 공간조차 보장되지 않는 마법사 협회에서 이블린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낭만적인 기사문학들, 그리고 이따금 사람들 몰래 춤을 출 수 있는 짧은 시간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의 성기사들 역시 세간의 평가대로 점잖았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오스트윅 협회의 성기사들은 마법사들을 마구잡이로 억압하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마법사들을 보호하던 어느 성기사에게 어린 이블린이 잠시 풋사랑을 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친구가 안식자가 된 후, 그들 역시 성기사라는 걸 깨닫고 그 어설픈 감정을 정리하게 되었지만요.

용의시대 9:40년에 반역파 마법사의 수장인 피오나가 마법사 협회 해산을 결정한 후, 오스트윅 협회도 조용히 해산되었습니다. 강제로 배교자가 된 이블린과 동료들은 그들을 추적하는 성기사들에게 쫓기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러다 우리 전부 죽게 될 것이라 확신했고, 때마침 콘클라베가 개최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들에게 콘클라베는 최후의 기회였습니다. 그리하여 이블린은 오스트윅 협회의 수석 마도사의 요청으로 다른 마법사들과 함께 콘클라베로 향했고, 그곳에서 오래 전 헤어졌던 자신의 남동생 데빈 트레벨리안과 재회합니다.

데빈 트레벨리안은 이블린과 7살이나 차이 나는 어린 동생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유약하고 소심했던 데빈은 가문 내에서 겉돌기 일쑤였는데, 그런 데빈을 유일하게 아끼고 보살펴준 것이 바로 이블린이었습니다. 이블린이 오스트윅 협회에 끌려갔을 때, 데빈은 겨우 7살이었습니다.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가 마법사라는 이유로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 데빈은 마법사들을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외적으로 성기사는 마법사를 지키는 정의롭고 선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였던 탓에, 데빈은 그 길로 성기사단 훈련소에 자원합니다. 20살의 나이에 무사히 정식 성기사가 된 데빈은 성기사로서 콘클라베에 참석하였고, 그곳에서 그리워하던 누나와 재회하게 된 것입니다.

그곳에서 모종의 사건(이하 드에 인퀴 메인 스토리 참고)에 휘말린 둘은 나란히 왼손에 닻이 박힌 채로 발견됩니다. 당시 교황 저스티니아 5세의 오른손과 왼손이었던 카산드라와 렐리아나는 유일한 생존자이자 유력한 용의자인 남매를 취조하였습니다. 콘클라베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직후, 테다스 곳곳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 균열은 말 그대로 영계와 현실 세계를 분리하던 장막에 생긴 구멍으로, 이 구멍을 통해 영계에 있던 악마와 영들이 현실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들은 남매의 손에 있는 닻으로 균열을 닫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교황 저스티니아 5세의 뜻을 이어 세상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심문회라는 조직을 결성하였습니다.

이블린은 성가회에서 멸시하는 바로 그 마법사였지만, 동생 데빈이 워낙 숫기 없고 소심한 탓에 그 대신 심문관으로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외적인 자리에 주로 참석하는 것이 이블린일 뿐, 이블린과 데빈 두 사람 모두 심문관으로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블린은 많은 고비를 넘겼습니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혼자 강대한 적에 맞서다 눈사태에 휘말리거나, 영계에 빨려들어가거나, 올레이 제국의 암투를 해결하거나,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코리피우스의 군대와 싸웠고, 끝내 코리피우스를 쓰러트렸습니다. 그렇게 모든 게 해결된 줄 알았습니다.

코리피우스가 죽으며 전쟁이 끝났습니다. 그러나 그 후 심문관들의 닻이 서서히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거대해진 심문회의 처우를 결정하기 위한 고위평의회가 열리던 용의 시대 9:44년에는 그 정도가 극에 달했습니다. 그러는 와중 고위평의회에서 모종의 음모가 발생했고, 심문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금 전장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닻이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강한 빛과 함께 끔찍한 통증이 지나가는 수준이었다가, 최후에는 불안정하게 거대한 힘을 뿜어내는 시한폭탄 같은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심문관들은 닻이 박혀 있던 왼손 일부를 절제해야만 했습니다. 이후 이블린이 심문회 해산을 선언하며 심문회는 완전히 해산되었고, 심문회의 동료들은 저마다의 삶을 향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퍼렐던 협회의 성기사, 커크월 성기사단의 기사대장, 심문회의 사령관

컬렌 스탠턴 러더포드

컬렌 러더포드는 용의시대 9:11년 퍼렐던의 혼리스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위로는 누나가 하나 있었고, 아래로는 여동생과 남동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8살 때 성기사가 되겠다고 결심했고, 동네 성당의 성기사들에게 훈련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의 재능을 알아 본 기사대장이 컬렌의 부모님을 설득했고, 그 덕분에 컬렌은 13살의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성기사단 훈련소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18살에 정식 성기사가 된 그는 퍼렐던 협회에 배정되었습니다. 이제 막 성기사가 된 컬렌은 꿈에 부풀어 있었고,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그는 특히 마법사들을 대할 때 무척이나 성실하고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그 과정에서 어느 인간 여성 마법사에게 첫눈에 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가 품은 순수한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가 퍼렐던 협회에서 근무한 지 고작 1년 만에 얼드레드(올드레드)라는 이름의 한 혈마법사가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얼드레드가 불러낸 악마와 흉물들이 삽시간에 협회 내부를 점령했고, 대부분의 성기사들이 그와 맞서 싸우다 죽었습니다. 그러던 중 컬렌은 얼드레드에게 사로잡혀 그가 만든 마법 결계 안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그 안에서 컬렌은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동료들이 죽는 모습을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이후 퍼렐던 협회 출신 마법사이자 미래에 퍼렐던의 영웅이라 칭송받게 되는 회색 감시자 솔로나 아멜(드에 오리진 플레이어블 캐릭터)이 협회를 구하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그가 바로 컬렌이 몰래 마음에 품었던 그 마법사였습니다. 퍼렐던의 영웅이 탑 꼭대기에 다다르면서 둘은 재회하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컬렌은 이미 과거의 컬렌이 아니었습니다. 장기간 이어진 얼드레르의 고문과 끝없이 죽어나가는 동료들, 그 와중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무력감… 그로 인해 컬렌은 마법사들을 불신하게 되었고, 그들을 혐오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마법사들도 구하러 가겠다는 퍼렐던의 영웅에게 그들도 이미 혈마법에 당했을 거라며 그냥 다 죽여버리라고 할 만큼요.

다행히 퍼렐던 협회의 일은 잘 마무리 되었지만, 컬렌은 여전히 마법사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로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를 보다 못한 그레고어 기사단장은 그를 자유 연맹의 도시국가 중 하나인 커크월로 보냈습니다. 퍼렐던 협회 사건 때문에 페소공포증까지 생긴 그는 커크월 협회에 도착한 후로도 잘 적응하지 못 했고, 마음 붙일 동료 하나 만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의 기사단장이었던 메러디스는 마법사를 향해 강한 적의를 보이는 컬렌을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사실 메러디스 역시 과거의 일로 마법사들을 원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메러디스의 지지 덕분에 컬렌은 커크월 성기사단의 기사대장이 되었습니다. 이 커크월 협회는 특히나 마법사들에게 악독하기로 유명했습니다. 무려 마법사 협회의 이름이 교수대일 정도이니까요. 수많은 마법사들이 고통에 신음했지만, 컬렌은 그들을 무시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그저 간악한 연기 정도로 치부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메러디스는 점점 더 잔인해졌고, 마법사를 향한 억압 역시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그와 비례해 마법사들의 분노와 불만도 갈수록 커졌습니다. 컬렌은 동료들의 눈에서 자신과 같은 두려움을 읽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용의시대 9:37년에 한 마법사가 커크월 성당을 터트리자 거대한 비극과 죽음이 커크월을 덮쳤습니다. 당시 커크월의 용사(드에 2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그 마법사와 절친한 친구였음에도 그를 죽인 후 성기사단의 편에 서서 싸웠습니다. 심지어 그 자신조차 마법사였음에도요.

상황이 거의 마무리되자, 메러디스 기사단장은 결국 커크월의 용사에게까지 칼을 빼들었습니다. 그러나 뜻대로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컬렌은 여전히 마법사를 증오했지만, 그에게도 선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 선을 넘어선 이의 말을 따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컬렌은 자신의 상관에게 칼을 겨누었고, 커크월의 용사와 함께 싸웠습니다.

이후 커크월의 용사는 자작이 되어 커크월의 질서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컬렌과 그의 성기사단 역시 용사와 경비대장을 도와 커크월을 재건하는 데 힘썼습니다. 커크월 사태를 겪은 후, 컬렌은 전처럼 마법사들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트라우마에 갇혀 삐뚤어진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 자신이 부끄럽고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컬렌은 모든 마법사가 끔찍하지 않다는 걸, 그리고 모든 성기사가 정당하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걸 깨달은 컬렌은 어떻게든 자신의 과오를 수습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3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컬렌에게 카산드라가 찾아왔습니다. 카산드라는 컬렌에게 심문회 사령관 자리를 맡아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카산드라는 컬렌에게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떠났을 뿐입니다. 그렇게 컬렌은 자신과 뜻이 같은 성기사들을 이끌고 심문회가 있는, 콘클라베 준비가 한창인 바로 그 헤이븐으로 떠났습니다. 용의시대 9:40년의 일입니다.

심문회의 사령관이 되면서 더 이상 성기사가 아니게 된 컬렌은 리륨 복용을 중단했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 심문회에 지장이 갈 경우 사령관 자리를 내놓겠다는 약속과 함께요. 그에게 심문회는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그는 과거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고, 어렸을 적의 순수한 이상과 너무 멀어져버린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리륨 금단증세 중 하나인 강박 등의 정신적 증상까지 더해져 그는 심문회의 일에 지나치게 몰두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버티기 힘들 정도의 금단증세가 컬렌을 덮쳤고, 그는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리륨을 복용하겠다 외쳤습니다. 아마 심문관—이블린이 그를 저지하지 않았다면 정말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심문관의 도움으로 컬렌은 금단증세를 이겨냈습니다. 그후로도 그는 계속해서 심문회 사령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병사들을 이끌고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는요?

이블린과 컬렌은 마법사와 성기사라는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자라온 환경조차 귀족과 평민으로 판이하게 달랐고, 그들의 고향조차 해얀도시와 밀밭이 펼쳐진 시골이라는 점에서 전혀 겹치는 부분이 없죠.

조세핀의 묘사대로 ‘세상 모든 걸 자기가 박아야 할 못으로 여기는 망치 쥔 사람’처럼 구는 컬렌은 자신의 신념과 주관이 뚜렷하고, 다정하고 선하며, 책임감이 강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과거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가 심문회에 들어온 이유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함과 동시에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죄를 갚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퍼렐던 협회와 커크월에서의 일로 컬렌은 큰 트라우마를 입었고, 그로 인한 PTSD 또한 겪고 있습니다. 금단증세 때문에 매일 악몽에 시달리는데, 그 악몽에서는 주로 자신이 저지르거나 겪은 끔찍한 과거의 기억들이 재생되지요.

컬렌은 과묵하고 신중하며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습니다. 전형적인 군인이라 외교를 위한 관습이나 사교 행사를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하며 이해하지 못하죠. 그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이상은 사람들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걸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칠 것이고, 제 부하들의 희생 역시 감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큰 목표를 위해서라면 자신이 도구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게 정말 정당하고 올바른 길이라면요. 그는 군인이고, 군인은 으레 누군가의 도구로서 다뤄지니 말입니다.

이블린 역시 자신의 신념과 주관이 뚜렷하고, 다정하고 선하며, 책임감이 강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를 책임지며 살아온 그는 되려 누가 자신을 책임지는 것이 더 어색할 것입니다. 그런 그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마법사이기 때문입니다. 창조주의 저주를 받았기 때문에, 마법이 너무나도 끔찍하기 때문에, 마법사인 자신 역시 끔찍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이블린은 무고한 희생을 원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는 컬렌보다 더 이상적인 사람일 것입니다. 이블린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하고 싶어합니다. 그 누구도 헛되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요. 이는 그가 한평생 민간인으로 살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블린은 병사들을 체스판 위의 말로 여길 수 없으며, 그들 개개인을 하나의 사람으로 존중합니다.

그럼에도 이블린은 컬렌보다 정치에 능합니다. 독실한 신앙인인 컬렌과 달리 이블린은 더 이상 자신을 성가회 신자로 여기지 않지만, 스스로를 안드라스테의 전령(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부르는 별칭)이라 인정합니다. 이는 그 사실을 진정으로 신뢰해서가 아니라, 마법사인 그가 안드라스테의 전령일리가 없다며 거짓 선지자임이 분명하다고 비판하는 성가회와 대적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입니다. 그는 조세핀이 그렇듯 종교의 힘을 알고 있습니다. 분열된 사람들을 끌어모으려면 하나의 상징이 필요하고, 안드라스테의 전령보다 그에 걸맞는 건 없을 겁니다.

컬렌과 이블린은 둘 다 남에게 자기 속내를 잘 말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남에게 의지하는 법을 모른다고 해야할까요. 혼자서 해결하는 게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모든 감정, 모든 고통, 모든 문제를 혼자 끌어안고 답답하고 묵묵하게 버티는 사람들이요. 자신의 약한 모습을 절대 남에게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 괜찮냐고 물어보면 안 괜찮아보이는 데도 괜찮다고 하는 그런 인간들 말입니다. 컬렌과 이블린은 이렇듯 정반대의 입장임에도 너무 닮은 두 사람이 조금씩 조금씩 상대에게 기대는 법을 배우는 관계로 요약할 수 있을 겁니다. 또 둘은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통해 상대 진영을 이해하게 되고, 함께 그들을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나가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글이 아님)

둘은 분명 강하고 선한 사람들이지만 완전무결한 영웅은 아닙니다. 불안정하고, 서툴고, 꺼내보면 사실 여기저기 흉터투성이인 사람들이에요. 그렇지만 건강하고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이따금 비탄과 수렁에 잠기기도 한다는 것이 그들이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되지는 않아요. 좀 아프고 우울해도 둘은 그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그러한 사랑을 원동력 삼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그렇기에 둘은 분명히 함께여서 행복할 거고, 서로를 만난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 생각할 겁니다.

이 둘의 테마곡은 개인적으로 Laufey의 Serendipity로 생각해두고 있는데요. 이 곡을 들으면 둘이 어떤 관계인지 좀 더 이해가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s://youtu.be/hKrW4g_ZSM4?si=Wuk60zdNG8Aay-Fm

그외에 게임에서 제공해주는 서사들… 그러니까 컬렌 로맨스 이벤트들을 다 적자니 왠지 민망한데요…

심문관이 죽을 뻔했다가 겨우 살아돌아온 후에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맹세하는 컬렌이라든가…

일단 심문관이 리륨 금단증세로 불안해 하는 컬렌 달래서 위로해주는 것도 있고…

그 후에 컬렌이 바쁜 와중에도 심문관이랑 자기 고향 근처까지 나가서 남동생한테 받았던 행운동전을 심문관한테 전해주기도 하고…

컬렌이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함께 하고 싶다고 심문관에게 고백하고…

최종전 직전에 심문관이 죽을까 불안해하면서 “당신은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당신을 잃는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 없어요…” 하는 컬렌도 있고… 그렇네요…

전쟁 끝나고 무사히 심문관이 살아돌아오니까 환하게 웃으면서 전쟁도 끝났고 이거저거 다 끝났지만 상관 없고 지금 당신이 멀쩡히 돌아왔다는 것만 내게 중요하다 이러는 컬렌도 있고…

고위평의회에선 갑자기 심문관한테 컬렌이 청혼하고… 그래서 결혼하고… (네 둘이 결혼했어요…)

둘이 결혼한 뒤에는 이블린이 이블린 러더포드가 됩니다. 그러고 난 뒤 컬렌의 가족들이 있는 남녘기슭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블린이 마법사인 자신이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을 위험하게 할까 봐 불안한 나머지 “내가 내가 아니게 되면 나를 죽여달라”는 부탁을 컬렌에게 하게 됩니다. 해당 내용은 최하단에 붙여둘 글로그 쪽에서 더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둘의 서사를 글로 자세하게 설명하자니 민망해서 연성들을 첨부합니다

아래는 컬렌과 이블린 관련 글연성들입니다 작중 시간대 순으로 나열했어요

비밀번호는 전부 DAICE2024 입니다

글 대부분이 분량이 좀 긴 편이라 (만자 넘고 막 그럼…) 다 읽진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Knight of Swords

9:41, 드에 인퀴 본편. 다른 이의 희생을 두려워하는 이블린에게 컬렌이 조언하는 내용.

-심연에 침잠하지 않도록

9:41, 드에 인퀴 본편. 아다만트 공성전 중 리륨 금단증세가 심해진 컬렌. 이후 앞서 설명한 리륨 재복용 이벤트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그 사령관의 고민

9:41, 드에 인퀴 본편. “심문관이 누구랑 잤다더라”는 소문을 들은 컬렌이 전전긍긍하는 내용입니다. 가벼운 로코 분위기.

-닻이 올랐으니

9:44, 침입자 디엘씨 이후. 이블린이 왼팔을 잃은 이후의 이야기. 이블린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바라는지, 그래서 컬렌과 이블린이 심문회 해산 후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에 관한 내용.

-항해

9:44, 심문회 해산 이후. 함께 커크월로 향하는 컬렌과 이블린. 컬렌이 자신의 가장 약하고 부끄러운 부분을 이블린에게 꺼내보이는 이야기.

-풍랑

9:44, 심문회 해산 이후. 남녘기슭의 컬렌 본가에 머물게 된 컬렌과 이블린. 하지만 이블린은 마법사인 자신을 제어할 수단이 아무것도 없단 것에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그런 이블린을 보며 마법사들의 처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컬렌의 이야기.

-함께라서 가능한 것

9:47, 심문회 해산 후 3년 뒤. 커크월에 리륨 중독 환자들을 위한 치료소를 만든 컬렌과 이블린. 그동안 겪은 일을 회상하며 각자의 아픔을 다시 나누고, 함께 또 다른 미래를 꿈꾸게 되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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