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GOV] 복구된 이후에

2020 크레뉴얼 검금 이후 복구된 매녈을 목격하게 된 크레인

※ 탐넘으로 본 복구된 이후 매녈과 크레인의 재회 문제시 삭제합니다.

※ 크레인이 튑니다.

※ 인스턴트조각글이었습니다...이렇게 길어질게 아니었는데....

※ CP연성이지만 조합으로 봐도 괜찮습니다. (사실 CP연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 검은 금요일은 끝났다. 

치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으며, 모두를 통합시키려했던 계획은 비밀리에 묻혀 사람들에게서 잊혔다.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희생자를 식별하고 무너진 장소를 다시 올리는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들어야만 했다. 대부분이 검은 금요일 이전과 비슷한 상태로 돌아오면서, 기술은 전례가 없는 속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검은 금요일 직후 복구를 위해 픽셀과 디지털 할 것 없이 함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전세대와 신세대가 모여 시너지를 낸 탓이었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수호대의 영웅 컨티뉴의 비밀일지가 발견되면서 기술의 발전에는 가속도가 더 붙었다. 더욱 더 빠르게 발전한 기술은 제 1차 검은 금요일 이전보다 풍요로운 시대를 가져왔으며, 모든 것이 한 번 무너졌던 세상에서는 지워졌던 사람들이 다시 드러났다. 

“ 임원님, 말씀하셨던 보고서입니다. “

“ 수고했네. 옆에다 두게. “ 

그리고 크레인은 되찾은 황금기의 생생한 주역이었다. 치트를 제압하고, 모두가 혼란스러울 때 앞장서서 피해를 복구한 공을 인정받아 임원으로 승진한 크레인은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쁘게 일했다. 대부분의 지역은 복구가 완료되었으나, 간혹 외곽지역에는 수호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어 복구되는 속도가 더뎠기 때문이었다. 

무엇하나 그냥 넘기는 버릇이 없는 크레인은 자신에게조차 휴일을 주지 않곤 했다. 설령 부하직원들에게는 휴가를 주더라도 자신은 휴일 업무를 봤는데, 이는 컨티뉴의 일지에 기반한 복구 기술이 상용화된다는 뉴스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크레인은 임원으로서 기술이 상용화되는 자리에 참석해야 했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빠지려 했으나 최초로 희생자들이 복구되는 행사에, 많은 동기들을 잃었던 그가 빠질 수는 없었다. 

“ 첫 번째만 보고 가겠습니다. “ 

“ 에헤이 이 사람아, 딱딱하기는. “ 

“ 이제 곧있으면 비행기가 뜹니다. “ 

“ 자네가 그렇다면야... 뭐. “ 

 크레인은 임원용 좌석에 등을 기댔다. 팀장으로 일할적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편안했다. 크레인은 차라리 서류라도 한 장 더 보길 바랬으나 행사가 곧 시작할 분위기라 마땅치 않았다. 크레인은 힐긋 임원석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방송을 준비하는 제작진들과 보기 드문 연구개발부서원들이 우글우글 바쁘게 움직였다. 한쪽에서는 제 2차 검은 금요일의 영웅들, 패치팀장과 퍼블리대원이 빳빳한 유니폼을 입고 앉아있었다. 말없이 바라만 보던 크레인은 등을 띠며 꽉 조이는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무대의 조명이 전부 내려갔다. 연이어 생방송을 알리는 빨간 불이 반짝였다. 물론 임원석의 조명도 모두 내려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둠속에서 인영이 무대에 올랐다. 임원석은 무대의 맞은편 높은 층에 있어 불이 꺼져도 아래가 훤했다. 

-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 전자오락수호대의 임원, 스크립트입니다. 

 새카만 어둠속에서 목소리만이 전파를 타고 수많은 이들에게 번져나갔다. 행사가 시작되었다. 크레인은 다시금 등을 붙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컨티뉴는 돌아왔다. 이제 막 복구되어 지직거리면서도 퍼블리를 안은 컨티뉴는 묻는 말들에 대해 충실히 대답했다.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퍼블리를 알아보는지... 와 같은 것들이었다. 시청자 수는 빠르게 치솟았다. 임원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굳이 숨기지 않았는데, 그의 친가가 중계를 맡은 방송사의 집안이라는 것은 수호대의 팀장들이라면 대부분 아는 사실이었다. 그는 만족스러워하며 패드를 넘긴 그는 복구된 컨티뉴를 내려다봤다.

“ 말로만 듣던 영웅 컨티뉴... 직접 보는 건 처음이란 말이지. 생각보다 멀끔한데. 아, 자네는 본 적이 있지 않았나..? “

“ 업무상 몇 번 봤었습니다. “

“ 정말? 어떤 사람인가? “

크레인은 임원의 질문들을 적당히 넘기다 몸을 일으켰다. 컨티뉴의 복구가 끝난이상 크레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캄캄한 부스안에서 일어난 크레인의 머리가 아슬아슬하게 천장에 닿지 않았다. 크레인이 긴 코트를 받아 팔을 꿰는데, 저 아래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 저거... 뭐야? “ 

크레인은 등을 돌렸다. 컨티뉴가 복구된 유리상자 안에서, 또 다른 지직임이 일어났다. 엉키고 꼬여있는 글자열들 위로 다른 글자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가장 큰 덩어리를 중심으로 뭉친 열들이 조각되듯 끄트머리가 떨어져 나갔다. 거무죽죽한 껍데기가 갈라지며 나온 오른쪽 상반신에서 세로의 숫자열들이 흐릿하게 나타났다. 매뉴얼이었다. 크레인은 눈을 한 번 깜박였다가, 물었다.

“ 컨티뉴만 복구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

“ 나도 이유를 모르겠네. 거기, 아래 가서 상황 좀 알아봐. “ 

“ 예, 임원님. “ 

생전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매뉴얼이 풀썩 고꾸라졌다. 패치가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크레인은 유리창에 바짝 붙었다. 머리를 부여잡으며 천천히 걸어 나오는 그는 틀림없는 매뉴얼이었다. 크레인은 투명한 임원석의 유리를 쓸어본다. 매뉴얼이 걷는 궤적을 그의 손이 좇는다. 탁. 그의 네모난 머리가 창에 닿는다.

입김이 뿌옇게 서리지도 않았는데, 크레인은 귀신이라도 본 것마냥 뒤로 주춤 물러섰다. 임원님? 크레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무대의 조명이 환했다. 조명 아래에는 그보다 더 환한 것이 있었다. 크레인은 그것으로부터 달아났다. 그것이 무서웠다. 그는 임원석 안으로 비추어들어오는 빛에 데이고도 신음 한 번 내지 않았다. 그는 심장에 남은 화상자국을 두껍고 뻣뻣한 코트 깃으로 억눌렀다. 환부가 어지간히 화끈거리는 걸 보니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 같았다.

“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 

“ 응? 아아, 어서 가게. 나중에 보세. “ 

 크레인은 기다란 코트자락을 펄럭이며 왼편의 옆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를 위해 대기 중인 비행기의 소음때문에 모든 소리가 귀를 틀어막은 것처럼 묻혔다. 

이미 밖은 방송을 보고 몰려온 사람들과 현장에 있던 대원들의 웅성거림으로 인해 충분히 번잡스러웠다. 비행기를 타기 전 그는 건물의 가장자리에 섰는데, 그가 있던 스타디움에서 카메라가 잔뜩 몰려있는 것을 보았다. 멀지 않은 거리라 똑똑히 보였다. 복구된 컨티뉴를 선두로 매뉴얼과 하나같이 반쯤 깨진 고글을 쓴 사람들이 부축받으며 나왔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패치에게 부축받던 매뉴얼은 갑자기 그를 붙잡았다. 아예 왼쪽으로 몸을 돌려, 패치에게 이것저것 묻던 매뉴얼이 갑자기 눈을 찡그렸다, 다시 눈을 크게 떴다. 크레인? ...윽! 다시 숫자열이 떠오르며 매뉴얼의 몸이 지직거렸다. 혼절한 매뉴얼을 붙잡은 컨티뉴는 달달 떨었다.

인파를 헤친 구급대원들이 복구된 사람들을 구급차에 실었다. 그 중 몇 명은 매뉴얼처럼 쓰러져 들것에 실리기도 했다. 구급차에는 대원이 한 명씩 따라붙었는데, 퍼블리는 컨티뉴와 함께 탔으나 패치는 남아 사람들을 해산시켰다.

크레인은 다시금 뒤로 한 발자국 내디뎠다. 한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세차게 돌아가는 비행기 소음속에서 그를 부르는 비서의 목소리만 희미하게 들려왔다. 크레인은 몸을 돌려 비행기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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