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우성명헌] 부디
글엽서
친구 생일 선물로 글엽서를 주려고 짧은글쓰기 한 것을 백업
전국 최강이라는 곳도 다르지 않구나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을 때 눈에 들어온 당신,
그것을 첫 만남으로
모두 모인 체육관에서 선배가 이름을 부르자
몸은 바짝 기합이 들어가 차렷 하고 있었지만
등 뒤 손가락은 꼼지락 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는 당신을 보았을 때,
부당한 처사에
억울하고 분해 혼자 울음을 참고 있는 내게
이상한 말투로 먼저 말을 걸어와
기어이 울음이 터지게 했을 때,
내 방으로 와 연고와 밴드를 건네주며
내버려두면 곧 나을 상처를 걱정해 주었을 때,
유독 당신의 패스를 받으면
힘이 나고 날아오르는 기분이 든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당신은 언제나 나를 믿고 패스하고
그 순간을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미국으로 떠나는 것이 확정되자
가장 먼저 당신의 얼굴이 떠올랐을 때,
어쩐지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지 못했을 때,
그 이유를 알지 못해 계속 고민하고 있던 중
당신이 먼저 내게 다가와 격려해 주었을 때,
바로 이어서
별 거 아니라는 말투로
별 거인 말을 내게 던졌을 때,
내가 괜한 소원을 빌어
당신에게 보답은커녕 패배를 안겨주었다며 울먹이자
너는 새로운 경험을 향해 나아갈 때
가장 빛난다는 대답이 돌아왔을 때,
떠나는 날 예상치 못한 당신의 배웅 길에서도
끝내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을 때까지
그 모든 순간을 떠올리며
망설였던 것을 후회하고 있어요.
한 번만 솔직할 기회를 주세요.
이번엔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일어나 다시 나를 바라봐 주세요.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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