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신의의 콘체르토

기사와 신의의 콘체르토 6화

오즈

생자의 소행이라는 것인가.

네로

그래. 인적이 없는 후미진 곳에, 여러 명의 발자국을 지운 흔적이 있었어.

나무 밑동에도 밟힌 듯한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있었고 말이야.

카인

그렇군… 용케 눈치챘네.

네로

빈틈없이 숨기려고 한 흔적은 있었지만, 완벽하게 숨기지 못했더라고.

그러니까 더욱이, 그건 도적의 짓이라고 가리키는 것과 다름 없어.

아서

숲에 도적의 모습은 없었던 거야?

시노

우리들이 갔을 땐 기척도 인영도 없었어.

네로

대충 장물을 팔러 갔거나, 정적의 숲에는 밤에만 오는 거겠지.

이야기를 들으면, 포학의 기사는 밤에만 나타난다고 하고.

카인

네로. 다음에 녀석들이 움직인다고 하면 언제야?

네로

가장 빠른 건 오늘밤이겠지. 단…

네로는 근심스러운 듯이, 입가에 손가락을 걸쳤다.

네로

피해가 이 정도로 생겼어. 평범한 도적이라면, 이미 한참 전에 정체가 들켜 좀 더 소란이 났을 거야.

그런데도 지금까지 들키지 않은 거라면, 도적 중에서 증거 인멸이 특기인 마법사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아키라

(도적 중에서, 마법사가…)

네로의 말에, 긴장감이 흘렀다.

리케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희들이 반드시 잡아보이겠습니다.

시노

리케가 하는 말대로야. 도적이든 마법사든 관계없어. 전원 토벌해주지.

파우스트

토벌은 하지 마.

우선, 어떻게 도적을 붙잡을지다. 어중간하게 여러 명이서 숲을 돌아다니면, 눈치채고 도망갈 가능성도 있어.

카인

마법으로 기척을 지우고, 숲에 숨어들어 기다리는 건 어때.

아서

아니, 도적중에 마법사가 있다면, 우리들이 마법으로 기척을 숨긴 지점에서 눈치챌지도 몰라.

시노

그럼 간단해. 미끼를 써서 도적을 불러들이면 돼. 내가…

리케

미끼 역은 제가 하게 해주세요!

리케가 늠름한 얼굴로 이름을 대며 앞으로 나왔다.

시노

네가? 그렇게 약한데도?

리케

야, 약하지 않습니다! 오즈의 훈련으로 꽤나 쓸 수 있는 마법이 늘었으니까요.

시노

뭐, 약한 녀석인 편이 미끼 역에 어울리지만 말이야. 상대도 방심하고.

히스클리프

시노! 그 이상 리케에게 무례한 말 하지 마.

시노

사실이다. 그렇지, 오즈.

오즈

…적은 주저없이 너의 목숨을 노리러 올 거다. 그런데도 그 역을 짊어지겠다는 건가.

리케

네. 저도 현자님의 마법사니까요. 다소의 위험은 각오하고 있어요.

카인

……

아키라

(약한 편이 미끼에 어울린다… 그렇다면…)

저기! 저도 리케와 함께 가게 해주지 않으시겠어요?

리케

현자님…

아키라

저는 평범한 인간인데다가, 도적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조금이라도 빨리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 저도 무언가 힘이 되고 싶어요. 부탁드려요…!

곤혹스러운 공기 속에서, 처음으로 끄덕여준 것은 카인이었다.

카인

나는 맡겨도 된다고 생각해. 두 사람의 말도 각오도 믿음직스러웠어. 분명 작전도 끝까지 해내줄 거야.

리케

물론이에요! 현자님과 함께, 도적들을 훌륭하게 불러들이겠어요.

파우스트

…알았어.

하지만, 둘 다 무리만은 하지 말도록. 무슨 일이 있다면 바로 우리들을 불러라.

아키라

네, 걱정해주셔서 감사…

오즈

《복스노크》

아키라, 리케

와……!?

그러자, 나와 리케를 감고 있던 옷이, 일순이지만 강한 빛을 발하며 전체를 뒤덮는 듯한, 어렴풋한 온기를 지녔다.

아키라

오즈, 어떤 마법을 걸어주신 건가요?

오즈

클로에가 옷에 건 보호 마법을 강화했다. 결계처럼, 밤이 되어도 효과는 지속될 거다.

아키라

그런 일도 할 수 있는 거군요…!

리케

오즈, 감사합니다.

하지만 오즈도 아주 조금만 더 있으면 마법을 쓸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 주세요.

오즈

……

아서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리케. 오즈 님은 내가 지킬 테니까.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만약을 위해 저의 검을 가지고 계셔주세요.

아서가 공중에 손을 뻗자, 단도가 나타났다. 방긋 미소지으며 그것을 오즈에게 건넨다.

시노

어이, 당신. 검을 쓸 수 있는 건가?

오즈

다소, 물리 공격을 할 수 있는 정도다. 아직 익숙하게 다루지 못한다.

파우스트

네 입에서 물리 공격, 이라는 말을 듣다니, 어쩐지 신선하군…

네로

하지만, 최강의 마법사가 검을 들고 있으니까, 심상치 않은 박력이 느껴지네…

시노

흥. 무조건 내 대낫이 더 멋있잖아.

히스클리프

너는 어째서 오즈 님에게 대항하는 거야…

그리하여, 우리들은 도적 확보를 위하여 몇 가지 작전을 세우고, 밤이 올 때까지 마을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리케

현자님, 길이 울퉁불퉁하니 조심해 주세요.

리케

감사합니다, 리케.

밤이 깊어지고, 포학의 기사가 나온다고 하는 시간.

나와 리케는 도적을 불러들이기 위해, 울창한 정적의 숲속을 조용하게 걷고 있었다.

아키라

(리케의 랜턴이 없었더라면,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지도 몰라. 조금 무섭네…)

리케

현자님. 떨어지지 않도록, 제가 손을 잡아드리겠습니다.

내 손을 꽉 잡은 그 힘은, 평소보다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다.

무서운 건 리케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그런 리케의 버팀목이 되고 싶어서, 손을 맞잡았다.

아키라

힘냅시다, 리케…

리케

…네.

저기, 현자님. 저, 어떻게든 이 이변을 해결하고 싶어요.

리케

그건 카인을 위해서인가요?

리케

에… 어떻게 아신 건가요?

아키라

이 의뢰를 받고 나서, 리케는 카인을 자주 보고 있던 것 같아서요. 게다가 저도 같은 마음이니까요.

리케

…로랑의 나쁜 말을 듣고, 카인이 슬퍼하는 건 싫었어요.

게다가 기사를 나쁘게 말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왜인지 카인을 나쁘게 말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리케는 걱정스러운 듯이 눈썹을 내리고, 밤의 산길로 시선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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