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슌 현재영술 짧썰
나이반전 붐은 계속된다
※오타주의/시점 뒤죽박죽 주의/캐붕주의
상점 안쪽에 있는 실험실에서 며칠을 처박혀 있던 키스케가 뻑뻑한 눈앞 머리를 대충 문지르며 나와보니 상점엔 적막이 맴돌고 반쯤 열린 창문에서 한적한 오후의 미적지근한 바람이 불어왔음. 몰려오는 피곤을 밀어내며 담배라도 필 겸 향한 뒷마루에서 쿄라쿠의 뒷모습을 발견했겠지. 제 영압을 느끼고 뒤를 돌아볼 법한데도 미동 없이 상점을 지지하고 있는 두터운 기둥에 기대어 앉아 있는 걸 보니 단잠에 빠져있는 모양이었음. 아무 데서나 잘 자는 것 같아도 자그마한 기척이라도 느껴지면 바로 깨어나곤 했던 그가 지척에 가까울 만큼 다가서도 그저 무방비하게 잠에 빠져있었음. 낯선 이곳에서 경계를 세우지도 않을 만큼, 그는 이제 제가 편한 모양이었음. 근데 당신 원래 이러지 않았잖아. 작은 몸짓 하나에도 금세 눈을 뜨고는 저를 바라보던 모습이 불현듯 생각났음. 그리고 어떤 충동이 불쑥 솟구쳐 올랐음. 당장에라도 저 어린 쿄라쿠를 흔들어 깨우고 반쯤 정신이 빠져있는 걸 보고 싶다는 그런 유치한 충동이. 가늘게 남아있던 이성이 그를 말리기도 전에 키스케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 그의 덜 여문 어깨를 감싸 쥐었음. 그와 동시에 잠들어있던 쿄라쿠의 눈가가 바르르 떨리더니 곧 느리게 눈이 떠졌음. 속눈썹을 팔랑이며 눈을 깜박거리던 쿄라쿠가 어깨를 감싸 쥔 손을 멍하니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음. 몽롱한 시선이 팔뚝을 타고 살금살금 올라와 마침내 키스케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가 왜 그러느냐고 물을 새도 없이 그대로 키스해 버리는 키스케 보고싶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놀라 눈을 홉 떴다가 이내 입천장을 훑는 뜨거운 살덩이에 맞춰 익숙하게 혀를 얽는 쿄라쿠는 여전히 어리둥절해 보였지만 그렇다고 키스케를 밀어내지는 않았음. 제 뺨을 붙잡아올리는 손길을 그저 눈을 굴려 바라보다가 이내 정신없이 입맞춤에 빠져들었겠지. 한참이나 호흡이 섞이고 끈적이는 소리가 귓가에 간지럽게 닿았다 금세 흩어지길 반복했음. 그를 올려다보느라 치켜든 목이 뻐근하게 아파질 때쯤 입술 위를 가볍게 눌렀다 떼어지는 낯간지런 소리와 함께 키스케가 멀어졌음.
“방금 꿈에서도 그쪽이 나한테 키스해 줬는데.”
쿄라쿠가 입술을 혀를 축이며 눈가를 부드럽게 휘어 웃었음.
“아직도 꿈속인가 보죠 뭐.”
키스케가 여상하게 대꾸하자 그의 눈치를 보던 쿄라쿠가 그의 소매 끝자락을 살며시 잡아끌고는 속삭였겠지.
“그럼 또 키스해 줄 수 있어요?”
“…그건 곤란한데요.”
“내 꿈인데도요?”
저를 올려다보는 둥그런 눈을 모른 척 피하며 소매 끝에 매달린 손을 붙잡아 조심히 떼어낸 키스케가 엉망이 된 쿄라쿠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었음
“원래 꿈은 제멋대로랍니다.”
더 이상 보채진 않았지만 토라진 건지 아쉬운 건지 알 수 없는 얼굴을 한 채 괜스레 발끝을 까닥이며 장난을 치는 그를 달래듯 뒷목을 살살 매만져주자 또 금방 갸르랑대며 기분 좋은 한숨을 내뱉었겠지.
“오늘은 유독 한가한 날이니, 더 자요.”
“아저씨가 다 깨워놨잖아요.”
투덜거리면서도 냉큼 다시 늘어지는 모양새를 뒤로 한 채 뒷마당으로 나온 키스케가 품에서 구겨진 담뱃갑을 꺼내 능숙하게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음. 빨아들이고 내뱉을 때마다 끝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회색으로 꺼지는 담배 끝에서 피어난 희뿌연 연기가 바람을 타고 날아갔음. 분명 그 얼빠진 얼굴을 실컷 비웃을 심상이었건만 갑자기 다 집어치우고 그에게 입을 맞춘 건 순전히 변덕 때문이었는지 아님 그 얼빠진 얼굴에 동해버린 건지 모를 양이였음.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니 다 자라버린 그도 제 기척에 반짝 깨어났다가도 금방 안심하며 잠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편했다는 건가?’
이제 뭐가 뭔지 모를 기분으로 말없이 뻑뻑 담배나 마저 피우는 키스케 보고 싶다…
도대체 뭘 쓰고 싶었는지 나도 모르겠음…걍…영술원 쿄라쿠한테 충동적으로 입맞추는 점장님이 보고싶었는데 이게..이게…뭐지……? 암튼 현쿄라쿠랑 애인미만 섹파이상인 관계라서 좀 긴가민가 하는 키스케랑 사랑받는 건 기가막히게 알아채는 와기쿄랔이 좀 무방비하게 있는게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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