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사랑4

아무래도 더미데이터라는 존재를 세오도 모르긴 하겠지. 주파수 보낼 줄 알았지 더미데이터 뒤질 생각은 안함.

람드림 by 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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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카. 혹시 보유 인자론에 대해서 알고 있어?”

“네, 뭐...조금은요. 애시당초에, 저는 보유 인자론에 의해 존재하니까요.”

 

아닌가요. 사네미츠씨?

 

세이카가 사네미츠를 곧은 눈으로 바라봤다.

 

사네미츠는 이따금, 세이카의 눈에서 알 수 없는 심연을 마주했다. 아니지, 심연이라고 해야할까. 굳이 따지자고 하면 해구에 가깝다. 바다의 저 밑바닥을 보는 느낌이 들면 절로 시선을 피하게 된다. 아마 자신도 알고 있는지 이유에 대해서는 한번도 묻지 않았지만.

 

“가끔 궁금하단 말이지. 세이카의 안에 뭐가 있는지.”

“세오도아.”

“그렇지 않아?”

 

자신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세오도아가 사네미츠의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10분째 같은 페이지를 펴놓고 딴 생각한걸 완전히 들켰군. 웃으면서 슬금슬금 다가오는 것을 보며 사네미츠는 항복했다.

 

“뭐가 듣고 싶은거야?”

“별거 없어. 세이카의 정체 같은거지. 나는 살면서, 그러니까 지금까지 나의 존재가 먹힐거라는 위협은 단 한번도 든 적이 없단 말이지.”

“그래서?”

“세이카가 있으면 그럴 것 같아.”

 

... 그런 취향?

사네미츠가 세오도아와 거리를 뒀다. 묘한 거리감에 그가 사네미츠를 보면...

 

“설마 그런 취향? 이라고 생각한거 아니지?”

“맞는데..?”

“아니, 아니... 내가 그럴거라 생각해? 정말? 사네미츠~ 누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거야 지금?”

“네가 오해하게끔 말했잖아! 하여간, 떨어져! 세오도아. 바로 말하면 오해할 일 없잖아. 나쁜 버릇인걸 알면서도 안 고치는 네가 잘못한거야.”

 

그래서? 세이카에게 ‘먹힐 것’ 같다는 의미가 뭐야?

사네미츠가 질문한다. 세오도아는 드물게 고민하다가, 본인도 확실치 못하다는 투로 말을 뱉었다.

 

“말 그대로 잡아 먹힌다. 가끔 간담이 서늘해, 어딘가 뜯어먹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물론, 세이카는 식인종도 아니고, 그런 취미도, 취향도 아니겠지만.”

“그래. 아무래도 그렇지.”

“그런데 말이야. 노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우츠기군이 보내서 그런가? 하하. 내가 놓친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네. 솔직히, 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워.”

 

사네미츠는 그 순간 떠올렸다.

 

보유 인자론에 의해 존재한다는 세이카의 말을.

애시당초, 보유 인자론을 세이카가 어떻게 알고 있는걸까. 누구에게 들은걸까? 출처가 불분명한 지식에 사네미츠 또한 혼란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 말 뜻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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