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 06:07
시간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주의 요소 : 가족의 실종(던전), 가족의 실종 이후 혼란스러운 가정 환경의 묘사, 가족간의 감정적인 말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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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 아래에 의미 없는 밴드를 붙이기 전. 아침마다 그곳을 어루만지는 손길이 있고. 잠에서 깨어나면 제 옆구리에 콕 박힌 동그란 정수리를 문지르는 소소한 낙이 있는 시점의 이야기를 하자. 오후 2시, 일이 한창 바쁠 시간대. 따지자면 언제나 바삐 돌아가는 센터. 주말이란 개념 없이 원하는 날 하루 잡아 쉬는 것이 전부인 근무지에 대한 불평 없이-침대와 벽 사이에 끼인 소중한 알코올 전용 틴 캔은?- 출근한 그는, 슬슬 늦은 식사를 마치고 있던 참이었다. 점심이라곤 쉐이크 한 잔 정도로 괜찮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런 못난 모습을 따까리-그러니까 커티스씨, 내 이름 좀 외워달라니깐요!-에게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기에 샌드위치 한 입. 체중을 세 자리 넘게 유지하는 건 사치이다 못해- 아니. 그렇게 우락부락해지면 레나나 페더나 둘 다 포옹이 싫다고 질색할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쓰러지거나 휩쓸리지 않을 정도로만 형태를 유지하면 됐던 시기. -깜빡. 시야에 들어오는 알림. 네로 커티스는 스마트워치 윗 면에 뜬 연락을 확인한다.
실종
아침 메뉴 : 치킨 누들 수프(셀러리가 더 많이 들어감. 전 날에 먹었던 걸 다시 끓인 거라 면이 흐물거렸음.)
점심 메뉴 : 쉐이크와 샌드위치(프로틴까진 괜찮았는데, 옆에 보는 사람이 있어서 양심상 샌드위치도 먹음.)
저녁 : 가지 라자냐(미쉘과 같이 만들었음.)
BGM : Ants · edIT
활자를 읽는다. 옷 소매를 끌어와 액정을 닦는다. 다시 읽는다. 페더 커티스 씨께서 A-17 구역에서 던전에 휘말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외의 학자 및 연구원 27인 또한 던전이 생긴 범위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오후 8시까지 연락을 받을 수 있는 관계로, 그 이전에 실종자의 인계를 위한 확인 답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이번엔 하아- 숨 뱉어 김 서리게 한 후 뽀득, 뽀득. 소리 날 정도로 액정을 문지른다. 동화속 세상이 아니니 편집자에 의해 상황이 바뀔 수는 없는 법이지. 입력창을 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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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인했습니다. 연락|
> 확인했습니다. 연락은 오후 6시 30분 경에 가능합니다. |
> 확인했습니다. 연락은 오후 6시 | 분 경에 가능합니다.
> 확인했습니다. 연락은 오후 6시 7분 경에 가능합니다. |
전송. 연락으로 인해 분산이 된 신경은 곧바로 제 앞에 있는 인물에게로 돌아온다.
"커티스 씨, 지금 내 말 안 듣고 있었죠?"
"어어. 네. 잘 안 듣고 있었어요. 한 번 더 언급해줄 의향 있나요?"
"됐네요!“
“그래도 오늘은 선배라고 안 불렀네요. 가산점 줄까요?"
"하! ... ... 몇 점이요?"
"군말 없이 점수를 윈한다는 점에서, 욕망에 충실한 인간의 표본 채취... 가능성 한, 80퍼센트. 5점 덤으로 얹어서 15점 드릴게요."
"그거 알아요, 커티스 선-"
"흐음. 덤만 5점."
"당신 진짜 깐깐해요!"
"알고 있어요. 식사 다 했나요? 조금 더 여유를 가져요. 양치 하고 올테니까. 차트는 이름 순서대로가 아니라 병동과 호실 순서에 맞춰두는 거 잊지 말고요."
"네이, 네이. 알겠습니다 커티스 씨. 편히 다녀오세요. 나 이젠 그렇게 초짜 아니니깐!"
"혀가 길군요. 앗. 그만 놀리겠습니다. 다녀올게요."
웃음소리와 함께 휴게실로 도망친다. 컵을 꺼내 코코아 가루를 두 개 뜯고, 디카페인 커피 믹스 하나. 진하게 섞은 걸 10초 이내에 곧바로 삼켜버린다. 입 안이 아릴 정도의 감각이 잦아들 즈음에야 자신을 의아하게 보는 동료에게 '당분 충전이에요. 마일러 씨와 같은 방법을 택해보려고요.' 정도의 적당한 답을 내놓는다. 미소를 지은 후 문 밖으로 나선다. 아차. 컵을 분리수거 통에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손을 씻은 후, 소독제를 손톱 끝과 손가락 사이까지 문질러 바른다. 서늘해진 손을 뒷 목에 한 번 붙였다 떼어내며 일을 하러 간다. 곁에 따라 붙은 사람에게 차트를 요청 한 후, 어떤 순서와 방향에 맞춰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묻는다. 대상자의 순위와 선정 사유에 관한 브리핑을 들은 후 그의 안내에 따른다. 곁에서 지도하고, 동시에 안내한다. 협업을 택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후 6시 즈음에 자리로 돌아온다. 복장을 갈아입은 후, 인사 한 번. 급한 일이나 서류가 엇갈렸을 경우 오후 8시 이전에 보내달라고 통보를 한 후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다. 우연히 마주친 환자분께도 살갑게 인사 한 번. 차에 들어선 시간, 오후 6시 4분. 키를 꼽아 돌린다. 내장된 디바이스의 화면을 두어번 두드려 전화 연결 모드로 바꾼다. 남은 시간을 확인한다. 적당히 돌아가면서 들어도 될 정도의 양인듯 하여 그러기로 결정한다. 경비원에게 고개 까딱여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고 나서면, 남은 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손과 발에게 넘기는 것 뿐이다. 사거리의 신호등 앞에서 전화를 건다. 신호 연결음 세 번. 6시 7분. 달칵.
"네로 커티스입니다. 페더 커티스와 가족 관계에 놓여있는 사람입니다. 연락을 요구하셔서 전화 드립니다."
"아, 네... 커티스 씨, 아니. 그러니까 페더 씨의... 혹시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있을까요?"
"자녀입니다. 첫째 자녀요. 가족 증명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일까요."
"아뇨!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저희도 이런 일이 처음인지라, 어떤 절차를 진행하면 좋을지 감이 안 잡혀서... 우선, 죄송스럽다고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저희 측의 부주의로 던전에 휘말렸으니... 그, 그래도 이번 게이트는 어떻게 예측을 할 수 있던 게 아닌지라, ..."
"해당 던전의 공략 방향성과 해결 여부에 관한 걸 여쭈어볼 수 있을까요?"
"실은, 그게..."
"네."
해당 던전에 휩쓸린 사람들이 머리 하나 뛰어나기로 유명한 학자들 투성이인지라, 가능하다면 헌터들을 끌어모은 채로 진행을 할 거다. 하지만 당장의 상황으론 곧바로 사람을 모집하거나 남들에게 요청하는 것이 부적절한 시기이기도 하다. 공략 순간이 늦춰질 수도 있다. 페더 씨에게 들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쪽 연구소가 타 회사로 넘어가기 직전의 상황에 처한지라. 운이 정말 나쁘다면. 많은 것들이 안 따라준다면 해당 던전에 대한 공략은 아주 긴 시간 동안 미뤄질 수도 있다. 네로 커티스는 상대방의 안심을 위해 적당한 순간에 알겠다는 답변과 그렇군요, 정도의 음성을 끼워 넣었다. 던전이라는 것의 공략이 일종의 산업으로 전락해, 인간의 목숨이 황금과 유사한 처지에 다다랐음은 회귀 현상이 발생하기 전부터 알았던 사실이었다. 연구실에 남은 물건에 대한 인계 및 자세한 정보는 메일로 보내드리겠단 말에 실물 서류 또한 요구를 했으며, 주소를 부른 후 연락 종료 버튼을 누른다. 신호등을 본다. 맨 위가 빨강, 중간이 노랑, 아래가 초록. 색의 구분은 의미가 없으니 형태에 따라 운전한다.
집에 도착을 한 후엔 백수 미쉘이 얼마나 레나와 잘 놀아주고 있었는지, 바닥에 뻗은 형태로 유추를 시도한다. 레나가 흰 크레파스를 꺼내 선을 긋다가 말고 도망친 흔적을 확인한다. 커서 형사로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간단한 생각을 이어간다.
"우와... 네로, 진짜 죽겠다. 애들은 왜 이렇게 힘이 좋아?"
"네가 운동을 하지 않아 떨어진 체력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는... 웃기긴 하네. 오늘 저녁은 가지 라자냐야. 먹고 갈래?"
"응. 노동비를 받아야만 하겠어. 요 꼬마 아가씨, 내 몸을 아주 산처럼 등반하더라니까?"
"평소와 같네. 긍정적이야. 지금 2층에서 자고 있어?"
"날 아주 질근질근 밟아두고선 만족했는지, 뭐냐. 너 오기 한 20분 전에 낮잠 자러 갔다. 30분은 더 잘 거야."
"적당히 1시간 정도로 맞추는게 좋겠네. 일어서, 세수하고 손 씻고 와. 라구 소스부터 만들어야 해."
"엑. 나 얌전히 받아먹는 거 아니었어?"
"꿈도 크셔라."
물 트는 소리. 야채를 씻고, 도마 위에 알맞은 재료를 올린다. 라자냐 전용 그릇을 꺼내 겹과 결에 맞춰 재료를 쌓아 올린다. 노릇하게 구운 가지를 사이에 끼워넣은 후, 예열해둔 오븐에 넣는다. 식전 간식-어른용. 레나는 이걸 먹으면 배가 불러 저녁을 먹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으론 토마토, 모짜렐라 치즈 대강 꽂아둔 꼬치에 발사믹 식초 한 번 두른 것. 미쉘과 사이좋게 반 나눠 먹는다. 우물거리는 뺨 옆에 묻은 걸 손으로 익숙하게 닦아내며 묻는다.
"미쉘. 혹시 던전 내에서 실종된 사람들 관련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 같은 거 알아?"
"어엉, 알지. 왜. 네 선에선 해결할 수 없는 사람이라도 있었어?"
"아니. 페더가 실종됐어. 그래서 해당 방면으로 잘 아는 사람을 찾아 이야길 나누고 싶어."
"실종, ... 페더 씨가? 야, 잠깐. 잠깐만. 뭔가 많이 건너뛰지 않았어? 언제? 아니, 출장갔다고 하지 않았어?"
"미쉘, 질문에만 제대로 답을 해. 네 목소리가 레나에게 닿는다면 불유쾌한 뒷처린… 모조리 그쪽으로 넘겨버릴 거니까."
"야, 무슨... ... 하, 씨. 진짜. 알아. 상담이나 아동 복지 쪽으로 좀 이름 난 인간들이랑 연락도 해볼 수 있을 거고. 너는..."
"그래. 그렇다면 된 일이야. 가능하다면 상대 중에 에스페란토어 수어의 구사가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좋겠어. 라포 형성에 수월할테니까."
"네로. 너는? 뭐 필요 없냐? ... ...아니지, 페더는 금방 돌아올-"
"미쉘. 거기까지만 해. 난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고, 내 후배 하나 챙기기 위해 문서 검토 작업도 오늘 오후 9시 이후로 거쳐야 하는 입장이야. 이 이상 내 일상이 어긋나는 걸 원하지 않아. ... 아, 레나 내려온다. 자. 셋 둘, 하나야. 그러면 넌 평소처럼 게으르고 나태한 꼬락서니로 내 레나를 마주하면 돼. 알겠지?"
"좀, 내가 끼어들 틈을-"
"셋,"
"왜 자꾸 그렇게 말을 끊,"
"둘."
"..."
"하나."
방긋거리며 조르르 오는 아이를 잡아 든다. 굽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주며 하는 손짓을 유심히 바라본다. 이마에 소리 나게 입 맞춘 후, 띵. 하고 소리 내며 다 됐다고 알리는 오븐 쪽으로 턱짓한다. 불쌍한 미쉘 마히르바는 언제나 어려운 건 나에게 시키지! 라고 투덜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네로 커티스는… 레나를 바라본다. 새빨갛게 보일 눈, 동그란 뺨. 뽀얀 살갗과 부드러운 머리카락. 머리 안에서 인공 와우의 수술비를 계산한다. 보육원, 구역 복지 센터에서 충당 가능. 재활은 E.P.R.S에서 진행하면 관리가 수월하다. 뺨 잡아 당기는 장난을 서로에게 해주다가,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고 오는게 어떨지 의견 건넨다. 무릎 위에서 무게가 사라진 뒤에야 일어나 테이블 세팅을 돕는다.
식사를 하며 몇몇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또 무슨 일을 겪었는지. 식사는 해야 될테니 아이가 포크를 쥘 사이 자신이 이야길 꺼낸다. 오늘 아침에 가다가 보인 공원 수리 기간이나 가격이 오른 기름값. 마트에서 세일 중인 물건과 식료품 목록. 이번주 주말에 함께 장 보러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미쉘에게 꺼내둔다. 뭐 어떻게 할 말이 없는지, 고개나 끄덕거리며 성난 황소처럼- 레나가 보고 배우잖아. 테이블 아래로 정강이를 찬다.- 아니. 이제는 온순한 양처럼 식사한다. 밥 먹는 도중 꺄르륵, 키득키득, 낄낄. 자신들끼리 이야기 나누며 오늘의 가장 멋진 일, 짜릿한 일, 행복한 일을 알려주는 걸 바라본다. 단란하다. 이 풍경이 유지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가치를 투자해야 할까. 페더 커티스의 빈 자리 값에 대한 결과는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달그락, 달그락. 잘 익은 라자냐 조각을 나이프로 잘라, 포크로 쿡. 입 안으로 밀어 넣는다. 세 번 씹고 그대로 삼킨다. 덩어리가 목을 누르며 지나가는 감각을 무시한다.
그릇을 식기 세척기에 차곡차곡 넣은 후, 버튼 띡. 23세기의 자동화된 세상에서 과학 기술의 문명을 누리는 건 당연한-즐거운-괜찮은 일이다. 레나가 잠에 드는 순간 문서를 검토해서 보낸 후, 곧바로 페더의 방에 들어가 가계부와 장부를 모조리 뒤적거려 사야 할 것들을 정리하기로 결정한다. 말괄량이 아가씨가 미쉘의 허리를 대가 삼아 피곤에 빠져 잠에 든 뒤에야 형제를 배웅한다. 걸치고 온 코트를 탁탁. 두 번 두드려 먼지를 털어낸 후 입혀준다. 목 뒷편에 끼인 머리카락을 손으로 풀어낸다. 일련의 동작 사이에서 미쉘 마히르바는 ‘내가 그렇게 애새끼는 아닌데’를 주장했으며, 네로 커티스는 ‘퍽이나 그러시겠다.’ 라고 답변했다. 어깨를 툭, 손바닥으로 밀어내며 행위의 종료를 알린다. 문 밖으로 미쉘을 몰아둔다. 아, 나갈 거라고. 내 발로! 상대는 소리 죽여 투정을 부린다. 문이 열리고, 잘 가라며 인사를 할 순간에 진행되는 대화는 아래와 같다.
“레나가 그럭저럭 괜찮은 환경에서 상담 받을 수 있게 이것저것 빨리 찾아볼테니깐, 야. 네로. 너도… 아니지, 이게. 괜찮아? 너 말이야.”
“친애하는 미쉘 마히르바. 너의 감정적인 놀음에 어울릴 시간이 없다고 이야길 해줘야 하는 걸까.”
“무슨 말을 그렇게, … 난 네 가족이야. 네로, 나는 너의 형제라고. 네가 그렇듯이. 이 정도는 간섭할 수 있는 거잖아.”
“걱정이 아니라 공격이겠지. 내가 정말로 필요한 건 정신적인 도움이 아니라 경제적인, 그리고 내 집이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몇몇 장치 뿐이야.”
“… 그 어떤 사람도 소중한 사람의 실종을 듣고 ‘제정신’으로 있을 수는 없다는 거. 알잖아…”
“마히르바.”
“그렇게 부르지 마! 이름으로 불러. 꼭 혼내려는 사람처럼…”
“… 미쉘. 너의 의도는 알겠어. 하지만 네 말이 어딜 봐서 도움인 건지 모르겠거든. 걱정이 된다면 내일도 찾아와. 레나와 시간을 보내줘. 적어도 사흘 정도는 시간을 끌어둘 거야. 출장을 간 곳에서 일이 생겼다거나, 좀 더 사람들이랑 마구 떠들고 온다던가… 이유는 둘러댈 수 있을테니까. 말 맞춰야 할 필요성이있다면 사전에 연락할게.”
“좋아, 다 알겠어. 꼬마 아가씨랑 노는 것 즈음은 어려운 일도 아니지. …… 야. 페더 씨, 금방 돌아오실 거야. 알지? 요즘 던전은 공략도 빠르고, 회귀 현상 이후로 헌터 산업도 증가 중이니까. 너무 깊은 생각 하진 마. 어후, 진짜 화내겠네. 간다. 안녕, 내일 봐!”
자리에 남는다. 후다닥 사라지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문을 닫는다. 빈 집안을 바라본다. 켜진 불 몇개를 끄고, 방을 돌아다니며 물건이 나돌아다니는 곳은 정리한다. 이제 좀 쉴까, 싶던 차에 띠링. 식기세척기가 일을 다 했음을 알린다. 그릇 정리를 다 마친 뒤엔 메일이 왔기에 열어서 확인하고, 페더가 요 근래에 회사에 대해 말 남겼던 걸 복기하다가- 업무를 위해 노트북을 찾는다. 작업을 마친 후엔 페더의 방으로 넘어가 개인적인 도구와 문서, 수첩 같은 걸 뒤적거려본다. 새벽 2시를 넘긴 뒤에야 방으로 돌아간다. 불을 끈다. 취침 가능한 시간에 대해선 계산하지 않기로 한다. 밀려오는 잠에 몸을 맡긴다. 하루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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