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의 요람

KH

커뮤 by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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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 위험한 자동차도 없으니까 선생님이 보셔도 혼 안 내시겠지? (가장 처음 자전거에 올라탄 순간을 떠올리다 배시시 웃는다.) 처음에는 잠깐 비틀거릴지도 모르지만 금방 균형만 잡으면 괜찮아. 아니더라도 자전거만 넘어트리고 코가네자와는 넘어지지 않게 붙잡아줄게. (그래도 나 빠른 편이니까 코가네자와까지 상처입히진 않아, 선선한 투로 웃으며 덧붙였다.) 코가네자와는 학원에 오래 있었다지만 평소에 걷는 것과는 다른 설렘을 줄지도 몰라. 학원의 풍경도 바깥의 등굣길과는 달라도 그만큼은 근사할 거야. (물론 아무리 넓은 장소라한들 바깥 풍경의 자유까지는 옮겨 담지 못했다. 그러나 바람은 어디든 불어와 저 너머와 같은 풍향으로 여기까지 내쉬고 있었고…….) 응, 정말 근사할 거야. (여기에는 코가네자와가 있으니까. 맑게 웃는다.) 언제까지 어디로든 데려가줄 수 있어! 그래도 나란히 자전거 두 대를 끌고 달리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그렇게 나중에는 학원과 다른 거리도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어. 가볍게 얘기했다.)

정말 이렇게나 길었어? (코가네자와를 따라 손짓해본다.) 이렇게 긴 편지를 주고 받으면 일상을 전부 나누는 기분이 들 것 같아. (나지막이 웃음소리를 흘린다.) 나도 코가네자와처럼 가족들을 정말 좋아해! 멋진 엄마도 좋구, 다정한 아빠도 좋아. 동생은 안 본 사이에 뛰는 것도 잘하게 됐대. 내가 없는 새 강아지가 잘 보살피고 있나 봐. 그런 모습들을 곁에서 지켜볼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편지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너희 덕분이지 뭘. (아니었다면 학원을 두고 재밌다는 생각보다는 쓸쓸하다는 감상을 자주 하게 됐을 것 같다.) 아! 다른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내가 원래 잘 못 어울리는 성격이라서……. 이래저래 바빠서 애들하고 놀러갈 시간도 없었고, 그러다보니 나중엔 일부러 어울리기도 어색하더라구. (여기 와선 좀 나은 편이지만… 어색하게 웃으며 덧붙인다. 그 또래에 부끄러운 얘기긴 했다.)

바, 바보라니. (끙, 앓는 소리를 했지만 시늉일 뿐. 볕에 비친 비취색을 가득 담은 눈동자는 기쁨으로 빛나며 휜다.) 친구를 잘 사귀어 본 적 없어서 그래. 친구를 사귀는 방법도, 친구와 어떻게 지내야 좋을지도. 그러니까 코가네자와가 봐줘……. (쑥스러운 듯 상기된 낯으로 바람에 짧은 머리카락을 흘려보내며. 시선을 돌릴 법도 했지만 상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시선을 돌릴 수 없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까.) 이제부터는 제대로 친구라고 부를게. 저어…… (“히데코?” 속삭이듯이 조심스럽고 자그마한 목소리로 불러본다.)

역시 코가네자와는 친구들을 열심히 살피고 있었어. 일부러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운 점들이지? ‘대단한 앨리스’라는 말도 정말 처음이라……. (가늘게 웃었다. 앨리스로는 처음 받는 인정에 민망과 들뜸이 공존해서 표현 방법이라곤 자연스레 새는 웃음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노력은 코가네자와의 습관?” 덧붙여 묻고) 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 장래희망에 대한 숙제는 많이 받았는데, (조금 찡그린다. 고민하듯.) 미래의 내가 어떤 걸 하고 있을지, 뭘 해야 만족할 지 감이 안 와. 코가네자와는 어때? 너라면 뭐든 잘할 것 같거든! (지금처럼 표지 모델이나 피사체, 주목받는 직업이 가장 먼저 상상되었지만 꼭 앨리스와 관련된 게 아니라도 전부 괜찮을 것 같다.)

아하하, (웃음 짓는다.) 귀여운 건 커도 귀여운 거긴 해. 사실 나도 코끼리와 만나본 적은 잘 없지만 봐도 좋겠다. 헤헤, 그럼 일기를 써야겠네~. 일기장에는 보통 소중한 추억을 쓰지? 그럼 사진 붙여두면 딱 알맞을 거야. 네 말대로 도서관에 숨겨둬도 재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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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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