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

00. 에스

쌓기 놀이 (積み木)

본 영상에서 이어짐을 가정합니다.


잭카로프

…슬슬 죄수들이 깨어날 시간인데. 준비는 되었지? 가자, 에스.

에스

묻고 싶은 게 잔뜩인데.

잭카로프

아? 바쁘니까 하나만 들어주지.

에스

하나만인가. 그렇다면…… 에스라는 이름은 무슨 의미야?

잭카로프

하아~?

에스

아무런 기억도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에스]라는 이름을 붙인 건 네 쪽이란 걸 알 수 있어. 그건 무슨 의미지? 나라는 사람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거야? 간수로서 나는 어떤 목표를 가지면 되지?

잭카로프

후후, 이거이거. 이번 회차의 간수는 호기심이 왕성하군…

에스

직접 가르쳐주기 그렇다면 알아볼 수 있는 자료를 줘도 좋아. 아니, 오히려 그쪽이 좋아. 재미있고.

잭카로프

재미인가.

에스

안돼?

잭카로프

아니, 상관없어. 단순한 호불호로도 괜찮다고 말한 건 나다. 그렇지만… 터무니없는 녀석이군. 내가 말하기도 뭐하지만 말야.

에스

고마워.

잭카로프

칭찬이 아니다만. 뭐… 됐나. 슬슬 판옵티콘으로 이동하지.


잭카로프

네가 온 통로 쪽을 12시로 해서, 각각의 시각과 일치하는 번호가 각 죄수들의 방이다. 나도 아직 얼굴만 보았다만 간단하게 설명해 주지.

에스

좋아.

잭카로프

먼저, 죄수번호 1번 이자나미 카이치. 단정한 용모이지만 위험한 기색이 느껴지더군.

에스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어?

잭카로프

원래 동족끼린 통하는 법이야.

에스

뿔이라도 달려 있나.

잭카로프

아니, 외형은 평범한 토끼다. …… 누가 토끼라는 거지!

에스

스스로에게 화냈다….

잭카로프

됐고, 조심하는 게 좋아. 감옥을 통솔하기가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다음, 죄수번호 2번, 하나자카 에루. 놀라지 마라. 무려 너보다도 한 뼘 이상 작은 어린 소녀니까.

에스

그런 아이도 사람을 죽였단 거구나.

잭카로프

그래. 겉모습이 어떻든 녀석들은 전부 살인자. 잊지 말라고?

에스

흥미롭네. 주어와 목적어는 정해져 있으니까, 내가 밝혀야 할 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인가.

잭카로프

조금은 껄끄러운 기색을 보여도 좋다만…

에스

이름이 비슷해서 마음에 들어.

잭카로프

종잡을 수가 없군. 다음은 죄수번호 3번, 아라시마 요시키. 불만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는 남자다.

에스

아무래도 갑자기 잡혀오면 그게 보통이겠지.

잭카로프

태평한 소릴 하네. 반동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요주의 인물이니까 주의하는 편이 좋아.

에스

음, 기억해 둘게. 다음은 4번, 여성인가?

잭카로프

규칙성을 파악한 모양이군. 그래, 시라이시 히마리. 쿨하고 나이스 바디. 조금 자존심이 높은 듯한 모습도 매력적인 여자다.

에스

판단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정보뿐이잖아.

잭카로프

뭐 어때. 미인은 귀중한 유산이야.

에스

미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잣대로 삼을 수 없어.

잭카로프

그런 데선 깐깐하게 구네. 다음은, 죄수번호 5번. 키류 쿄스케. 반대로 이쪽은 웃던 아이도 울릴 만큼 무서운 얼굴을 한 아저씨다.

에스

궁금하다.

잭카로프

네가 우는 것도 꽤 재밌을 듯 하지만.

에스

이제 절반이네. 6번은?

잭카로프

무시냐. 죄수번호 6번은 모리시타 아유미. 앞선 아저씨보단 젊어도 꽤 연륜이 있는 여성이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에스

네 취향은 뭔데?

잭카로프

넓은 가슴으로 나를 품어줄 것만 같은… 그렇지만 강단이 있는…… 잠깐, 취향을 물어봐주다니 감동인걸.

에스

계속 얘기하니까 궁금하잖아. 외견도 중요하지만 심성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거구나.

잭카로프

세상만사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법이지. 종잇장이 아니고서야 겉과 속 중 하나만 존재할 수는 없으니까.

에스

음, 음. 인간은 입체적이란 건가. 다음은 7번.

잭카로프

죄수번호 7번, 스도 헤이지. 마음 약해 보이는 안경남이다.

에스

성의없어.

잭카로프

남자에겐 관심 없으니까.

에스

뭐, 내가 알아가면 되니까 됐어.

잭카로프

다음으로, 죄수번호 8번 유즈키 코코로. 하악질하는 고양이 같이 예민한 여성이다. 꽤 귀여운 얼굴이지만 정서가 불안해 보이니 잘 달래주는 편이 좋을지도.

에스

달래주는… 그건 자신 없을지도.

잭카로프

뭐, 마음 가는 대로 해 봐. 저런 타입은 오히려 채찍질하는 편이 효과적일지도 모르니까. 혹시 모르는 거라고.

에스

힘내볼게.

잭카로프

9번은 세타가야 미노루. 남자다.

에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짧지 않아?

잭카로프

특징을 말하라고 해도 말할 수 있는 게 없을 정도로 평범해. 존재감도 옅으니 적당히 스루해도 괜찮을 정도다.

에스

오히려 신경쓰이는걸.

잭카로프

그리고 마지막. 죄수번호 10번, 니시토인 츠무기. 그야말로 JK라는 느낌이 풀풀 나는 아가씨다. 이쪽도 꽤 괜찮아.

에스

넓은 가슴과 강단이 있어?

잭카로프

아쉽게도 그렇게 크지는 않… 너! 그런 식으로 은근슬쩍 수위 높이지 말라고.

에스

내가 뭘 했다고.


잭카로프

자, 슬슬 죄수들이 눈을 뜰 거다. 이제부터 직접 대화하고 부딪치며 그들에 대해 알아가야 할 텐데, 각오는?

에스

음, 쌓기 놀이 같아.

잭카로프

쌓기 놀이?

에스

응. 말, 행동, 그리고 심상. 그것들에서 모은 단서를 하나하나 쌓아올려가다 보면, 그 사람의 형태로 완성할 수 있는 쌓기 놀이.

잭카로프

호오, 꽤 재미있는 비유네.

에스

놀고 나면 무너트려서 치워야 하는 게 아쉽지.

잭카로프

…… 그건 네게 달린 거다. 잘 다녀오라고.

에스

응. 후회하지 않을 정답을 세울게.


에스

안녕, 일어났어? 내 이름은 에스. 이곳 밀그램의 간수를 맡고 있어. 너희들의 죄목은 살인. 알고 있는 건 그것뿐이야.

이제부터 너희에 대해 알아가고,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원만한 협조 부탁해.

그럼, 밀그램에 어서 와. 평안한 감옥 생활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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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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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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